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중국·미얀마 제재…블링컨, 나토 동맹 재건 강조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과 미얀마 관리와 기관들을 제재했습니다. 중국은 즉각 EU 제재로 대응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럽과 동맹 강화에 나선 소식, 이스라엘이 2년 만에 또다시 총선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과 미얀마를 제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 그리고 EU가 22일 발표했는데요. 중국은 위구르 문제로, 그리고 미얀마는 군사 쿠데타를 이유로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중국 제재부터 살펴볼까요? 위구르는 중국 내 소수민족을 말하죠?

기자) 네. 주로 중국 북서부 신장자치구에 사는 소수민족으로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국제 사회와 EU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인권을 유린한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가 위구르 문제로 제재한 중국 관리들이 누구입니까?

기자) 네. 미국은 신장생산건설병단(XPCC) 왕쥔정 당서기와 신장공안국(XPSB) 천밍거우 국장을 제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EU 제재 대상에는 이 두 사람 외에 주하이룬 전 신장자치구 당위원회 부서기, 그리고 왕밍산 신장자치구 정법위원회 서기 등도 포함됐습니다. EU는 또 이들 관리들 외에 XPSB도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신장자치구 지역 관리들과 기관이 제재 명단에 올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성명에서 “신장 지역에서 가혹 행위가 벌어지는 한 중국 관리들이 계속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U도 성명에서 특히 천밍거우 국장을 거론하면서 그가 “신장자치구 내 인권 유린 행위에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국이나 EU 내 자산이 동결되고요. 또 두 지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EU 내 회사나 기관들이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진행자) 미국은 위구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관리들과 기관들을 이미 제재한 바 있는데요. EU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EU가 인권을 이유로 중국을 제재한 것은 지난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국과 캐나다도 22일, 이런 움직임에 동참해 EU와 같이 중국 관리 4명과 기관 1곳을 제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위구르족들이 처한 상황을 심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국제 사회는 위구르족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 강제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성폭행과 고문 등 위구르족 등 신장 지역 내 소수민족의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한다고 봅니다.

진행자) 위구르족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은 뭡니까?

기자) 네. 인권 유린은 없었고 위구르 문제는 내정문제라는 것이 중국 정부 입장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EU가 이날 미얀마 관리들과 기관도 제재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미국 재무부는 탄 흘라잉 미얀마군 경찰대장과 아웅 소에 특전사령관, 그리고 33, 77 경보병사단을 제재했습니다. 한편 EU는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등 개인 11명과 기관을 제재했는데요. EU가 이번에 제재하는 기관은 미얀마군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된 미얀마 관리들과 기관은 지난 2월 1일 발생한 쿠데타와 관련 있죠?

기자) 맞습니다. 쿠데타로 민간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탄압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과 기관이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안드레아 개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국장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서 “평화적 시위에 대한 미얀마군의 치명적인 폭력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미얀마인들과 함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미얀마 시위대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탄압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EU는 이미 다른 건으로 미얀마를 제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EU는 지난 2018년 이래 미얀마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이번 쿠데타와 관련해서 미얀마를 제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 제재에 중국과 미얀마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EU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렸다”며 제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에는 어떤 조처가 적용되나요?

기자) 네. 관련 인사와 그 가족은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입국이 금지됩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이들과 관련 있는 기업이나 기구는 중국과 거래에 제한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러시아와 공동성명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는데요. 두 사람은 회담 후 23일, 미국과 EU의 제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양측은 성명에서, 다른 나라가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고 국내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럽에 갔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장관이 지금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22일 브뤼셀에 도착해 25일까지 머물 예정인데요. 이 기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유럽연합(EU) 고위 관리들과 회동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장관 취임 후 첫 유럽 방문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월 취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외국 방문을 미뤘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일본, 한국, 중국 등 동북아시아 주요 3국과 고위급 회담을 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유럽으로 날아가 대서양 동맹 재건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먼저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나토 본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지금 나토는 전 세계적인 위협에 직면해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나토 동맹을 재건하고 다시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나토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다짐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간 미국과 나토 사이에 불협화음이 좀 들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는 구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1949년에 창설된 미국과 유럽의 군사 동맹체인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기대 제대로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며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고요. 그러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관계에 균열음이 들렸습니다. 이 때문에 블링컨 장관의 이번 유럽 방문은 취약해진 대서양 동맹을 복원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제 나토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환영했습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또 기후 문제부터 군사 현대화 등 중장기적 계획에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나토는 새 미국 행정부가 안보 협력과 동맹 강화를 강조하자 크게 안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나토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아프간에 동맹군을 파병해 아프간 안정화 활동을 벌여왔는데요. 2020년 2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전격 체결하면서 철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인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성급한 철군은 아프간 내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이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단계별 감축 활동을 벌여 현재 아프간에는 약 2천500명 정도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는 아프간 철군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지난달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온상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기 전에 아프간에서 철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회원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아프간 철군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나토와 보조를 맞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들어갔고, 함께 조율해왔으며, 적절할 때 함께 떠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동맹국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유럽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도 예정돼 있다고요?

기자) 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호세프 보렐 외교정책 고위 대표, 독일 외무장관 등과의 개별 면담이 예정돼 있는데요. 특히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독일과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노르트스트림-2’ 천연 가스관 건설 사업이 주요 의제가 될 예정입니다.

23일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 중인 주민들을 위해 드라이브인 투표소가 설치됐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또 총선을 치르고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2년 새 네 번째 총선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23일 오전 7시부터 전국 곳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역사상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사이 3번의 총선을 치렀고요. 지난해 4월, 간신히 연정을 구성했지만 1년도 못 돼 붕괴하면서 또다시 이번에 총선을 치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연정이 붕괴된 겁니까?

기자) 연정을 구성했던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예산안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3번의 총선에서 계속 팽팽히 대립했던 두 정당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마지못해 연정에 합의했던 건데요. 그러면서 3년 총리 임기를 절반씩 맡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먼저 총리직을 맡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코로나 비상시국이라며 올해 예산안만 먼저 처리하자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고조됐고요. 결국 연정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의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기자) 투표는 밤 10시에 종료되는데요. 그때쯤이면 출구 조사로 대충 윤곽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느 정당도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하지만 리쿠드당과 보수 정당들이 60석은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총선은 후보를 선출하는 게 아니라 지지하는 정당을 뽑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에 따라 의석을 분배합니다. 이스라엘 의석은 120석인데요. 단일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경우가 드물어 연정 구성은 흔한 일입니다.

진행자) 만일 리쿠드당이 선전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또다시 집권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데요. 하지만 부패와 사기 혐의로 지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범죄자 총리라고 부르며, 네타냐후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현재 전 세계 최대 코로나 백신 접종률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것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백당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청백당이 리쿠드당과 연정에 합의하고 베니 간츠 대표가 국방부 장관으로 연정에 들어가면서 지지자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이번 총선에서는 의회에 진출할 만큼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야이르 래피드 전 재무장관이 이끄는 예시 아티드당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