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상거래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고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문제 전문가 루디거 프랭크 교수가 지적했습니다. 옛 동독 출신으로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공부한 프랭크 교수는 지난 4월과 9월 북한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느꼈다고 밝혔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프랭크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올 봄과 가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하셨는데요. 태양절을 전후로 한 북한사회 분위기가 대체로 어땠습니까?
프랭크 교수) “I can certainly say that upon my second visit…”
9월 방북했을 땐 주민들의 긴장이 확실히 좀 풀려보였습니다. 앞서 4월엔 태양절, 로켓 발사 준비 등으로 긴장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거든요.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때나 안내원, 주민들의 태도에서 그런 변화가 엿보였습니다.
기자) 일종의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프랭크 교수) “You see that people instantly embraced the new opportunity that…”
새로 주어진 기회와 변화의 바람을 환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상품 공급이 보다 활발해진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수요공급이 비례하는 만큼 소비자층이 늘어났다는 반증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특히 방북 시기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등장하는 시점과 맞물려서요. 뭔가 영향을 느낄 수 있으셨는지요.
프랭크 교수) “Certainly, knowing that, of course, in the system as…”
북한 뿐아니라 어느 사회든 지도자 부인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북한에서 특히 여성들 외양을 주의깊게 살펴봤습니다. 리설주처럼 짧은 머리 모양을 한 여성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대유행이라고까진 말할 수 없지만요. 리설주가 여름에 등장했는데 짧은 기간 동안 제법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지도자 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까지 허용되는지 읽는다는 뜻도 될 겁니다.
기자) 그렇다고 주민들이 리설주를 직접 거론한 건 아니었겠죠?
프랭크 교수) “I tried to talk to people about the first lady and I still sense…”
북한인들과 리설주 관련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역시 지도부와 관계된 얘길 꺼내는 걸 주저하더군요. 그래도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요. 물론 누구도 그녀의 새로운 스타일을 모방한다든지 그런 얘길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도 리설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어요.
기자) 북한 방문기 쓰신 걸 보니까 가는 곳마다 상점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하셨더군요. 눈에 확 띌 정도였습니까?
프랭크 교수) “I would say that the number has quadrupled or even increased…”
4월과 9월 사이 짧은 기간인데도, 그동안 상점이 정말 많이 생겨난 걸 봤습니다. 4~5배 정도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수확기를 맞아 내다 팔 것들이 많아진 계절적 요인도 있을 겁니다. 과거에도 그 시기에 북한을 많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특히 주목할만 했습니다. 농작물 뿐아니라 각종 음료수와 담배, 빵, 빙수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자) 평양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보신 건가요?
프랭크 교수) “I found particularly striking, of course in Pyongyang…”
예. 바로 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는 지방 도시 길목에도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여성 한 명이 물건 몇 개 깔아놓고 파는 그런 노점이 아니라 3~4명의 직원이 일하는 정식 상점 형태였는데요. 상품을 공급받아 제대로 진열해 놓고, 가게 앞엔 의자들도 내다 놓고, 손님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가게들 말입니다. 그런 곳들을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들러 물건을 샀구요.
기자) 상품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이던가요?
프랭크 교수) “North Korea, you have at least dual price system, so you have..”
북한은 이중 가격체계를 갖고 있죠. 지난 달 방문 당시 외국인 전용 상점에선 맥주 한 병이 60 유로센트 수준이었어요. 식당에서 식사 한끼가 3~4 유로 정도였구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상점에선 사과가 무려 1kg당 북한돈 6천원, 계란 1개가 8백원에 팔리는 걸 봤습니다. 일반 주민들의 봉급으론 물건 사기가 참 힘든 거죠.
기자) 북한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카드 사용업소가 확대된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정말 그렇습니까?
프랭크 교수) “Especially Narae, this Koryo card, I’ve just seen for the…”
‘나래’와 ‘고려’ 카드가 있는데요. 나래가 특히 널리 쓰입니다. 고려카드는 아직 나래 만큼 확대되진 않았구요. 상점들 뿐아니라 택시 창문에도 나래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부착돼 있는 걸 많이 봤습니다.
기자) 택시를 제법 많이 보셨나보죠?
