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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탈북자들, 북한 실태 증언에 적극 나서


지난 8월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이성민 씨가 캐나다 C-TV에 출연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증언했다.
지난 8월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이성민 씨가 캐나다 C-TV에 출연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증언했다.
해외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현지인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차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사는 탈북 난민 박지현 씨는 최근 영국 노팅햄대학에서 북한 실상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이 대학의 학생잡지인 ‘임팩트 (IMPACT)’는 지난 2일 박 씨가 중국에서 4천 위안, 미화 650 달러에 팔려 인신매매된 체험, 강제북송의 아픔, 북한 당국이 평양과 지방을 심각하게 차별하는 실태 등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씨의 증언은 유럽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유럽연맹 노팅햄대학 학생지부의 초청으로 이뤄졌습니다.

박 씨처럼 해외에서 북한의 실상을 증언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의회에서 견습직원(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 대학생 이성민 씨는 최근 미국의 명문 컬럼비아대학과 존스 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에서 북한의 실태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녹취: 이성민 씨] “I have been educated by North Korean authority…”

지난 8월 캐나다 최대 민간방송인 ‘C-TV’의 아침 생방송에 출연해 유창한 영어로 북한을 소개했던 이 씨는 미 대학들에서 북한 장마당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자신의 북-중 국경지역 밀수 체험과 해가 갈수록 진화되는 장마당의 모습을 볼 때 앞으로 장마당이 북한체제 변화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란 겁니다.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북한 신동혁 씨는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에 상주하면서 바쁜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신동혁 씨] “지금부터라도 유엔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고, 식량을 지원해 주지만 그 대가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강요를 한다던지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가 북한 정부를 압박하면 (수용소의 희망에)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 씨는 최근 프린스턴대학 등 여러 대학과 유대인 대량학살을 기리는 일리노이 주 홀로코스트 박물관, 워싱턴의 체코대사관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신 씨가 설립한 민간단체 ‘Inside NK’ 는 5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에서 탈북자 관련 영화 상영과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는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칼 거슈먼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탈북자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 조진혜 대표는 최근 미 서부 지역을 돌며 증언한 데 이어 오는 1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인차 다시 만납시다’ 란 탈북자 지원 모금행사에서 증언합니다.

또 미국 내 탈북 고아 입국 1호인 조셉 씨는 지난 3월 터프츠 대학과 TED 연설로 주목을 받았고, 텍사스에서 활동 중인 탈북 여성 엄명희 목사는 한인 교회들을 순회하며 ‘북한 바로알기’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탈북자들의 활발한 증언에 대해 북한인권 단체들은 늦은감이 있지만 매우 고무적이라며 반기고 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 단체 링크의 박석길 정보전략부장은 ‘VOA’에, 이 단체가 이미 올해 초부터 탈북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해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석길 부장] “피난민(탈북자)이란 사람들은 그저 불쌍한 피해자가 아니라 되게 잠재력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그 분들의 잠재력이 이뤄지는 그런 환경이 중요하다는 개념을 홍보하려고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나라일수록 강연이 활발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행사를 위해 많은 경비와 시간을 들여 한국에서 탈북자 증인을 초청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는 현재 난민 자격으로 공식 입국한 163 명을 비롯해 수 백 명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고, 영국에는 6백여 명, 캐나다에는 1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서울과 워싱턴 등 여러 도시에서 청문회를 개회한 것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탈북 대학생 이성민 씨는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국제사회에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민 씨] “내가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거죠. 탈북자도 뭔가 (북한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뭔가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또 우리가 그런 것을 해야겠죠.”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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