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산가족 상봉 사흘째 침묵..."다음달 재개 어려울 듯"

북한이 다음 달 17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사흘째 침묵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이전에 상봉 행사를 열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29일 오후 판문점 연락관 마감통화 때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7일 한국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제안에 사흘 째 침묵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키 리졸브 연습 이전에 상봉 행사를 개최한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남북한의 설 연휴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이 가동되지 않아,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남북간 협의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29일 오전 북한에 전통문을 보내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에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의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박수진 부대변인] “북한 측이 진정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측이 제시한 상봉일자 등 상봉 행사 개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고려하여 북한 측이 우리 측의 요구에 조속히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합니다.”

북한의 답변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데 대해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상봉 행사 시기를 늦추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중단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으로선 이산가족 상봉이 급할 게 없는 만큼, 최대한 명분과 실리를 챙기려 할 것이라며 상봉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는 다음 달 중순 상봉 행사 성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상봉 행사 준비에 2주 정도가 걸리는 만큼 다음 주 초가 지나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에도 군사적 적대행위는 남북관계의 근본적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라며 한국 정부에 미-한 군사연습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