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 국무부의 키스 크라크 차관이 타이완 고위 관리들을 만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타이완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3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유럽연합(EU)이 난민 관련 조약을 새로 만들 예정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타이완을 방문했죠?
기자) 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17일 타이완에 도착했습니다. 크라크 차관은 18일 타이완 경제 담당 부총리와 재계 지도자들을 만났고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도 면담했습니다.
진행자) 크라크 차관이 타이완을 방문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라크 차관은 원래 19일에 있을 리덩후이 전 타이완 총통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타이완에 갔습니다. 타이완 민주화에 기여했던 리 전 총통은 지난 7월에 타계했습니다. 크라크 차관은 이런 와중에 차이 총통 등 타이완 고위 관리들도 만난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타이완을 자주 찾는군요?
기자) 네. 지난달에는 알렉스 에이자 보건후생부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하고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이 타이완과 단교한 이후에 타이완을 찾은 미국 관리 중에서 최고위급이었습니다. 크라크 차관도 단교 이후 타이완을 방문한 최고위급 국무부 관리입니다.
진행자) 고위급 미국 관리들이 타이완을 잇달아 찾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다. 잘 아시다시피 중국이 타이완을 독립국이 아닌 자국 영토로 간주하죠? 그래서 미국 관리들이 타이완에 드나드는 것을 반대하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앞서 크라크 차관의 타이완 방문이 미-중 관계를 훼손할 것이라며 이에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크라크 차관 방문에 즈음해서 타이완 근처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중국 군용기 18대가 18일 타이완해협 상공에 나타났습니다. 중국 군용기들이 나타나자 타이완 전투기들이 출격했다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군이 타이완해협 인근 동중국해에서도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동중국해는 중국이 타이완뿐만 아니라 일본과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는 무슨 훈련을 했습니까?
기자) 중국군 당국은 자세한 훈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타이완해협 부근에서 실전화 훈련을 한다"라면서 "이는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런 대변인은 또 미국과 타이완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군이 타이완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군은 최근에도 동중국해에서 훈련했고요. 중국 군용기들이 요즘 자주 타이완해협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최근 미국과 밀착하는 타이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타이완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신문 등 몇몇 언론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가 공격용 공대지 미사일을 포함한 무기 판매를 승인해 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법으로 타이완에 공격용 무기를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런 관례를 깨고 ‘슬램(SLAM)’ 공대지 미사일 같은 공격용 무기 판매를 추진하는 겁니다. 이런 무기가 있으면 유사시에 타이완군이 중국 본토 안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전투기를 타이완에 판매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지난해 F-16 전투기 66대를 판매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는 공대지 미사일 외에 무인정찰기와 지대함 미사일, 다연장 발사대, 그리고 기뢰 등을 타이완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반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미국이 최근 타이완에 최신 무기를 팔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중국이 타이완에 무기를 파는 미국 기업들을 제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고위급 관리의 타이완 방문이나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는 역시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나 경제, 군사 등 전방위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타이완과의 관계 강화나 무기 판매도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3천만 명을 넘었군요?
기자) 네. 미국 존슨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각으로 18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가 3천20만 명이 넘었습니다. 사망자는 약 94만6천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죠?
기자) 네. 미국이 거의 670만 명으로 가장 많고요. 인도가 약 520만 명, 그리고 브라질이 약 445만 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사망자는 역시 미국이 약 19만7천 명으로 1위이고, 다음 브라질이 약 13만 5천 명, 그리고 인도가 약 8만4천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인도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운 기세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최근 며칠 새 하루 평균 9만 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요. 병상이나 산소통이 부족해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인도에서 이렇게 확진자가 많이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인도 인구가 워낙 많은 데다가 바이러스 검사를 강화한 탓도 있는데요. 하지만, 인도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내렸던 조처를 최근에 하나씩 해제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됩니다.
진행자) 한때 진정되는 기세를 보였던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증가한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스페인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 등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지역에서는 다시 봉쇄 조처가 시행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가운데 의료진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확진자 7명 가운데 1명이 보건의료 종사자라고 최근 밝혔습니다. WHO는 그러면서 의료 종사자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전파를 막기 위해 이들에게 적절한 보호 장구를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기존 난민 규정을 근본적으로 손보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차원의 난민 정책을 규정한 ‘더블린 조약’을 없앨 것이라고 최근 말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면서 더블린 조약을 강력한 일관성을 가진 체제로 대체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더블린 조약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EU 지역에서 망명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처음 도착한 곳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하고, 신청을 받은 나라는 반드시 이 요청을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규정은 또 망명 신청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막고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이런 규정을 만든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EU에 들어와서 여러 나라에 동시에 망명을 신청하는 것과 신청을 받은 나라가 신청자 보호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게 취지였습니다. 이 조약은 지난 1990년에 체결됐고, 97년에 발효됐는데요. 지금까지 두 차례 개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만든 규정인데 왜 없애겠다고 하는 겁니까?
기자) 네.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이 주로 지중해를 건너서 그리스와 이탈리아로 들어갑니다. 이들은 더블린 조약에 근거해 처음 도착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망명을 신청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자신들만 너무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더블린 조약에 따라 자신들만 난민들을 떠맡는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스나 이탈리아같이 난민들이 몰리는 남유럽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유럽 나라들이 난민 문제를 나 몰라라 한다면서 더블린 조약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현재 난민들 문제로 유럽이 고민이 많죠?
기자) 네. 중동이나 아프리카, 그리고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내전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피해서 난민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리면서 크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나라는 국경에서 난민 유입을 아예 차단하거나 이들을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어서 더블린 조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 독일은 난민들을 대규모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었죠?
기자) 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015년 더블린 조약을 유보하고 시리아 난민 90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했고요. 이어 오스트리아와 스웨덴도 난민들을 받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만일 더블린 조약을 없애면 어떤 대안이 있는 건가요?
기자) 네. EU 나라별로 난민을 할당하는 방안이 제일 유력합니다.
진행자) 이른바 ‘쿼터(quota)’를 두자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회원국 인구와 경제 규모, 난민 수용 현황 등을 고려해서 나라별로 난민 수용자 수를 할당하자는 안인데요. EU 집행위원회는 새로운 방안을 오는 23일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그리스에 있는 난민 수용소에서 불이 나기도 했죠?
기자) 네. 그리스 내 최대 난민촌인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가 지난주 대형 화재로 전소되면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는 상태가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럽 안에서는 난민 위기가 재연될 조짐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