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사법부 겨냥 제재…중국 “WHO, 임상 중인 백신 긴급사용 지지”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1일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을 발표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이란의 인권 위반 행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상 시험 최종 단계에 있는 중국 백신의 긴급 사용을 지지했다고 중국 정부가 주장했는데요. 이 소식과 함께 코로나 상황 종합해드리고요. 이어서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전 세계 노동 소득이 급감했다는 보고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인권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란 판사들과 교도소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24일, 해당 인물과 기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정부 관리들이 아니라 판사들이 제재 대상이 된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이번에 제재 명단에 오른 사람은 시라즈 혁명법원의 사예드 마흐무드 사다티 판사와 모하마드 솔타니 판사 2명인데요. 사다티 판사는 최근 사형이 집행된 이란의 유명 레슬링선수 나비드 아프카리 사건의 재판을 맡았던 재판관입니다.

진행자) 나비드 아프카리 씨 사건에 관해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아프카리 씨는 지난 2018년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었는데요. 경비원 1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의 사형 확정 소식에 이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구명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습니다.

진행자) 부당한 판결이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카리 씨 지지자들은 아프카리 씨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살인죄라는 누명을 쓴 거라며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또 아프카리 씨 가족도 그가 심하게 고문당해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도 아프카리 씨 사건에 관심을 보였죠?

기자) 네. 국제 인권단체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럽연합(EU), 각국의 유명한 운동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나서, 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동참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에 이란 정부가 젊은 청년의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목숨을 살려주면 고맙겠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결국 사형이 집행됐군요?

기자) 네. 지난 12일 이란 당국은 아프카리 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는데요. 이란 법무부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다른 나라가 자국의 사법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교도소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고요?

기자) 네. 제재 명단에는 모두 3곳의 교도소가 올랐는데요. 인권 유린이 만연한 곳으로 알려진 곳들입니다. 그중 한 곳은 아프카리 씨가 복역했던 곳이고요. 또 다른 한 곳은 이란에 2년 가까이 억류됐다 지난 6월 귀국한 미국인 마이클 화이트 씨가 구금됐던 곳입니다.

진행자) 이란에 아직도 억류된 미국인들이 더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이란계 미국인인 바쿠어 나마지 씨와 시아마크 나마지 씨 등 3명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장관은 이날(24일) 성명에서 이들이 부당하게 이란 당국에 억류돼 있다며 미국 정부는 이들의 귀국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 이번 주 들어 두 번째 단행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1일, 이란의 핵과 미사일,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란 국방부와 이란원자력청 등 주요 기관과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란에 대한 모든 유엔 제재 복원을 선언하며 각국 정부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다싱구에 있는 백신 제조회사 시노백 바이오택 연구원들. 시노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직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중국의 코로나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중국 제약회사인 시노백, 국영 시노팜 등이 백신 개발의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직 최종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았지만 긴급 접종을 이해하고 지지했다고 중국 보건 책임자가 25일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중국은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지난 7월부터 긴급 접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정중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과학발전연구센터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WHO와 지난 6월 이를 논의하고, 6월 말 중국 국무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7월 긴급 프로그램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맞았습니까?

기자) 필수인력과 고위험군 등 수십만 명이라고 하는데요. 아직 효능성과 안정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이건 백신이 아니라, 백신 후보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보건기구 측에서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로이터 통신은 WHO 중국 담당자로부터 이와 관련해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달 초, 수미야 수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현재의 긴급한 상황에서는 각국 규제 당국은 자체 관할권으로 의료 제품을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단 이는 임시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인 바 있습니다.

진행자) 통상적으로 백신 개발에 몇 년씩 걸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고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같은 건 여전히 백신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각국이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에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 걸릴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최근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화이자사도 3상 임상시험 중 부작용으로 중단했다 재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5일,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는 약 3천220만 명이 넘고요. 사망자는 98만4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피해가 가장 심각한 미국은 누적 확진자 약 698만 명, 사망자는 약 20만 3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4월 코로나가 크게 강타했던 유럽 등지에서 특히 코로나 확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규제 조처를 강화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6천 명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프랑스의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죠?

기자) 누적 확진자 약 53만 6천 명, 그리고 3만1천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프랑스는 유럽 주요 3개국 가운데서는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인데요. 특히 최근 중환자실의 10%가 코로나 환자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각국이 다시 규제 조처를 강화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프랑스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는 마르세유, 리옹, 니스 등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지역별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규제 조처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에서는 25일 식당, 술집 운영 금지 등 더욱 강화된 지침이 나오자 이에 분노한 자영업자와 시민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중동 지역도 요즘 재확산 기세가 심각하다고 하죠?

기자) 네. 이스라엘, 레바논,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중동 국가에서도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확산세가 심각한데요.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25일, 지난 24시간 사이 7천 5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가 7천 명을 넘은 것은 처음입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약 6만 1천여 명이 감염됐고 1천4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3일 인도 다름살라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올해 전 세계 노동 소득이 대폭 줄었다고요?

기자) 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23일 보고서에서 공개한 내용인데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간에 전 세계 노동자들의 노동 소득이 지난해보다 10.7% 감소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돈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기자) 3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이는 지난해 1분기~3분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계의 5.5%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미국 등 여러 나라가 자국민에게 코로나 재난 지원금을 제공했는데, 그것도 임금 소득으로 들어갔습니까?

기자) 그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 긴급 부양책의 하나로 제공한 지원금을 빼고요. 순수 노동 소득만 집계한 겁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각국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 조처를 한 이유가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노동기구가 관련 보고서를 낸 건 이번이 여섯 번째인데요. 전 세계적인 봉쇄 조처로 일터가 폐쇄되고 노동 시간이 줄면서 노동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감소 폭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좀 볼까요?

기자) 네. 2분기 같은 경우, ILO는 앞서 노동 시간이 약 14%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실제 감소 폭은 17%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정규직 일자리 약 4억9천500만 개가 사라지는 것에 해당합니다. 만일 앞서 추정한 대로 노동 시간이 14% 감소하면 일자리 약 4억 개가 없어지는 거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일자리가 1억 개 가까이 더 없어진 셈입니다.

진행자) 3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3분기는 2분기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인데요. ILO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 세계 노동 시간이 약 12%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자리로 치자면 약 3억4천500만 개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특별히 피해가 심각한 계층도 있나요?

기자) 네. ILO는 개발도상국에서 비공식 경제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이 과거 그 어느 경제 위기 때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 노동자가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직 4분기가 남아있는데요. ILO는 4분기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ILO는 앞서 내놨던 전망치를 수정하며 좀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ILO는 4분기 노동 시간 감소 폭을 8.6%로 잡았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정규직 2억4천500만 개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진행자) 최근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재확산세도 나타나고, 쉽지 않은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을 배가하는 것만큼, 일자리와 소득 등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사회적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