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송금이 올해 20% 감소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전망했습니다. 한국 등 해외에 사는 탈북민들도 저임금 종사자들이 많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세계은행은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위기 여파로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송금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체류하는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적 타격을 받으면서 고용에 취약한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수입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그러면서 이들의 지난해 송금액은 5천 540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4천 450억 달러로 19.7%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송금 규모는 전 세계 모든 개발 원조액을 합한 것보다 3배 이상 많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디립 라타 / 세계은행 이주·송금 담당 선임경제분석관
“이주노동자 가족은 돈을 받아 의식주와 사업 투자, 자녀 교육, 보건 등에 사용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은 빈곤 퇴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유엔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에 따르면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은 각자의 가족 등 8~9억 명에게 돈을 보내 세계 인구 10% 이상의 생계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이 내년에는 5.6% 반등해 4천 7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이주노동자를 위한 각국 정부의 사회안전망 확대를 촉구했습니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과 미국 등 해외에 사는 탈북민들의 대북 송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해 초 탈북민 41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약 3분의 1인 125명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냈으며 송금 액수는 연평균 미화 2천 450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 위기가 커지면서 일용직 등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탈북민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습니다.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대표
“탈북자들이 일용직이고 돈이 없는 게 사실이고요. 굉장히 힘들어해요. 그렇지만 이것은 피부로 느끼는 자기 가족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이 이런 (힘든) 상황일 때 탈북자들은 돈을 보낼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최근 북한 내 가족에게 송금한 미국의 한 탈북민은 VOA에 북한 내 경제 상황이 더 열악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송금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더 어려워질수록 더 보내야 하니까 송금이야 더 줄이지 못하죠 이럴 때. 내가 못 먹더라도 보내야 하는데…북한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니까. 물가도 더 많이 오르고.”
탈북민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 목사는 많은 탈북민들이 자신의 생계가 열악한 상황에서도 북한 가족에게 돈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