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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우호조약 35주년 맞아...이스라엘, 평화협상 앞두고 정착촌 강행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중국과 일본이 우호조약 체결 35주년을 맞았지만, 얼어붙은 양국 관계 속에 기념식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평화협상 재개를 앞두고, 1차로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26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집트에서 경찰이 무르시 지지 농성의 강제 해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시아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오늘로 평화우호조약 체결을 맞은지 35주년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어느때보다 냉랭한데요. 두 나라 모두 기념식 조차 열리지 않았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조약 체결 35주년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최근 일본의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 진수 소식 등을 다시 전하면서, 군비확장과 헌법개정 움직임을 경계하는 기사들을 쏟아냈고요. 일본 언론들도 오늘 우호조약 35주년 특집 기사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영유권 갈등 때문에 1972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도 오늘 관련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중-일 관계가 매우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일본이 신중하게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중국 외교부 흥레이 대변인은 오늘 평화우호조약 체결 35주년을 맞아서, 양국 정부가 이 조약을 기념하고 준수할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두 나라는 역사를 거울삼아 양국 사이 갈등을 원만히 처리하고, 관계 회복과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평화우호조약체결 35주년을 맞았지만 기념식 조차 열리지 못했다니...상황이 참 심각한데요. 두 나라 관계가 왜 이렇게 나빠진 겁니까?

기자) 지난해 9월 일본이 센카쿠 열도, 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는 영유권 분쟁지역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한 뒤, 두 나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최근 영유권을 둘러싼 충돌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에 새로 들어선 아베 정부가 우경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역사인식 등과 관련해 갈등이 더욱 고조된 상탭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진 않습니까?

기자) 두 나라의 입장에 너무나 큰 차이가 있는데요. 중국은 영유권 문제가 양국 관계의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센카쿠 열도는 일본 영토이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변 해역에서는 중국과 일본 선박이 대치하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주에는 중국 해양경찰선이 하루 이상 센카쿠 해역에 머물면서 일본이 이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해상자위대 전력을 강화하고, 영유권 분쟁 상황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중국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 오늘 도쿄에서는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충돌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포럼이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이도 중국의 연기 통보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평화우호조약 35주년을 앞두고 일본 아베 총리가 직접 고위 당국자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었는데요? 진전이 없습니까?

기자) 중국의 반응이 싸늘한데요. 일본은 외교장관회담과 정상회담까지 제안했지만, 중국은 일본이 먼저 영유권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거부했습니다. 일본이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실제 양국관계를 개선하려는 진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일본 언론들이 외교 소식통을 빌어 전하고 있는데요. 눈길을 끄는 내용입니다. 영토문제와 관련해 일본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다른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유권 분쟁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을 재개하려는 입장으로도 해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영유권 문제는 타엽하지 않겠다면서도, 이 문제을 후세에게 맡기자는 '보류론'도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원칙론은 지키돼, 이 문제 때문에 양국 관계가 계속 악화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도 보인 것입니다.

/// VOA ID ///

진행자)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이번 주에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유례가 없었던 더위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세 나라 모두 지난주말 4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요. 중국 저장성 사오싱에서는 어제 낮 기온이 44도까지 올라갔고요, 일본 시코쿠 고치현 시만토시는 오늘 수은주가 41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도쿄에서는 11일 도심 기온이 하루 종일 30도를 웃돌았는데요, 역시 기상 관측 이래 처음 있는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한국도 울산에서 지난 10일 40.3도를 기록했었습니다.

진행자) 정말 견디기 힘든 더위군요?

기자) 네. 특히 이런 더위가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인명 피해와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37도가 넘으면 주황색 고온경보, 40도가 넘으면 빨간색 고온경보를 발령하는데요. 오늘까지 19일째 고온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이는 고온경보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또 중국 전체 130개 기상관측 지점 가운데, 30개 지점에서 사상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고 합니다.

진행자) 왜 이런 더위가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중국 동부에 자리잡은 고온의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내뿜고 있고요, 또 올해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도 동서로 길게 확장해서 동북아시아 전체가 폭염에 갇힌 상황입니다. 이런 더위는 이달 중순까지 계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필리핀에서는 태풍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11호 태풍 '우토르'가 오늘 필리핀 동부 해안을 강타했는데요.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실종되는 등 주로 루손섬과 주변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은 대부분 조업을 나갔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린 어부들입니다. 이 태풍은 한반도까지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필리핀을 지나서 오는 15일에는 중국 남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VOA ID ///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번 주 예루살렘에서 평화협상을 재개하는데요. 이를 앞두고, 이스라엘이 1차로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104명을 앞으로 협상 진전에 따라 4차례에 걸쳐 석방하기로 했는데요. 이 중 1차로 석방될 26명의 명단을 공개한 겁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26명 중 21명은 이스라엘인이나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중이었고요. 나머지 5명은 살인 미수나 납치 혐의로 수감 중이었습니다. 대부분 1980년대에 재판을 받고 이미 20년 이상 복역한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내에서는 반발도 거세다고요?

기자) 살인범들을 협상의 대가로 풀어줘서는 안된다는 건데요. 또 이들이 풀려나서 다시 이스라엘인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피해자 가족 단체 관계자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이 날이 슬픈 날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이들은 정치범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이며 석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인데요. 또, 이번에 풀려날 수감자 상당수가 이미 형기를 거의 마친 상태며, 어차피 몇 년 안에 풀려날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이 이렇게 한 편으로는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팔레스타인이 반대하는 정착촌 건설을 추가로 승인했군요?

기자)네,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1100여채의 집을 새로 짓기로 하고 입찰 공고를 냈는데요. 팔레스타인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성명에서 정착촌 확대는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에 진정성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평화협상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부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10년에도 양측이 협상을 재개했지만 하루만에 정착촌 문제로 결렬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정착촌 건설 문제에 관해선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이 단호하군요?

기자) 네.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미리 양보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현 상태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이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은 향후 독립국가 영토로 편입하려는 지역에 이스라엘이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이집트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구요?

기자) 무르시 찬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오늘 카이로에서는 임시정부가 무르시 지지 농성을 곧 강제 해산할 거란 소문이 돌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는데요. 아직 해산 움직임은 없었고요. 일부 외신들은 이집트 관계자의 말을 빌어서, 원래 강제 해산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외부로 세어나가면서 연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농성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지지자들이 평화적인 연좌농성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카이로 나스르시티의 사원과 카이로대학 인근 광장에서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도정부는 앞서 농성 해산에 나서겠다며, 그 전에 자진 해산을 요구했지만 말씀 드린데로 아직 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르시 전 대통령의 구금기간을 연장했다는 보도도 있요?

기자)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본데요. 이집트 사법부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구금기간을 보름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하마스와 협력해서 폭력을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의 조사를 위해 구금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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