프랭크 교수) “Taxies in Pyongyang in particular. I don’t remember having seen…”
평양에 국한된 현상입니다. 90년대 초만 해도 평양에서 택시를 타려면 전화로 불러야 했습니다. 그나마 택시 표시도 돼 있지 않았죠. 제가 평양 거리에서 택시를 처음 본 게 2010년입니다. 물론 흔하진 않았구요. 그런데 지난 4월 제법 많은 택시를 봤고, 9월엔 그 숫자가 더 늘어난 걸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평양 일부 구역에선 택시 4~5대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봤습니다. 평화자동차가 북한에서 생산을 시작해 자동차 공급이 늘어났고, 운임을 낼 여유가 있는 평양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개인소유 차량임을 뜻하는 노란색 번호판이 늘어난 것도 특징입니다.
기자) 평양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전제를 하셨는데요. 역시 평양과 지방간 격차를 많이 느끼셨나보죠?
프랭크 교수) “This refers to almost anything. Road conditions, also…”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국 개혁 과정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덩샤오핑이 내세운 개발정책이 우선 떠올랐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국을 동시에 개발하는 대신 특정 지역에 우선 투자하고 다른 지역 개발은 뒤로 미루는 방식 말입니다. 북한에서도 주로 평양에서 고층아파트, 박물관, 대중 교통수단, 도로를 건설하느라 공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기자) 지방 주민들이 그런 격차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프랭크 교수) “Question is, of course, how does the country, the rest…”
바로 그게 문제인데요. 물론 평양이 질시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동독에서 두 번째 대도시 출신인데요. 당시 정부가 동베를린 개발에만 매진하는 데 불만이 많았었죠. 하지만 한편으론 북한에서 지방 주민들이 가령 서울이나 베이징 대신 평양을 동경하게끔 유도하는 정치적 의도도 담겨 있을 수 있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지방이 완전히 뒤처져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원이 덜 배분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방에서도 공사가 진행되고 상점이 늘어나는 등 개발이 분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방 주민들도 언젠간 자신들 차례가 올 거라는 희망을 갖게끔 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자) 최근 북한이 농업 개혁에 나선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는데요. 내부에서 그런 징후를 보신 적은 없나요?
프랭크 교수) “Well, on one occasion, I talked to North Korean who said…”
북한인으로부터 최근 농부들 상거래 형편이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이었습니다. 뭔가 팔고 있고 시장 상황이 괜찮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어떤 징후도 볼 수 없었습니다. 토지 소유권이나 협동농장의 잉여생산물 처분권을 허용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전 그런 조치의 효율성에도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농업사회가 아닙니다. 따라서 산업 분야 개혁이 뒷받침 돼야지 농업개혁에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고 봅니다.
기자) 올 봄과 가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하셨는데요. 태양절을 전후로 한 북한사회 분위기가 대체로 어땠습니까?
프랭크 교수) “I can certainly say that upon my second visit…”
9월 방북했을 땐 주민들의 긴장이 확실히 좀 풀려보였습니다. 앞서 4월엔 태양절, 로켓 발사 준비 등으로 긴장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거든요.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때나 안내원, 주민들의 태도에서 그런 변화가 엿보였습니다.
기자) 일종의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프랭크 교수) “You see that people instantly embraced the new opportunity that…”
새로 주어진 기회와 변화의 바람을 환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상품 공급이 보다 활발해진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수요공급이 비례하는 만큼 소비자층이 늘어났다는 반증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특히 방북 시기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등장하는 시점과 맞물려서요. 뭔가 영향을 느낄 수 있으셨는지요.
프랭크 교수) “Certainly, knowing that, of course, in the system as…”
북한 뿐아니라 어느 사회든 지도자 부인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북한에서 특히 여성들 외양을 주의깊게 살펴봤습니다. 리설주처럼 짧은 머리 모양을 한 여성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대유행이라고까진 말할 수 없지만요. 리설주가 여름에 등장했는데 짧은 기간 동안 제법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지도자 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까지 허용되는지 읽는다는 뜻도 될 겁니다.
기자) 그렇다고 주민들이 리설주를 직접 거론한 건 아니었겠죠?
프랭크 교수) “I tried to talk to people about the first lady and I still sense…”
북한인들과 리설주 관련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역시 지도부와 관계된 얘길 꺼내는 걸 주저하더군요. 그래도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요. 물론 누구도 그녀의 새로운 스타일을 모방한다든지 그런 얘길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도 리설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어요.
기자) 북한 방문기 쓰신 걸 보니까 가는 곳마다 상점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하셨더군요. 눈에 확 띌 정도였습니까?
프랭크 교수) “I would say that the number has quadrupled or even increased…”
4월과 9월 사이 짧은 기간인데도, 그동안 상점이 정말 많이 생겨난 걸 봤습니다. 4~5배 정도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수확기를 맞아 내다 팔 것들이 많아진 계절적 요인도 있을 겁니다. 과거에도 그 시기에 북한을 많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특히 주목할만 했습니다. 농작물 뿐아니라 각종 음료수와 담배, 빵, 빙수 등을 파는 상점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자) 평양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보신 건가요?
