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타이완에 75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미국 상원의원들이 밝혔습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요 7개국 (G7) 재무장관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타이완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6일, 미국 상원의원 3명이 타이완을 방문해 미국 정부의 타이완 백신 지원 방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민주당의 태미 덕워스 의원과 크리스토퍼 쿤스 의원, 공화당의 댄 설리번 의원은 이날, 타이완 쑹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75만 회분의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지난주 백신 지원에 관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는데, 그 일환인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을 위한 국제협력 차원에서 8천만 회분에 달하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그 가운데 2천500만 회분에 대한 세부 내용을 지난 3일, 공개했습니다. 덕워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타이완은 미국의 초기 지원 대상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덕워스 의원은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원과 파트너십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결코 당신들을 혼자 두지 않을 거라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 또 “미국은 타이완 주민들이 팬데믹 극복은 물론 그 너머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한때 코로나 방역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말부터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이완 주민은 약 2천400만 명인데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 7일 현재 누적 확진자는 1만2천300명, 사망자는 26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백신 접종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6월 4일 기준, 타이완의 백신 접종률은 2.6%에 그쳤습니다. 즉 인구 100명당 약 3명도 백신을 못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타이완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은 중국이 타이완의 백신 확보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타이완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 화이자사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앤테크사와 수입 협상을 벌였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자국산 백신을 타이완에 기꺼이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타이완의 노력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중국의 백신 지원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거부했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중국 당국이 사람의 생명보다 정치적 목적을 우위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타이완 법도 중국이 만든 의약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대한 백신 지원을 약속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타이완에 백신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의원들은 또 이번 지원은 타이완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감사’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기자) 네. 미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 하루 수 만 명씩 감염되고 수 천 명씩 사망하는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당시 타이완은 미국에 수백만 장의 마스크와 의료 기기를 지원했습니다. 설리번 의원은 “타이완으로부터의 사랑”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이번 백신 지원은 타이완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이 지원하는 백신은 언제쯤 타이완에 도착합니까?
기자)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날짜나 백신의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들 의원은 타이완에 약 3시간 동안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방문 일정이 매우 짧았네요?
기자) 네. 덕워스, 쿤스, 설리번 의원은 한국 방문길에 잠시 타이완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의원은 5일과 6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외교, 국방 장관 등 한국 정부 고위 지도자들과 미·한 동맹, 북한 문제, 코로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는데요. 일정 중인 6일 오전 7시 30분 타이완을 방문해 약 3시간 동안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사이 타이완 총통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쑹산 공항 접견실에서 차이잉원 총통과 만나 백신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타이완 총통실이 밝혔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의원들이 바쁜 일정에 타이완에 들른 건, 타이완과 미국의 굳건한 우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편 이날 상원의원들은 미 공군의 대형 전략 수송기인 C-17을 이용했는데요. 미 공군기가 타이완을 방문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외교부장이 공항에 나와 의원들을 영접했다고요?
기자) 네.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도 동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자오셰 부장은 타이완은 독재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탱하고 있다면서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지지를 보여줘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우자오셰 부장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우자오셰 부장은 타이완은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과 함께 중국의 방해라는 독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정부는 중국의 방해를 이겨내고 백신을 구해 사람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백신 지원 약속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타이완과 공식적인 왕래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타이완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중대한 합의를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G7 재무장관들이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대면 회의를 열고,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진행자) 글로벌 법인세율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쉽게 말해 주식회사같이 법인 형태의 사업자에 각국의 매기고 있는 세금을 같은 비율로 통일해 적용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왜 법인세율을 국제적으로 통일하려는 거죠?
기자) 나라마다 법인세율이 다르다 보니,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나라에 본사를 두고,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진행자)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고 사정도 달라, 합의를 도출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주요7개국을 중심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사회가 글로벌 법인세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게 지난 2013년부터입니다. 하지만 특히 미국과 유럽의 입장차가 커서 그동안 지지부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국 기업을 겨냥해 디지털 소비세, 이른바 ‘구글세’를 신설했고요. 미국은 유럽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마찰을 빚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이런 급속한 진전을 이룬 걸까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법인세 논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만 피해를 본다며 관련 논의를 사실상 거부해왔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 설정을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러다 8년 만에 합의를 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게 중론입니다. 당장 다음 달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지지를 얻어야 하고요. 또 오는 10월 OECD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G7 합의는 단지 첫 단계일 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일부 국가는 반발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낮은 법인세율을 내세워왔던 나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는 G7 재무장관들이 제시한 15%보다 낮은 12.5%를 적용해왔습니다.
진행자) 주요 국가들의 법인세는 현재 어느 정도인지 좀 살펴볼까요?
기자) OECD 국가 가운데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로, 30%고요. 미국은 21%, 독일은 15.9% 정도입니다. 세계적인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스위스는 8.5%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합의를 끌어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로써 법인세 바닥 경쟁을 끝내고 미국과 전 세계 중산층, 노동자를 위한 공정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미국 기업들에 손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일본 후생노동성이 4일, 인구동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약 84만 명으로, 1899년 일본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 해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2019년보다 약 2.8% 하락했습니다. 2019년에는 약 86만 5천 명이 새로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90만 명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의 신생아 수가 감소하는 건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오랜 사회 현상입니다. 특히 5년 연속 신생아 수가 감소하고 있는데요. 더구나 일본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어떻게 예상했습니까?
기자) 많은 일본 전문가들은 신생아 수가 84만 명대로 진입하는 시기를 오는 2023년으로 내다봤는데요. 하지만 그보다 3년이나 더 앞당겨 지난해 84만 명대를 기록한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신생아 수가 급속히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본에서는 육아에 대한 부담감,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기피하거나 미루는 사회 풍조가 심화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해 결혼한 사람도 줄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는 약 52만5천 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한 해 전보다 7만 건 정도 줄어든 수치고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가장 적은 거라고 합니다.
진행자) 결혼을 늦게 하거나 결혼하는 사람이 줄게 되면 자연 인구 감소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일본의 합계출산율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합계출산율이라는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지난해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1.34로,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합니다.
진행자) 한국도 합계출산율이 낮은 편이죠?
기자) 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를 기록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맨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도 1980년대 말부터 출산율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약 1천200만 명이었는데요. 이는 2016년의 1천800만 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중국 당국이 최근 중요한 출산 정책을 내놨죠?
기자) 네. 중국 당국은 최근 이른바 ‘세 자녀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인구 대국인 중국은 30년 넘게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하다 지난 2016년 이를 폐지하고, 부부당 2명까지 자녀를 낳도록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지난달,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3명까지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