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미 정보 당국자는 전 세계가 중국 지배의 ‘맛(taste)’을 보고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와 관련해 러시아를 제재했다는 소식,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가 10여 발의 로켓 공격을 받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계속 경고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과 정보국장 등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연일 중국의 패권 움직임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미 국방 책임자들은 1일과 2일 열린 국제 안보 관련 화상 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최근 움직임을 강도 높게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관리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기자) 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국장인 마이클 스투드먼 해군 소령이 2일 회의에서 미국과 국제 안보에 관해 설명했는데요. 스투드먼 국장은 중국이 점점 더 야심 차고 침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제 전 세계는 더 이상 이런 파장에서 숨을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가 중국 지배의 ‘맛(taste)’을 보고 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투드먼 국장은 “우리는 지금 중국이 주도하는 것, 또는 중국의 영향력을 깊이 받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 맛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현재 ‘일대일로’ 대외정책을 통해 전 세계에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전 세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전보다 더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스투드먼 국장은 중국이 자국의 무력을 확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전 세계 곳곳에서 중국 군대를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어느 곳이든 자국의 이익이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결국에는 인민해방군을 보내고 있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이 파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홍콩이나 타이완에 대해서도 무력 위협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스투드먼 국장도 그 점을 지적했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홍콩이나 타이완의 발전을 토대로 중국이 어떤 식으로 지배권을 주장하는지 분명한 유형을 수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와 자율이 죽고 법치가 무너진 모습이 오늘의 중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 회의에 참석했었다고요?
기자) 네.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도 전날(1일)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데이비슨 사령관은 인도·태평양에서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 약화를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 무력으로 야욕을 달성하려는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릴 수 있어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방부 산하에는 중국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도 신설됐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국방부에 대중국 국방 안보 전략을 수립할 ‘중국 태스크포스’를 설치하라고 명령했는데요. 1일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도 회의에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와 정보 당국자, 민간인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중국 태스크포스는 앞으로 4개월 안에 대중국 국방전략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권고사항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 관계가 어떻게 풀릴지 큰 관심사였는데, 별로 개선되는 조짐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외교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하면서, 신속히 각국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과는 전혀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국제 행사에서도 중국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주요 7개국 정상회담과 뮌헨 안보 회의가 있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제무대 등장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경쟁국으로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장기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동맹국들이 함께 협력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와 관련해서 2일 러시아를 제재했군요?
기자) 네. 미국과 EU가 같은 날 발표했는데요. 먼저 미국은 화학적-생물학적 작용제 생산에 관여한 기관 14곳, 그리고 러시아 고위 관리 7명을 제재했습니다. 그리고 EU는 나발니 씨 구금에 관여한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은 공개됐습니까?
기자) 네. 먼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안드레이 야린 국내정책국장,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 파벨 포포프 국방차관 등입니다. 제재 대상 가운데 일부는 EU가 제재했거나 나발니 씨 지지자들이 언급한 사람들이나 기관들과 겹치는데요. 특히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기관은 러시아, 독일, 그리고 스위스에 있는 기관들입니다.
진행자) 반면 EU는 제재 대상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EU는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 그리고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등을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국이나 EU 내 자산이 동결되거나 여행이 금지되고요. 또 역내 금융기관이나 회사와 거래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제재 대상은 나발니 씨 암살 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가 지난해 독극물인 ‘노비촉’에 노출된 뒤에 사경을 헤맸습니다. 노비촉은 냉전 시기 구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인데요. 서방 세계는 러시아 보안 기관이 이걸 써서 나발니 씨를 암살하려 했다고 추정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번에 노비촉 같은 화학-생물학 작용제 제조에 관련된 기관들과 러시아 관리들을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를 제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처음입니다. 현재 미국은 나발니 씨 사건을 비롯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시도, 그리고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에 대한 현상금 지급 등 러시아 관련 사안을 전면 재검토 중인데요. 검토 결과에 따라 미국이 추가로 러시아를 제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러시아를 제재한다는 건 보도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죠?
기자) 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말에 EU 외교관들을 인용해서 EU 외무장관들이 나발니 씨 구금에 관여한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한 바 있었습니다. EU가 겨냥한 러시아 관리들은 그간 나발니 씨 체포와 재판, 그를 겨냥한 위협, 그리고 교도소 수감에 관여한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EU가 나발니 씨와 관련해서 러시아 관리들을 제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지난해 나발니 씨 독살 시도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관리 6명과 과학 기관 1곳을 이미 제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제재에 대해서 러시아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다른 나라를 제재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때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비슷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가 로켓 공격을 당했다고요?
기자) 네. 3일 오전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에 있는 아인 알아사드 공군 기지에 적어도 10발가량의 로켓탄이 떨어졌습니다. 이 공군 기지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군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없습니다. 이라크군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격의 주체는 누군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국제연합군은 현재 이라크 보안군이 공격에 대한 조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달 25일 미국이 시리아 동부 이라크 국경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한 데 따른 보복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라크 군 당국은 아직 공격과 관련해 특별한 발표는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AP 통신은 익명의 이라크 보안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안바르의 알바그다디 지역에서 공격에 쓰인 발사대를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로켓 공격을 당한 미군 기지는 얼마 전에도 공격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월 초,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수십 명의 미군 부상자가 나왔던 곳입니다. 당시 이란은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 수비대 쿠드스 사령관 암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알아사드 공군 기지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 공군 기지 등 두 곳에 공격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이 자주 발생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달 15일에도 아르빌 미군 기지에 로켓 포탄이 떨어져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미군을 포함해 민간인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겨냥한 공격도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라크 정부 청사와 각국 외교 공관이 들어서 있는 ‘그린존’이 로켓 공격을 당했는데요. 당시 1발이 미국 대사관 근처에 떨어졌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정세가 계속 불안한 양상인데요. 조만간 로마 가톨릭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한다고 하죠?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부터 8일까지 이라크를 방문합니다. 지금 이라크 현지 치안 상황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교황의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방문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이라크를 방문한 로마 가톨릭 교황이 있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입니다. 교황청은 교황의 방문은 전쟁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 그리고 그곳에 있는 교인들에 대한 평화와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후 교황의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9년 11월, 일본과 태국을 방문한 후 해외 순방을 하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박 4일의 일정 기간, 바그다드와 이라크 남부, 북부 지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