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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 정상 "평화조약 협상 박차"...러시아 항공기, 시리아 상공서 미사일 공격 위기


세계 각 국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일-러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 여객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사일이 공중 폭발하면서 참사는 피했지만,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집트가 핵확산금지조약 회의에서 철수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120여년만에 남성 국왕이 탄생했습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일본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29일) 러시아를 방문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일본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건 지난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10년 만이었는데요. 두 정상은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을 4시간 가까이 가졌고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제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끌었고, 또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나왔던 부분은 바로 양국의 영토 분쟁 해결과 평화조약 문제였습니다. 예상대로 두 정상은 양국간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고요, 조약 체결의 최대 걸림돌이 돼온 영토 문제도 상호 수용할 있는 조건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일본이 외교관계도 갖고 있는데...평화조약은 아직도 맺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대부분의 연합군은 195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과 평화조약에 서명합니다. 하지만 당시 소련은 미군의 일본 주둔과 영유권 문제 등을 이유로 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는데요. 5년 뒤 소련과 일본이 별도로 전쟁을 종료하는 연합 선언에 서명을 하고 외교 관계를 복원했지만, 평화조약은 여전히 체결하지 못한 상태가 계속돼왔습니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와 일본은 다시 여러 차례 평화조약 체결 노력을 벌였지만, 그 때마다 쿠릴 열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불발됐었습니다.

진행자) 쿠릴 열도에 대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쿠릴 열도는 러시아 극동 사할린에서 일본 영토 북방을 연결하는 섬들을 말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지시마 열도라고 부릅니다. 모두 50여개의 섬들이 있는 데 일본은 이 중 영토에 가까운 4개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원래 일본인들이 살던 곳인데, 러시아는 2차세계대전 이후 자국 영토로 귀속됐다는 입장입니다. 러시아는 이 중 2개 섬을 일본에 반환할 수 있다고도 밝혔었지만, 일본이 4개섬을 모두 일괄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불발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양국 정상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두 정상 모두 이 문제를 하루아침에 풀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단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 협상을 재개한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해결될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양국 모두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지만, 계속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도 평화조약 체결이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시인했는데요. 한 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없다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서두르지 말고 면밀히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67년이 지난 상황에서 양국 사이에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은 비정상적이라면서, 양국 관계의 추가적인 발전을 위해 이견을 극복하고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평화조약을 체결하려는 의지를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그런지,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 때문에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수행기자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쿠릴열도에 대한 실효지배를 강화하고 있는데, 계속 그렇게 할거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이 그렇게 격렬한 질문을 한다면 격렬한 대답받게 들을 게 없다면서, 영토교섭 과정을 방해하고 싶다면 그런 질문을 하라고 답해서 긴장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영토 문제 외에 또 어떤 의제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에너지 협력을 강조했었는데요, 이번에 눈에 띄는 결과는 없었고요. 다만 앞으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해당 부처간 양해각서 체결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러시아 내 투자와 금유 지원을 위한 협정도 맺었고요. 앞으로 양국 외교, 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시리아로 가보겠습니다. 러시아 항공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기사가 있군요?

기자)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어제(29일) 러시아 노드윈드 항공사 소속 전세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는데요. 다행히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참사는 피했습니다. 당시 항공기는 159명을 실은 채 이집트 휴양지 샤름 알 셰이크를 출발해서, 러시아 남부 도시 카잔으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무사히 카잔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무사히 빠져나온 건데, 좀 더 구체적인 상황이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당국은 당시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객기가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던 중, 지상에서 발생한 전투행위를 감지했다고만 밝혔는데요. 하지만 인테르팍스는 소식통을 인용해서, 당시 알 수 없는 무장 세력이 두 발이 지대공 미사일을 여객기에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뉴스 전문 채널인 '러시아투데이'도 소식통을 인용해, 미사일이 의도적으로 여객기를 향해 조준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공격자들이 여객기의 국적이 러시아였는지 알고 있었는 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사건을 조사 중이며, 시리아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자국 여객기의 시리아 상공 비행을 금지시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연방항공청은 어제(29일) 부로 모든 민간 여객기들의 시리아 상공 비행을 무기한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연방항공청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상업적 이익이 승객의 안전에 우선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월에도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사들에 경고를 발령했었는데요. 당시 많은 항공사들이 비행을 포기했지만, 이번에 연루된 노드우드를 포함해 일부 항공사들만 비행을 계속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시리아 내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현재 시리아 내전 사태는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와 관련해, 긴박하게 돌아고 있는데요. 서방에서는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몇 안되는 동맹국인 러시아 여객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건데요. 일단 공격의 배후가 어떻게 밝혀지느냐에 따라, 향후 파장이 상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중동 관련 소식인데요. 이집트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에서 불참을 선언했다고요?

기자) 이스라엘에 항의해서 취한 조칩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핵확산금지조약의 성과를 평가하는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집트는 어제(29일)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을 겨냥해서, 지난 1995년의 중동비핵지대결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회의에 불참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죠?

기자) 네. 그리고 핵확산금지조약에도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평화가 확립되고,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중동비핵지대는 실현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죠. 하지만 이집트 외교부는 어제 발표한 성명에서, 중동비핵지대결의 이행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국제사회와 회원국들이 책임감을 갖고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제사회가 중동 비핵화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네바 주재 이집트 대사를 지낸 히샴 바드르 전 대사는 핵확산금지조약 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집트와 많은 아랍 국가들이 중동비핵화라는 희망을 갖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다면서,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오직 이스라엘만이 조약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유럽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여왕의 나라'로도 불려온 네덜란드에서 120여년만에 남성 국왕이 취임했다고요?

기자) 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에서는 베아트릭스 여왕이 즉위 33주년을 맞은 오늘(30일) 아들인 왕세자에게 양위를 했는데요. 이로써 지난 1890년 사망한 빌럼 3세 이후 123년만에 처음으로, 남성 국왕인 빌럼-알렉산드러 국왕이 취임했습니다. 네덜란드 왕실에는 딸들이 많은데요. 빌럼-알렉산드러 국왕에 이어 그의 장녀인 올해 9살의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가 서열 1위 왕위 계승권자로 올라섰습니다.

진행자) 베아트릭스 여왕이 왜 양위를 결정한 겁니까?

기자) 베아트릭스 여왕은 올 초 4월 30일자로 왕위에서 물러날거라고 발표했었는데요. 선대 여왕들이 생존 시 왕위에서 물러난 전통을 따라, 자신도 퇴위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새 국왕은 즉위식에서 베아트릭스 여왕에게, 어머니인 당신이 33년간 훌륭하게 여왕 직무를 수행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밝혔습니다. 한편 즉위식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일본의 나루히토 왕세자를 비롯해 전 세계 18개국 왕족과 각 국 축하사절들이 참석했고요. 암스테르담 당국은 이번 양위에 맞춰 축하객과 관광객 등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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