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잔혹 행위 6개국 지목...전 세계 코로나 감염 4주 연속 증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2일, 대량학살과 잔혹행위 방지 보고서를 공개한 후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연례 '잔혹 행위 방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무부는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를 자행한 나라로 미얀마와 중국 등 6개국을 지목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4주째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한 소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쿠바 시위 사태와 관련해 쿠바 국민을 지지한다고 밝힌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잔혹 행위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가 12일 ‘2021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2018년 의회가 채택한 ‘엘리 위젤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 방지법’에 따라 매년 전 세계 잔혹 행위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이번 보고서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5월까지를 기간으로 하고 있는데요. 국무부는 올해 처음으로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나라들의 이름을 지목했습니다. 총 7장 분량의 보고서는 주로 미국 정부가 어떻게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조처와 동맹국과의 공조 노력에 할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전 보고서는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 방지법에 따른 보고서를 처음 작성했는데요. 당시에는 미국 정부의 방지 노력과 규제 방침 등만 설명하고 국가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처음 거명된 나라들, 어떤 나라입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과거 또는 현재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나라로, 중국과 미얀마, 에티오피아,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남수단 등 6개국을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잔혹 행위 방지와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나라들로 북한, 캄보디아, 감비아, 아이티, 러시아, 예멘 등을 꼽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목받는 건 신장 지역 소수민족 때문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미국과 서방 세계는 중국이 북서부 신장 지역에 집단 수용 시설을 설치하고, 적어도 100만 명 이상 위구르족을 구금하고 박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는 ‘제노사이드(대량학살)’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라고 비판해왔는데요.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례로 투옥과 고문, 강제 불임 수술 등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의 경우는 군부 쿠데타와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는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거명됐는데요.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부 측에 즉각 잔혹한 살인과 시위자들을 향한 공격, 강제 해산, 임의 구금 등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후, 무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며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는 지금 내전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와 북부 티그레이주 정부 간에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내전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월, 티그레이 지역에서 자행되는 행위를 ‘인종청소’로 규정한 바 있는데요. 현재 미국 정부는 에티오피아 정부와의 무기 거래를 규제하고 특정한 비인도적 지원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도 언급됐군요?

기자) 네. 이들 6개국과는 별도로 “잔혹 행위 방지와 대응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이라는 단락에서 언급됐는데요. 재무부가 북한과 관련된 강제 노동을 다른 여러 나라에 수출하거나 지원하는 4개 기관을 제재 대상에 지정했다는 설명과 함께, 다른 협력국들에도 제재를 장려했고, 그 일환으로 유럽연합(EU)이 인권침해자들의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등의 조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장관이 보고서를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대량학살과 잔혹 행위를 막기 위해 모든 도구를 다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기에는 외교와 지원, 사실에 입각한 조사와 평가, 재정적 도구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보고서를 통해 각성하고, 국제 사회가 함께 대응하고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3일 인도 뭄바이에서 버스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 살펴보죠.

기자) 네. 한동안 잠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 건수가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수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망자 수도 10주간의 감소세를 멈추고 다시 늘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13일 현재, 전 세계 누적 사망자 수는 약 404만 명, 누적 감염자 수는 1억8천70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게 변이바이러스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변이된 바이러스는 여러 종인데요. 특히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델타’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급속히 상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델타 바이러스는 전 세계 104개국 이상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코로나 현황을 보고했는데요.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델타 변이가 맹렬한 속도로 전 지구를 덮치고 있다면서, 조만간 델타 바이러스가 우위 바이러스가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또 현재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도 델타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추가 접종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백신은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개발된 건데요. 백신을 맞았어도 델타 변이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추가 접종, 이른바 ‘부스터샷 (booster shot)’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12일, 전 세계에서 제일 처음, 일부 고위험군을 상대로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도 많은 나라가 의료진조차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는 다른 나라가 의료진과 취약계층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기도 전에, 수백만 회분의 부스터샷을 주문했다며 그래선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취약한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귀중한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사용한다면 분노를 자아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 보건후생부는 백신을 완전히 접종하면, 추가로 더 맞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당국은 그러나, 향후 부스터샷의 필요성과 시기에 대해 화이자 측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겼습니다. 앞서 화이자사는 미국과 유럽 등에 추가 접종 긴급 허가를 다음 달 신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태국도 추가 접종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태국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태국은 중국이 개발한 ‘시노백’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됐는데요. 접종을 마친 후에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대거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구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현재 태국 보건부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권고했고요. 부스터샷은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은 12일에, 코로나 방역 규제 방침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는데, 어떤 결론을 내렸습니까?

기자) 네. 다음 주 19일을 기해 남아 있는 방역 규제를 모두 해제합니다. 즉 사회적 거리 두기나 결혼, 극장, 스포츠 행사 참석 등의 인원 제한도 모두 없어지는데요. 단,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니라 권고로 대체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으며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이 이를 실행할 적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영국에서는 다시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하루 3만 명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올여름에는 신규 감염자가 하루 10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백신 접종을 통해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66%,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은 87%에 달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쿠바 시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쿠바인들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인들이 용감하게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평화로운 시위와 자유롭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권리 등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쿠바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쿠바는 카리브해에 있는 공산국가인데,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쿠바 내 몇몇 지역에서 수천 명이 11일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번 시위는 공산당이 지배하는 쿠바에서 지난 몇십 년 새 가장 큰 규모였는데요. 시위대는 경찰차를 뒤집거나 국영 상점을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시위대는 경제난과 자유 제한, 그리고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에 항의했습니다. 일부 시위 현장은 인터넷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중계되기도 했는데요. 시위대는 “자유를 원한다”, “더 두렵지 않다”, “공산주의를 무너뜨리자” 등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쿠바 경제가 현재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된 데다가 미국 제재까지 겹치면서 경제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쿠바 경제는 지난해 11% 역성장했는데요. 이는 지난 30년 내 가장 큰 감소율입니다. 일부 시위대는 “먹을 것도, 약도, 자유도 없다”라고 외쳤습니다.

진행자) 쿠바 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역시 좋지 않습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쿠바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가 약 6천400 명, 그리고 사망자는 42명이 발생했습니다. 11일 시위대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빨리 지급하라고 공산당 정권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경제 문제와 코로나 문제뿐만 아니라 자유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이런 구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공산당이 지배하는 쿠바에서는 심각한 일입니다.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구호가 나온 걸 보면 시위대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쿠바계 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도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연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자들은 11일, 워싱턴 D.C.에 있는 쿠바 대사관 앞에서도 지지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에 쿠바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쿠바를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미국이 고용한 용병들이 시위를 도발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혁명가와 공산주의자들은 도발이 발생한 곳으로 나가라”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시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SNS에는 경찰이 시위대를 때리거나 체포하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한편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혁명을 수호하라고 촉구한 뒤에 친정부 시위대가 거리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