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타이완이 상호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에 관한 협상을 공식 재개했습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독일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 철수를 완료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가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타이완 간에 무역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타이완이 30일, 11차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이날 협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자유무역협정(FTA)’은 종종 뉴스에 나오는 편인데,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이란 건 뭔가요?
기자) 네,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은 상호 무역을 확대하고 국가 간 미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틀을 설정하는 무역협정입니다. 통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전 단계로 간주됩니다.
진행자) 양측의 무역 협상, 이번이 11번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타이완은 지난 1994년 TIFA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이래, 2016년까지 총 10차례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중단됐던 거죠?
기자)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물러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 기조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과 이른바 ‘무역전쟁’을 벌이며 중국과의 협상에 집중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5년 만에 협상이 재개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5년 만에 열린 협상 자리에는 미국에서는 타이완 주재 미국 최고위 관리인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미국재타이완협회(AIT)’ 대표와 테리 매카틴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이 참석했고요. 타이완 쪽에서는 존 덩 타이완 수석 협상 대표, 미국 주재 타이완 최고위 관리인 시아오 비킴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회의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양측 모두 무역 교류와 확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텐슨 대표는 개막 연설에서 “오늘의 대화가 미국과 타이완의 경제 관계를 앞으로 더욱 발전적이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존 덩 대표는 TIFA가 양측의 경제에 번영을 가져오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덩 대표는 또, TIFA를 통해 깊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양측이 ‘점진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타이완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 몇 나라 안 됩니다. 타이완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WTO 회원국들이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타이완과의 FTA 체결을 꺼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특히 반도체 기술이 뛰어나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타이완은 반도체 주요 생산지로, 전 세계 공급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반도체가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자동차 업계가 특히 타격이 컸는데요. 타이완은 세계 제1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인 ‘TSMC’를 비롯해 거대 반도체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양측이 반도체 공급망 안전을 위한 협력도 다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 들어와 타이완과의 관계가 부쩍 긴밀해지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강력한 맞수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 무력,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타이완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협상 소식을 발표하며, 타이완은 미국의 중요한 경제,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은 경제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타이완과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얼마 전에는 타이완에 대규모 백신을 지원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미국 정부는 모더나사 백신 250만 회분을 타이완에 전달했습니다. 이는 애초 미국이 약속했던 것보다 3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타이완에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타이완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이용해 타이완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또 타이완 내에서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도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타이완이 본격적인 무역 투자 협상을 시작했는데,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며, 타이완과의 어떠한 공식 협정도 확고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봅니다.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던 독일 병력이 철수를 완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주둔 독일군이 29일 오후, 철수를 완료했습니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거의 20년 만에 우리의 마지막 병력이 오늘 밤, 아프간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 병력 철수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맞물려 진행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지난 4월 중순, 아프간에 주둔 중인 병력을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오는 9월 11일 이전까지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에 주둔한 병력이 얼마나 되죠?
기자) 발표 당시, 미군 약 2천 500명, 나토군 약 7천500명, 합쳐서 약 1만 명의 외국군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었는데요. 그간 순차적으로 철수가 진행돼 왔습니다.
진행자) 지난 20년간 독일이 아프간에 투입한 병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약 15만 명에 달합니다. 나토 연합군의 일원으로 아프간 전쟁에 참여한 독일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는데요.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역사의 한 장이 끝났다”면서 “독일군은 치열하게 임무를 수행했으며 능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복무 중에 사망한 독일 군인들도 있습니까?
기자) 네. 59명이 아프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35명은 전투 중, 또는 민병대의 공격에 희생됐는데요.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은 사상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당신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철수 작업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케네스 매켄지 중부군 사령관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철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절반 정도 끝났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앞으로 며칠 안에 철수가 완료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다국적군이 철수하면 ‘탈레반’이 다시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은 지난 1996년 정권을 잡고 인권 유린과 잔혹한 탄압을 자행하다 2001년 미국 주도 나토 동맹군에 축출된 세력인데요. 미군과 동맹군이 속속 철수함에 따라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아프간이 내전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철군 작전을 지휘 감독하고 있는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29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들에게, 아프간 안보 상황이 “현재로서는 좋지 않다” 면서 탈레반이 무력으로 아프간 장악을 노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 29일 이틀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장관급 인사가 UAE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라피드 장관은 UAE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요?
기자) 네. 29일 아부다비에서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을 만났고요. 이스라엘 대사관 개관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이어 30일에는 두바이에 있는 이스라엘 영사관 개관식에 참석했고, 오는 10월에 시작할 두바이 세계박람회에서 선보일 이스라엘관을 둘러봤습니다.
진행자) UAE에 도착한 라피드 장관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라피드 장관은 대사관 개관식에서 “이 순간은 우리 운명을 우리가 결정할 권리를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동은 우리 고향이며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살 것이다”라며 “역내 모든 나라가 이를 인정하고 우리와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동 아랍 나라들에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라는 말 같은데, 이스라엘과 UAE는 지난해 관계를 정상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UAE, 그리고 바레인과 지난해 8월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하고 다음 달에 수교 협정을 맺었습니다. 이는 모두 미국 정부 중재로 성사됐는데요. 세 나라 사이 협정을 ‘아브라함 협정’으로 부릅니다.
진행자) 중동 아랍권에서는 팔레스타인 때문에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가 많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 아랍권에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나라는 기존에 이집트와 요르단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바레인과 UAE가 추가되면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중동 내 아랍권 국가가 모두 네 나라가 됐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UAE가 수교한 뒤에 교류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특히 경제 분야 협력이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 보건이나 인공지능, 방위산업, 그리고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정이 체결됐습니다. 특히 올해 4월엔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이스라엘 천연가스전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했는데요. 이 사건이 두 나라 사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나요?
기자) 네. 앞서 UAE는 가자지구 사태를 불러온 동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 주민 퇴거 문제를 비난하고 이스라엘 측에 이 상황을 해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UAE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스라엘을 외교적으로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라피드 장관의 UAE 방문에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라피드 장관 방문이 이스라엘과 UAE, 그리고 주변 지역에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