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 위기에 직면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대규모 경제 대책에 합의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퇴원했습니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1만 명을 돌파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약 8만5천 명, 누적 사망자는 1만600명이 넘습니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명률은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영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BBC 등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유럽에서 최악의 피해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에서 영국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인명 피해가 더 많은 나라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입니다.
유럽 최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집단 발병지였던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 약 15만6천여 명, 사망자는 약 1만9천 명입니다.
스페인은 누적 확진자가 약 16만7천 명으로 이탈리아보다 많지만, 사망자는 1만7천여 명으로 적습니다.
프랑스도 13일 오전 기준, 누적 확진자 13만3천명이 넘습니다. 반면 사망자는 1만4천여 명으로 영국보다 치명률이 낮은 편입니다. 프랑스는 또 나흘째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누적 확진자는 12만7천여 명으로 영국보다 훨씬 많지만, 사망자는 3천 명 대에 그쳐 영국의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독일 정부가 신속하게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고 확진자를 격리함으로써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또 2명 넘게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 보건 당국은 1주일에 평균 50만 건 이상의 바이러스 검진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영국 정부는 앞서, 이달 말까지 적어도 하루 10만 건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일주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지난 5일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몸 상태가 악화하면서 당일 저녁 집중치료실(ICU)로 옮겨졌다는 소식에 국제 사회의 우려가 나왔습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산소호흡기 도움 없이 상태가 호전되면서 일반 병실에 옮겨졌다가 12일 퇴원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퇴원 후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당분간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영국의 국정 운영은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이 맡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렸던 사회적 거리 두기, 이동제한령 등의 조처를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스페인은 부활절이 끝난 13일부터 봉쇄 조처를 완화하고 공장과 건설 현장 근로자 등 비필수 인력의 출근을 허용했습니다.
이날 아침 주요 지하철 역 등에서는 경찰들이 출근길에 나서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봉쇄 조처를 완화한 첫 날 버스 외에는 차량 운행이 많지 않았으며 늘 붐비던 지하철 역도 한산했습니다.
이탈리아도 확산 속도가 누그러들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기로 하고 해제 시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 나라들도 속속 완화 조처에 나서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활동 재개 시점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시에 대한 봉쇄를 해제한 중국에서는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우한시를 비롯해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억제됐다고 말하고 있으나 무증상 감염자와 해외 역유입 등 재확산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 위기에 직면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대규모 경제 대책에 합의했습니다.
유로화를 쓰는 유럽연합(EU) 소속 19개 나라 재무부 장관들이 5천400억 유로(미화 약 5천9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 대책에 최근 합의했습니다.
‘유로그룹’ 마리오 센테노 의장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관들과 장시간 화상회의를 한 뒤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로그룹’은 EU 안에서 유로화를 쓰는 나라들 재무장관 회의입니다.
이번 합의는 스페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성사됐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가 지난 1930년대 발생한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최근 경고한 바 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탓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유로그룹 재무장관들은 9일 논의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요구한 이른바 ‘코로나 채권’ 발행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채권’은 현 경제 위기를 EU 나라들이 공유하기 위해 나온 안입니다.
또 이번에 나온 대책은 유럽중앙은행(ECB) 요구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ECB는 현 위기를 해결하려면 약 1조5천억 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유로그룹 회의가 끝난 뒤 인터넷 트위터에 이번 합의가 EU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정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유럽이 결정을 내렸고, 이제 위기에 맞설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유럽안정화기구(ESM)’에 2천400억 유로, 미화로 2천6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배정한 것입니다. ESM은 EU 구제기금으로, 여기에 배정된 돈은 빚 압박을 받는 나라들을 돕는 데 씁니다.
또 EU 내 사업체들을 돕기 위해 ‘유럽투자은행(EIB)’이 2천억 유로를 대출할 수 있도록 했고, 나머지 1천억 유로는 지난주 유럽위원회가 제안한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에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애초 지난 8일 합의에 근접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이견을 내 합의가 불발됐다가 9일 다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는 8일 구제기금을 받는 나라들이 경제를 개혁하고 외부에서 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남부 나라들은 네덜란드 요구를 비판하고, 단합해서 피해가 큰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네덜란드가 자신들 요구를 완화하자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나라들은 ‘코로나 채권’ 발행 연기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유럽의회 이탈리아 의장인 다비드 사솔리는 합의가 성사된 뒤 인터넷 트위터에 EU에 대한 자신들의 믿음이 옳은 것으로 증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몇 언론은 이번 합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언론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심한 유럽 남부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같은 북부 나라들이 충분히 대처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EU 정상들도 오는 23일 화상회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방안을 논의합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 성명을 내 이같이 밝히고 이제 강력한 경기 회복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 회의에서 유로그룹 재무장관들이 9일 합의한 경제 대책 승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들은 또 9일 재무장관들이 합의하지 못한 ‘코로나 채권’ 발행 문제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