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실무회담 합의문 없이 종료…15일 후속회담

남북한 당국은 오늘(10일)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다시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오는 15일 후속 회담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2차 실무 회담에서 한국 정부는 개성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북측은 조속한 재가동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남북 양측은 오전 전체회의에 이어 오후 3차례에 걸쳐 수석 대표 접촉을 가지며 협의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하려면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게 먼저라며 북한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반면, 북측은 설비 점검이 끝나는 대로 조속히 재가동하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공단 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외국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성공단을 국제 공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북측은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책임을 두고서도 한국 정부는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북측은 최고 존엄 모독 등을 언급하며 남측이 먼저 공단 가동에 부정적인 행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남과 북은 오는 15일 다시 만나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통일부는 남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이 같다며 후속 회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남측 수석대표인 서호 단장은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상식과 국제규범에 맞는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이야말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한 상식과 국제 규범에 맞는 그런 합의를 통해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실무 회담과는 별도로 시설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도 이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시설 점검이 시급한 60여 곳의 전기 전자 업체 관계자들은 석 달 동안 가동이 중단됐던 설비와 기자재들을 점검하고 남측으로 돌아왔습니다.

입주기업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조업이 중단된 지 98일 만입니다.

입주 기업인들은 물품과 생산 설비 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일부 정밀 기기의 경우 장마로 인해 훼손돼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공동비대위원장입니다.

[녹취: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공동비대위원장] "하루 갖고는, 구체적으로 손을 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가능하지는 않고요. 기계 설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존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2, 3주 이상 걸릴 거예요. 적게는 2주, 많게는 4, 5주 걸리지 않겠나”

북측 관계자들은 입주기업들이 원자재와 설비를 반출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북측 근로자 5만 3천여 명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기업인들은 전했습니다.

입주기업인들은 또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순차적으로 공단에 남겨둔 완제품과 원자재를 가지고 나올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