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업이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북측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면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북한에 2억4천만 위안, 미화 3천7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빈털털이로 쫓겨난 중국 기업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에 본사를 둔 ‘시양그룹’은 북한과의 사업 시작부터 파국까지 과정을 정리한 글과 함께 계약서를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인 ‘바이두’와 ‘신랑’ 등에 올렸습니다.
시양그룹은 비료와 철강, 마그네사이트 가공업체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조선영봉회사와 손잡고 북한 광산업에 진출했습니다.
조선영봉회사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회사로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황해북도 옹진군에 있는 옹진철광에서 철광석을 채취해 철 함유량을 높이는 선광 공장인 ‘양펑합영회사’를 세웠습니다.
시양그룹은 자금을 대고 조선영봉회사는 토지와 광산을 현물로 내 각각 75%, 25% 비율로 지분을 나눴습니다.
문제는 2년 뒤에 발생했습니다. 북한은 갑자기 자원세를 25% 올렸고, 이에 부담을 느낀 시양그룹은 북한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북한 측은 애초 계약 이행을 약속하는 53호 문건을 내밀면서 철수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4월부터 광산에서 철광석 채취와 선광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연간 50만t 생산 목표를 세웠고 작업 개시 후 석 달 동안 선광 3만t을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은 5개월 뒤인 지난 해 9월 북한 근로자에게 중국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을 줄 것과 오폐수 배출 금지 등 16개 요구사항을 새로 제시했고, 시양그룹이 이를 거부하자 계약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어 북측은 올 들어 옹진철광과 관련된 시설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고, 통신을 차단하는 한편 중국인 직원의 외출도 금지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3월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이 중재에 나섰지만 허사였습니다.
시양그룹은 중국에서 선광작업 인력 100여명을 파견한데 이어 현지에 노동자 숙소용 건물 2백여동도 세웠습니다. 시양그룹은 여기에 들어간 돈이 모두 2억4천만 위안, 미화 3천7백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시양그룹은 또 합작 상대인 북측 영봉회사에 접대비, 출장 경비 등으로 뜯긴 돈이 80만 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영봉회사 측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성매매 비용도 내야 했으며, 귀국 때는 컴퓨터, 휴대전화, 술, 담배 같은 선물 구입 비용도 대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시양그룹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아직 아무런 해명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투자한 기업이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손해를 보거나 재산을 몰수 당한 것이 한두 건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1980년대 북한 당국의 권유로 많은 일본 기업과 조총련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했으나 대부분 투자 자산을 몰수 당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에서 무역일군으로 활동하다 2003년 한국으로 망명한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태산] “1980년대 중반부터 합영법이 나와서 조총련 사업가와 중국 동포와도 합영, 합작이 시작됐는데 그 후 북한 정부는 자본과 기계, 기술을 빨아들이고 합영회사의 인사권과 재정관리권을 몽땅 노동당이 차지했습니다.”
금강산 관광도 북한이 당초의 약속을 파기한 사례입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한국의 현대아산에 주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북한 군이 쏜 총에 맞아 한국 관광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 2010년 일방적으로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사업권을 취소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남조선 당국에 의해 현대와의 관광 합의와 계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으므로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 관광이 시작될 것이다.”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현대아산은 시설투자비 7천억원과 5천억원의 매출 손실 등 10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 대한 최대 투자국인 중국 정부조차 자국의 대북 투자 기업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해 발간한 ‘2011년 대북 투자합작 안내서’에서, ‘북한과 사업할 때는 환율 문제와 함께 통신, 대금 지불, 하청 계약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북한에 2억4천만 위안, 미화 3천7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빈털털이로 쫓겨난 중국 기업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에 본사를 둔 ‘시양그룹’은 북한과의 사업 시작부터 파국까지 과정을 정리한 글과 함께 계약서를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인 ‘바이두’와 ‘신랑’ 등에 올렸습니다.
시양그룹은 비료와 철강, 마그네사이트 가공업체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조선영봉회사와 손잡고 북한 광산업에 진출했습니다.
조선영봉회사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 회사로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황해북도 옹진군에 있는 옹진철광에서 철광석을 채취해 철 함유량을 높이는 선광 공장인 ‘양펑합영회사’를 세웠습니다.
시양그룹은 자금을 대고 조선영봉회사는 토지와 광산을 현물로 내 각각 75%, 25% 비율로 지분을 나눴습니다.
문제는 2년 뒤에 발생했습니다. 북한은 갑자기 자원세를 25% 올렸고, 이에 부담을 느낀 시양그룹은 북한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북한 측은 애초 계약 이행을 약속하는 53호 문건을 내밀면서 철수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4월부터 광산에서 철광석 채취와 선광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연간 50만t 생산 목표를 세웠고 작업 개시 후 석 달 동안 선광 3만t을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은 5개월 뒤인 지난 해 9월 북한 근로자에게 중국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을 줄 것과 오폐수 배출 금지 등 16개 요구사항을 새로 제시했고, 시양그룹이 이를 거부하자 계약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어 북측은 올 들어 옹진철광과 관련된 시설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고, 통신을 차단하는 한편 중국인 직원의 외출도 금지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3월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이 중재에 나섰지만 허사였습니다.
시양그룹은 중국에서 선광작업 인력 100여명을 파견한데 이어 현지에 노동자 숙소용 건물 2백여동도 세웠습니다. 시양그룹은 여기에 들어간 돈이 모두 2억4천만 위안, 미화 3천7백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시양그룹은 또 합작 상대인 북측 영봉회사에 접대비, 출장 경비 등으로 뜯긴 돈이 80만 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영봉회사 측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성매매 비용도 내야 했으며, 귀국 때는 컴퓨터, 휴대전화, 술, 담배 같은 선물 구입 비용도 대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시양그룹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아직 아무런 해명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투자한 기업이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손해를 보거나 재산을 몰수 당한 것이 한두 건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1980년대 북한 당국의 권유로 많은 일본 기업과 조총련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했으나 대부분 투자 자산을 몰수 당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에서 무역일군으로 활동하다 2003년 한국으로 망명한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태산] “1980년대 중반부터 합영법이 나와서 조총련 사업가와 중국 동포와도 합영, 합작이 시작됐는데 그 후 북한 정부는 자본과 기계, 기술을 빨아들이고 합영회사의 인사권과 재정관리권을 몽땅 노동당이 차지했습니다.”
금강산 관광도 북한이 당초의 약속을 파기한 사례입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한국의 현대아산에 주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북한 군이 쏜 총에 맞아 한국 관광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 2010년 일방적으로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사업권을 취소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남조선 당국에 의해 현대와의 관광 합의와 계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으므로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 관광이 시작될 것이다.”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현대아산은 시설투자비 7천억원과 5천억원의 매출 손실 등 10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 대한 최대 투자국인 중국 정부조차 자국의 대북 투자 기업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해 발간한 ‘2011년 대북 투자합작 안내서’에서, ‘북한과 사업할 때는 환율 문제와 함께 통신, 대금 지불, 하청 계약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