프랭크 교수) “I found particularly striking, of course in Pyongyang…”
예. 바로 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해는 지방 도시 길목에도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여성 한 명이 물건 몇 개 깔아놓고 파는 그런 노점이 아니라 3~4명의 직원이 일하는 정식 상점 형태였는데요. 상품을 공급받아 제대로 진열해 놓고, 가게 앞엔 의자들도 내다 놓고, 손님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가게들 말입니다. 그런 곳들을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들러 물건을 샀구요.
기자) 상품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이던가요?
프랭크 교수) “North Korea, you have at least dual price system, so you have..”
북한은 이중 가격체계를 갖고 있죠. 지난 달 방문 당시 외국인 전용 상점에선 맥주 한 병이 60 유로센트 수준이었어요. 식당에서 식사 한끼가 3~4 유로 정도였구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상점에선 사과가 무려 1kg당 북한돈 6천원, 계란 1개가 8백원에 팔리는 걸 봤습니다. 일반 주민들의 봉급으론 물건 사기가 참 힘든 거죠.
기자) 북한에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전자결제카드 사용업소가 확대된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정말 그렇습니까?
프랭크 교수) “Especially Narae, this Koryo card, I’ve just seen for the…”
‘나래’와 ‘고려’ 카드가 있는데요. 나래가 특히 널리 쓰입니다. 고려카드는 아직 나래 만큼 확대되진 않았구요. 상점들 뿐아니라 택시 창문에도 나래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부착돼 있는 걸 많이 봤습니다.
기자) 택시를 제법 많이 보셨나보죠?
프랭크 교수) “Taxies in Pyongyang in particular. I don’t remember having seen…”
평양에 국한된 현상입니다. 90년대 초만 해도 평양에서 택시를 타려면 전화로 불러야 했습니다. 그나마 택시 표시도 돼 있지 않았죠. 제가 평양 거리에서 택시를 처음 본 게 2010년입니다. 물론 흔하진 않았구요. 그런데 지난 4월 제법 많은 택시를 봤고, 9월엔 그 숫자가 더 늘어난 걸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평양 일부 구역에선 택시 4~5대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봤습니다. 평화자동차가 북한에서 생산을 시작해 자동차 공급이 늘어났고, 운임을 낼 여유가 있는 평양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개인소유 차량임을 뜻하는 노란색 번호판이 늘어난 것도 특징입니다.
기자) 평양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전제를 하셨는데요. 역시 평양과 지방간 격차를 많이 느끼셨나보죠?
프랭크 교수) “This refers to almost anything. Road conditions, also…”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국 개혁 과정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덩샤오핑이 내세운 개발정책이 우선 떠올랐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국을 동시에 개발하는 대신 특정 지역에 우선 투자하고 다른 지역 개발은 뒤로 미루는 방식 말입니다. 북한에서도 주로 평양에서 고층아파트, 박물관, 대중 교통수단, 도로를 건설하느라 공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기자) 지방 주민들이 그런 격차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프랭크 교수) “Question is, of course, how does the country, the rest…”
바로 그게 문제인데요. 물론 평양이 질시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동독에서 두 번째 대도시 출신인데요. 당시 정부가 동베를린 개발에만 매진하는 데 불만이 많았었죠. 하지만 한편으론 북한에서 지방 주민들이 가령 서울이나 베이징 대신 평양을 동경하게끔 유도하는 정치적 의도도 담겨 있을 수 있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지방이 완전히 뒤처져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자원이 덜 배분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방에서도 공사가 진행되고 상점이 늘어나는 등 개발이 분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방 주민들도 언젠간 자신들 차례가 올 거라는 희망을 갖게끔 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자) 최근 북한이 농업 개혁에 나선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는데요. 내부에서 그런 징후를 보신 적은 없나요?
프랭크 교수) “Well, on one occasion, I talked to North Korean who said…”
북한인으로부터 최근 농부들 상거래 형편이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이었습니다. 뭔가 팔고 있고 시장 상황이 괜찮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어떤 징후도 볼 수 없었습니다. 토지 소유권이나 협동농장의 잉여생산물 처분권을 허용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전 그런 조치의 효율성에도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농업사회가 아닙니다. 따라서 산업 분야 개혁이 뒷받침 돼야지 농업개혁에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