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중국 보시라이 상고 패소, 무기 확정...백악관, 상원에 이란 제재 연기 요청


세계 각 국의 주요 뉴스를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상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한 때 최고 핵심 권력 중 한 명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재판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었는데요. 결국 무기징역이 확정됐군요?

기자) 네. 보시라이 전 서기는 지난달 22일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뇌물수수와 공금횡령, 직권남용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정치권 박탈, 재산 몰수가 선고됐었습니다. 이후 보시라이 측이 상소하면서 오늘(25일) 고급인민법원에서 상소심 공판이 열렸지만, 법원은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판결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법원은 보시라이의 혐의 사실이 명확하고 증거가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시라이 측이 제시한 상소 이유는 사실과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면서, 상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판이 공개됐습니까?

기자) 중국 매체들은 오늘 보시라이가 재판에서 선고 내용을 듣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수의가 아니라 흰색 셔츠에 군청색 점퍼 차림이었지만, 손에는 수갑을 차고 있어서 권력무상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사진에서 보시라이의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표정도 눈에 띄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2심제니까 더 이상 상소 기회는 없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판은 완전히 마무리된겁니다.

진행자) 앞으로 보시라이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정치범들을 수감한 베이징 친청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석방되려면 최소한 13년 이상 복역해야 합니다.

진행자) 보시라이가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유력한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인데, 어떻게 이렇게 몰락한겁니까?

기자) 보시라이는 중국 혁명원로인 보이보 전 부총리의 아들입니다. 30대에 다렌시 시장이 됐고, 랴오닝성 성장, 상무부장 등을 거쳐서 지난 2007년부터 충칭시 당서기를 맡았습니다. 이후 반 시장경제 군중노선, 또 과거의 공산주의적 이미지를 강조한 충칭 모델을 추진하면서 중앙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과 부패와 범죄 단속 등의 성과가 부각되면서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었지만, 결국 지난해 초에 이번 사건이 터진겁니다.

진행자) 아내의 영국인 독살 사건이 몰락의 시작이 됐죠?

기자) 네. 중국 검찰의 기소내용에 따르면 보시라이 아내 구카이라이가 지난 2011년 11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습니다. 그런데 보시라이가 이를 파악한 자신의 심복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에게 압력을 가하면서, 왕리쥔은 청두 소재 미국 총영사관으로 정치 망명을 시도하다 실패합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보시라이를 당서기직에서 해임하고 사법처리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아내 구카이라이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구카이라이는 살인으로 사형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왕리쥔도 직무유기와 배반도주, 뇌물수수 등의 죄목으로 징역 15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살펴보죠. 마잉주 타이완 총통이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은 마잉주 총통이 집권한 지난 5년간 중국과의 경제, 문화 교류가 과거 어느때보다 활발합니다. 양안 관계도 가장 원만합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마 총통이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너무 많은 걸 내준다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마 총통이 어제(24일) 인터뷰에서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증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야권에서는 뭘 우려하는겁니까?

기자) 중국은 타이완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타이완의 자주권을 수호하는 데 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타이완이 중국의 경제에 지나치게 종속되고 말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 총통이 지난해 재선에 성공할 당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마 총통은 어제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정치 대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요. 중국과의 군사 대화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타이완 국민들의 분명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도 타이완 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 총통이 요즘 정치적으로는 위기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 10일 타이완 건국기념일에 마 총통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었습니다. 이들은 마 총통의 사임을 요구했는데요. 마총통의 추진한 연금 개혁과 원전 건설 게획 등에 대한 반대가 높습니다. 또 최근에는 당내 정치 라이벌에 대한 도청 의혹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검찰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마 총통의 지지율은 10% 아래로까지 떨어진 상탭니다. 이런 가운데 마 총통의 자신의 대 중국 정책을 통한 성과를 강조하고 있는겁니다.

진행자) 이번엔 이란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란과 강대국들의 핵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미국 백악관이 의회에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미루도록 요청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백악관에서 어제 미 상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있었는데요. 백악관은 상원에서 추진 중인 대 이란 제재 강화 법안의 추진을 미룰 것을 요청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상원 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어떤 내용을 추진 중입니까?

기자) 상원 금융위원회에서는 지난 달부터 이란의 핵 개발에 대응해 기존의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다가, 이미 백악관의 요청으로 한 차례 연기했었는데요. 새 제재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더욱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행된다면 이미 어려운 이란 경제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요청에 상원의원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공화당 의원들은 이란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더 이상 추가 제재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상원은 민주당 다수라서, 법안 처리는 민주당 소속 팀 존슨 위원장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존슨 의원실은 어제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왜 당장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데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현재 이란과의 핵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이후, 협상을 통한 핵 문제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네바에서 열린 P5+1 강대국들과의 협상에서도 핵 사찰 확대 수용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음 달 7일부터 이틀간 후속 협상 일정까지 잡아놓은 상황인데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움직임이 자칫 협상 분위기를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란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새 이란 정부와 재개한 협상을 좀 더 지켜보자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오히려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에 대비해,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이 20% 농축우라늄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이란 관영 매체가 어제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미 의료 연구를 위해 필요한 충분한 양의 20% 농축우라늄을 확보했고, 따라서 더 이상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협상에는 희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강대국들은 이란에 20% 농축우라늄 생산 중단을 요구해왔는데. 이란이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20% 농축우라늄이 핵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습니까?

기자) 바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더 농축해서 순도를 높이면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해 우려해왔습니다. 이란의 이번 발표로 핵 협상 성과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