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계절 타지 않아”…이란, 미 항모 모형 투입 군사훈련 

28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방역 관계자들이 공립 학교를 찾아 소독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성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항공모함 모형을 투입해 군사훈련을 했습니다. 미국과 호주 외무, 국방장관들이 워싱턴에서 연례 장관급 회의를 연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냥 계절성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또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1차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더위와 함께 코로나바이러스도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독감 등 계절에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감염병과는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절을 타지 않고,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는 게 WHO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절성이 아니라고 보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미국과 브라질의 상황을 그 근거로 댔습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이 28일 유엔 본부에서 화상 브리핑을 했는데요.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과 브라질은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의 상황은 어떻죠?

기자) 지금까지 총 43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도 15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아칸소, 몬태나, 오리건 등 서부와 남부 6개 주의 피해가 심각한데요. 이들 주에서는 28일 하루 동안 사망자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미 전국적으로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28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1천3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는 지난 5월 이래 하루 최대 기록입니다.

진행자) 피해가 심각한 주들이 대부분이 온화한 기후 지역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대변인은 브라질이나 필리핀도 적도가 지나는 나라들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계절이 코로나 전파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다른 바이러스와는 다른 신종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전히 브라질의 상황도 심각하죠?

기자) 네. 브라질은 29일 기준, 누적 확진자 248만여 명, 누적 사망자 8만9천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브라질은 이제 겨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일반 독감과 함께 피해가 더 커질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 확진자 8만5천여 명, 사망자 1천900여 명인데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피해가 큽니다.

진행자) 그런데 WHO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1차 유행기에 있다고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대변인은 지금 코로나 1차 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제 코로나바이러스는 변동 폭이 작은 하나의 대유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홍콩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네. 홍콩에서 28일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상 나오면서 홍콩 당국이 비상이 걸렸는데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8일 성명을 내고, 홍콩의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새로운 조처를 내렸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전체적인 피해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지난 1월 말부터 지금까지 약 2천900명이 감염됐고,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내놓은 새로운 조처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2명보다 많은 사람의 모임이나 식당 내 식사가 금지되고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이 조처는 2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적어도 7일 이상 유지될 전망입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성명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 상황이 임박했다며 가능한 집에 머물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따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홍콩에서는 오는 가을에 있을 선거가 연기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홍콩에서는 9월 6일에 입법회 선거가 있을 예정인데요.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1년 연기될 수도 있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홍콩 공영방송인 ‘RTHK’는 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는데요. 하지만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홍콩 지도부가 관련 회의도 했다고요?

기자) 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전한 내용인데요. 캐리 람 행정장관이 28일 행정 회의를 열어 입법회 선거 연기를 논의하고, 코로나 확산이 계속 심각할 경우, 람 장관이 선거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당국은 이후 회의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거가 실제로 연기될 경우, 범민주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28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모형 구조물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항공모함 모형을 투입해서 군사훈련을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이란 관영 TV 방송이 28일 전한 내용인데요.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 항공모함 모형을 동원해 훈련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날 헬기에서 항모 모형을 겨냥해 대함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 쪽에서 미국 항모 모형이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이란 예인선이 항모 모형을 옮기는 위성사진이 27일 공개됐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가 군사 훈련용으로 이 모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진을 잘 보면 이 모형은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닮았습니다.

진행자) 이란군이 28일 대함미사일 발사 외에 또 어떤 훈련을 진행했습니까?

기자) 네. 이란 방송은 이란군이 항모 모형에 대함미사일을 쏜 뒤에 헬기로 항모에 진입하는 모습과 소형 함정들이 모형을 둘러싸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육상에서는 대공포 부대의 드론 요격 훈련, 그리고 지대함 미사일과 함대함 미사일 발사 모습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먼 해상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훈련에 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 항공모함이 중동에 배치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항모 니미츠함이 지난주 인도양에서 중동 해역으로 진입했는데요. 니미츠함은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항모 아이젠하워함과 교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28일 진행된 이란 군사 훈련은 미군을 겨냥한 건데, 최근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커지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월에 미국이 무인기를 써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이라크에서 살해했고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도 두 나라 사이에 이란 여객기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었죠?

기자) 네. 이란 정부는 23일 시리아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가 이란 여객기에 근접 비행하면서 여객기를 위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여객기가 급하게 고도를 바꾸면서 몇몇 승객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28일 이란군 훈련에 관해 미군 쪽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이날 훈련에 대해 걸프 해역을 담당하는 미 5함대의 레베카 레버리치 대변인은 ‘AP통신’에 “이란군이 정지된 항공모함과 비슷한 배의 모형을 공격하는 훈련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며 “그들이 벌이는 이런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태를 항상 주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28일 워싱턴에서 미국-호주 2+2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오른쪽부터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호주의 머리스 페인 외무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호주가 고위급 회의를 개최했군요?

기자) 네. 미국과 호주 외교∙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28일 회의를 가졌습니다. 양국의 외교∙국방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 2+2회의’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번 회의는 연례 ‘미국∙호주 장관급회의(AUSMIN)’의 일환으로 이번이 30회째였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어떤 현안들이 논의됐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이 28일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두 나라 장관들은 최근 중국의 행보부터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 코로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국제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중국 문제가 특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의 해로운 활동에 대해 양국 장관들이 장시간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회의에서 기술 분야를 지배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에 대해서도 다뤘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호주가 ‘화웨이’나 ‘ZTE’처럼 신뢰할 수 없는 판매자들의 위협에 대해 오히려 미국보다 깨어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의 핵 증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양국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 협상에 중국도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중국이 핵무기 제한과 관련해 투명성을 보여야 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국제사회의 공조도 역설했다고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이 시대의 도전 과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를 확실히 전파하는 것이라면서 유럽, 인도, 일본, 한국 같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 정확히 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 중 한 쪽을 고르는 게 아니라 독재국가와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호주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국 중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현재 인도∙ 태평양 지역을 미국의 주요 외교∙ 국방 정책의 하나로 삼고 있는데요. 호주는 인도, 일본 등과 함께 이 지역을 주도하는 나라로 미국의 강력한 우방국입니다. 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5개국으로 구성된 일명 ‘Five Eyes(다섯 개의 눈)’ 기밀동맹체의 일원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역내 방위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장관 회의 후 공동성명이 나왔는데요.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 내 방위 협력과 군 배치 우선순위 원칙에 관한 기밀성명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실무그룹을 만들고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호주 장관들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페인 호주 외무장관도 양국 관계의 결속과 공조를 재확인했습니다. 페인 장관은 양국이 모든 점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100년 우정으로 이어져 온 관계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