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언론인 비자 문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일본제철이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에 대해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 반군과 미국 회사가 원유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을 비난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계속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에 있는 중국 기자들 문제를 들고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이 주미 중국 언론인들에게 ‘적대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중국 정부가 주장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4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언급한 내용인데요. 미국의 이런 태도가 계속된다면 중국 정부는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주장한 이른바 ‘적대적 행위’라는 게 뭘 말하는 걸까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11일로 미국 내 중국 언론인들의 비자를 90일짜리로 제한하고, 3개월마다 이를 연장하도록 했는데요. 왕원빈 대변인은 현재 미국에 있는 중국 기자들 가운데 아무도 비자 연장을 받은 사람이 없다면서 앞으로 며칠 안에 미국을 떠날 위기에 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중국인 기자들이 얼마나 된다고 하나요?
기자) 왕원빈 대변인은 영향을 받게 될 중국 언론인의 숫자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은 즉각 실수를 고치고, 그런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만일 미국이 계속 고집한다면 자국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고 합법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하겠다고도 말했나요?
기자) 왕원빈 대변인은 역시 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편집인은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대응 조처의 하나로 홍콩에 있는 미국인 기자들에 대한 같은 조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인데요. 그런데 양국의 언론 전쟁은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작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월,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들 매체가 언론사가 아니라, 중국의 선전 ·선동 기관으로서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는데요. 그러자 중국도 앞서 문제가 됐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3명의 기자증 연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추방 조처했고요. 한 달 뒤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VOA 등 5개사에 대한 경영 자료를 요구하고, 뉴욕타임스 등 3개사 기자들에게 기자증 반납을 요구하는 것으로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나가 있는 외국 언론인들의 기자증은 사실상 비자 역할을 하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1년마다 중국 내 외국 기자들의 기자증을 갱신해 중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기자증을 회수하거나 기한 만료 후,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기자를 추방할 수 있습니다. 이후 미국은 지난 6월에도 CCTV와 인민일보 등 4곳을 외국사절단으로 추가 지정했고요. 중국도 AP 등 미국 언론사 4곳에 대해 추가 보복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언론인의 수도 줄인 상황이죠?
기자) 네. 지난 3월, 미국 정부는 신화통신, CGTN 등 미국 내 중국 관영 매체에서 일하는 중국 기자들과 직원의 수를 종전의 160명에서 100명으로 줄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그때도 같은 조처를 취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기자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언론인까지 다 합쳐도 1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상응 조처를 할 수 없었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두 나라는 중국의 인기 동영상 앱, ‘틱톡’ 매각 문제로도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현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측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3일, 기자들에게 두 회사에 45일간의 시한을 줬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추진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틱톡을 통해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 내 틱톡 사용자만 1억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8월 1일부터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이고,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CEO)와의 회의 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틱톡 인수를 지지하는 건가요?
기자)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사나 미국의 다른 회사나 45일 안에 인수 과정을 마무리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이때까지 인수 마무리가 안 되면 미국 내 틱톡 사용은 금지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과 일본도 갈등이 격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 법원의 압류 결정이 4일 0시를 기해 효력이 발생했는데요. 피고 측인 ‘일본제철’이 즉시 항고의 뜻을 밝히고 나섰습니다. 또 일본 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보복을 예고해 양국 관계가 또다시 긴장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법원이 왜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 결정을 내린 건가요?
기자) 양국의 오랜 갈등 요인 가운데 하나인 일제시대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신일철주금’, 현재의 ‘일본제철’을 상대로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20여 년의 긴 소송 끝에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신일철주금 측에 원고에게 각각 1억 원(미화 약 8천36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제철 측이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제철은 강제징용 문제는 이미 1965년 양국 간의 정식 합의인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종결된 문제라면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섰는데요. 그러자 한국인 원고 측은 손해배상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제철의 자산 압류를 한국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법원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관할 법원은 지난해 1월, 손해배상 규모에 해당하는 주식 8만여 주의 압류를 결정했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이 결정문을 피고 측인 일본제철에 송달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결정문이 전달되지 않으면 압류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자 한국 법원은 지난 6월 1일, 법원 웹사이트에 관련 서류를 게재하는 식으로 공시송달 방법을 택했고요. 8월 4일을 기해 효력이 발생한 겁니다. 송달 완료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인 11일 0시까지 일본제철이 항고하지 않으면 자산압류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일본제철이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또다시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일본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올려놓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안에서는 만일 일본기업의 자산이 압류되면 한국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민당 내 보수 단체는 관련 결의안을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소 다로 부총리도 대응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업의 자산이 강제 매각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면서,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정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 절차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양국 관계가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4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성의 있는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 반군과 미국 회사가 원유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을 강하게 비난했군요?
기자) 네. 터키 외무부가 3일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 반군과 미국 회사가 원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반군이 여러 조직이 있는데 미국 회사와 계약을 맺은 조직이 어디입니까?
기자) 네. ‘시리아민주군(SDF)’입니다. SDF는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 세력인데요. ‘YPG(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시리아 북부에서 SDF와 함께 이슬람 무장조직 IS 격퇴전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SDF와 원유 수출 계약을 맺은 미국 회사는 ‘델타 크레센트 에너지’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가 이 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SDF 주축인 YPG가 ‘쿠르드노동자당(YKK)’과 연관돼 있기 때문인데요. 터키 정부는 YKK를 테러 조직으로 간주합니다. YKK는 쿠르드족 독립을 위해서 장기간 터키 안에서 무장투쟁을 벌여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터키는 SDF와 미국 회사와의 계약이 YKK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원유를 판 돈이 테러 조직으로 들어간다는 건데요. 터키 외무부는 3일 성명에서 YPG, YKK 분리주의자들이 시리아인들의 자연 자원을 탈취하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내전이 나기 전에 시리아도 원유를 생산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이 나기 전엔 하루에 원유 38만 배럴 정도를 생산했었습니다. 시리아 내 유전은 대개 유프라테스강 동쪽 지역에 있었는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내전이 시작된 뒤에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그간 시리아 북부에 있는 쿠르드족이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에 제동을 걸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터키군이 지난해 시리아 북부로 진입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이해 10월에 러시아와 터키가 국경 지역에서 반군들을 철수시키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민주군과 미국 회사와의 원유 수출 계약에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 나와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계약을 지지한다고 말했고요. 계약 체결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는데, 이제 계약을 이행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