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가 신속히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다음 달 15일 연방 정부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 해군이 백신 미접종 군인은 전역 조치를 당할 수 있고, 퇴역군인 혜택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화당에서 연방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를 추진하는 법안을 내놓은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 정부 채무 불이행 사태를 경고했군요?
기자) 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6일, 다음 달 15일까지 의회 조처가 나오지 않으면 연방 정부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가장 최근 정보를 바탕으로’ 기한을 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니까 기존에 예상했던 12월 3일보다 약 2주 정도 더 미국이 부채 상환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겁니다.
진행자) 최근 정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세입과 현금 유동성과 관련한 최신 추정치를 말합니다. 옐런 장관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명한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의 영향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법은 재무부가 다음 달 15일까지 1천180억 달러를 고속도로신탁기금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옐런 장관은 “재무부가 고속도로 신탁기금에 자금을 이전할 수 있을 것을 매우 자신한다”면서도 하지만, 15일 이후엔 정부 운영 자금을 조달할 충분한 재원이 남아있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5일 이후에 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수 있으니, 디폴트를 막으려면 장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옐런 장관은 서한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와 신용을 계속 보장하려면, 의회가 부채 한도를 최대한 빨리 올리거나 유예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의 채무 불이행 사태가 실현되면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부채 상한선 설정이 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과 공화당이 큰 의견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가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선 정부 부채를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며 부채 상한선을 올릴 수 없다고 맞서왔는데요. 결국 지난 10월 12일, 정부 부채한도를 12월 3일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를 면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 부채 한도를 의회에서 정하나 보네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재정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데요. 적자를 채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합니다. 하지만 무한대로 국채를 발행해 돈을 빌릴 수는 없으니까 의회가 부채 한도를 설정하는 겁니다. 의회는 지난 2019년, 당시 22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2년 연장했고요. 그 적용이 만료되는 시점이 지난 7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부채는 한도를 넘어섰고요. 정부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시적인 상향만 합의를 본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미국 정부 부채는 현재 28조 4천억 달러 규모인데요. 의회는 12월 3일까지 4천 800억 달러를 늘리기로 합의하고, 그동안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는 못했는데요. 공화당 측에선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공화당이 표결 절차에 응해 부채한도를 상향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만약 이 기한까지 부채한도 설정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채무불이행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부가 빌린 돈을 갚을 수가 없게 되고요. 신규 채권 발행도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세수로 확보된 자금 역시 부채 상환에 먼저 사용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연방 공무원의 급여와 사회보장연금, 재향군인에 대한 연금 지급이 중단되는 한편,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식료품 지원 역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디폴트로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일단, 의회로서는 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2주 가까이 벌 수 있게 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1조 7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복지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숨통을 트이게 된 셈인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12월 25일 이전까지 사회복지법안을 처리하겠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해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거부하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대응에 나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이 16일 코로나 관련 방침을 발표했는데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군인은 전역 조치를 당할 수 있고 퇴역군인 혜택도 일부 잃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의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해군은 오는 11월 28일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의료상의 이유나 종교적 이유로 백신 면제 신청을 할 수는 있는데요. 만약 면제 신청이 거부당할 경우 거부 통지로부터 5일 안에 백신 접종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마크 팜 해군 인사공보국장은 백신 접종을 전투 대비태세의 요구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만약 백신 접종 마감 시한을 넘긴다면, 해군은 해당 군인에 대한 전역 처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역되는 거 말고 불이익이 더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백신을 거부하는 군인은 군에서 제공하는 교육 혜택을 잃을 수 있고요. 승진이나 상여금 등의 혜택에서도 제외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해군의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99% 이상의 현역 해군 장병이 코로나 백신을 최소한 한 차례 맞았습니다. 그리고 95%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냈는데요. 예비군은 12월 28일까지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진행자) 미군은 이미 몇 달 전에 전 군의 코로나 백신 의무화 정책을 발표했죠?
진행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메모를 통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건강하고 준비된 병력이 필요하다”라며 전군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현역 병력은 130만 명이 넘고요. 주 방위군과 예비군도 80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당시 메모에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 나와 있지는 않고, 다만 각 병과 별로 접종 일정을 짜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해군이 자체적인 방침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국방장관이 해군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 주도의 백신 의무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백신 추가 접종, 즉 부스터샷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지난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18세 이상 성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추가 접종 사용 승인을 요청했는데요. FDA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DA는 화이자사의 요청을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빠르면 18일에 승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FDA가 승인을 권고하면 부스터샷을 바로 맞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FDA가 승인을 권고하고 난 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종 승인하면 접종이 시작되는데요. CDC는 부스터샷 대상 연령 확대의 안전성을 검토할 독립자문위원회를 오는 19일에 소집할 계획입니다. 만약 이 모임에서도 승인이 떨어지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난 18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소식이 있던데요?
기자) 네. 화이자가 16일, FD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이 치료제의 이름은 ‘팍스로비드’라는 알약인데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입니다. 화이자의 자체 임상시험 결과 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로 인한 입원과 사망률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치료제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앞서 미국 제약사 ‘머크’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개발했는데요.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황으로 영국에서는 지난 4일 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만약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가 FDA의 승인을 받게 되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경구용 치료제가 됩니다.
진행자) 추운 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 대확산 위기가 다시 또 언급되는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팍스로비드를 비축하기 위해 50억 달러를 지불할 계획이라고 전했는데요. 총 1천만 회의 치료에 투입될 수 있는 분량으로 계약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연방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를 추진하기 위해공화당 의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 내 일부 공화당 의원이 지난 15일 대마초, 즉 마리화나 사용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법안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의 주도로 마련됐는데요. 메이스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제안한 대마초 합법화 법안을 절충한 법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미 민주당에서 대마초 합법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차원의 대마초 합법화는 지금까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진행돼 왔습니다. 하원에서는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관련 법안이 통과됐지만, 법제화되지 못했습니다.그리고 새 회기 들어서 지난 7월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공개했는데요. 슈머 대표가 발의한 법안 초안은 연방 정부가 규제하는 약물 대상에서 대마초를 삭제해 대마초 유통과 흡연 등의 행위를 범죄로 취급하지 않도록 했고요. 또 기존에 약물 관련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도 폭력이 연루되지 않은 사건이라면 전과 기록을 없앨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은 관련 법안을 왜 제안한 겁니까?
기자) 슈머 의원은 대마초 사용을 과도하게 규제함으로써 많은 젊은이가 범죄 기록을 갖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대마초 때문에 특히 청년들과 제대군인들, 흑인과 저소득층이 범죄자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공화당 소속 의원이 대마초 합법화 법안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네.메이스 의원은 해당 법안이 대마초 판매 업체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메이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법안은 사업체들 특히 소규모 사업체를 돕는 법으로,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법안이 통과한다면, 대마초 판매가 합법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주류 판매 수준의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무엇보다 해당 법안은 각 주가 대마초 합법화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관련 법안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21살 이전에는 대마초 사용을 금지하고요. 대마초 관련 광고도 제한합니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대마초를 규제약물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데요. 또 대마초와 관련해 비폭력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면, 전과 기록을 없앨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서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 초안과는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메이스 의원의 법안은 대마초에 대한 특별 소비세를 3% 부과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암시장 거래를 막기 위해 세율을 낮게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제안한 세율은 최고 25%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민주당 법안은 미 식품의약국(FDA)에 대마초 감독권을 준 반면, 공화당 법안은 의료용 대마초 사용에 있어 FDA의 관여를 제한하고, 타주와의 대마초 통상과 관련한 감독권은 재무부 산하의 ‘주류담배세금무역국’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 차원에서는 이미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한 곳들이 제법 있죠?
기자) 네. 미국에서는 현재 18개 주가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고 있고요. 36개 주에서는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차원에서는 대마초 사용이 여전히 불법이다 보니 연방 의회에 합법화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이번 메이스 의원의 발의에는 공화당 소속 의원 5명이 동참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추진하는 법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진행자) 대마초 합법화와 관련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이달 초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68%가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는데요. 정치 성향에 따라서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민주당 성향의 응답자는 83%가 대마초 합법화에 긍정적인 반면, 공화당 성향은 50%만이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