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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서 후배 구출하려다 참변 당해...동해안 폭설, 백두대간 눈구름 탓


한국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서울통신입니다. 붕괴사고 현장에서 후배들을 구조하던 선배 학생이 2차 붕괴 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해안에 쏟아진 폭설은 눈구름이 백두대간에 막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VOA 서울지국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다 자신이 희생되는 것을 ‘살신성인’이라고 하는데, 먼저 어떤 사고현장이었죠?

기자) 지난 17일 밤 9시 15분쯤 경상북도 경주시 한 휴양단지 안에 있는 체육관 지붕이 무너졌습니다. 이 사고로 당시 신입생 환영 행사를 하고 있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숨지고 백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사고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볼까요?

기자) 학교 측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인 25살 양성호 씨는 사고 순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양 씨는 그러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후배들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양 씨는 후배들을 찾아내 구조하면서 4차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마가 끼려고 그랬는지 다섯 번째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2차 붕괴가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그 때 희생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 씨는 무너져 내린 철골 구조물에 깔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진행자) 긴급한 상황에서도 양 씨가 이처럼 의협심을 잃지 않은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죠?

기자) 네,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양 씨는 평소 의협심이 강했다고 합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듯 양 씨의 어머니는 부산시 남구 용당 여성 의용소방대장으로 14년이나 봉사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양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침례병원 장례식장에는 양 씨의 의로운 죽음을 애도하는 선후배와 친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부산 남구청은 양 씨를 의사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가 후배들을 구하려다 희생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붕괴사고도 폭설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하는데 최근 동해안 지역에는 정말 눈이 많이 내렸죠?

기자) 올 겨울 들어 동해안 지역 폭설은 사상 최악입니다.

강원도 강릉에는 지난 6일 시작된 눈이 14일까지 이어지면서 9일 연속 눈이 내렸습니다.

지난 1911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긴 기록입니다. 또 강릉에는 지난 11일 오전 적설량이 110cm를 기록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올 겨울 들어 동해안 지역에 이렇게 폭설이 내린 원인은 무엇이죠?

기자) 이런 동해안 폭설은 한반도 북쪽 만주지역의 고기압과 한반도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이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서 거대한 제설기처럼 수분과 찬바람을 섞어 동해안으로 쏘아댄 탓에 폭설이 이어졌습니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동해에서 불어온 습한 공기가 태백산맥에 가로막히면서 눈구름이 만들어지고 폭설로 변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또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눈 날씨가 이어진 원인은 무엇이죠?

기자) 네, 이 같은 기압 배치가 계속됐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캄차카 반도에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서 저기압이 동쪽으로 빨리 빠져나가지 못해서 폭설이 장기화 됐습니다.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에는 2월쯤 대륙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주변의 저기압이 조금 더 북쪽으로 지나가게 되는데 이런 기압배치가 되면 폭설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2월에 강릉지역에서 30cm 이상 눈이 쌓인 경우는 지난 1990년 이래 이번까지 여덟 차례나 됩니다.

진행자) 이제는 눈이 그만 올까요?

기자) 동해안 눈 날씨는 오늘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일 오후부터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는데, 자세한 적설량 예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올 겨울 유난한 동해안 지역의 폭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세계 최초의 바다 위 액화 천연가스
저장 시설이 한국에서 건조됐군요?

기자) 네, 세계 최초로 부유식-바다에 떠있는-액화 천연가스 저장과 재기화 설비를 한국 기술진이 건조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오늘 울산 본사에서 노르웨이 ‘회그 액화 천연가스’ 회사로부터 주문 받은 이 설비의 명명식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됐죠?

기자) 독립이라는 뜻인 ‘인디펜던스’로 지어졌는데요, 이것은 리투아니아가 ‘에너지의 독립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에서부터 내륙으로 가스 공급을 받는데 의존해 왔으나 발트해 연안에 이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저장 시설을 정박시켜 천연가스를 끌어올 수 있게 됐습니다.

리투아니아로서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오늘 명명식에는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조금 낯선 설비인데, ‘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저장시설’은 어떤 설비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바다 위에 떠있는 액화 천연가스 저장시설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축구장 3배 크기인 길이 294m, 폭 46m, 높이 26m로 7만 톤의 천연가스를 저장해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해상에 떠 있으면서 운반선이 실어온 가스를 액체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기체로 만들어 공급하는 설비입니다.

진행자) 해상에 이런 설비를 하는 것은 육지에 하는 것보다 장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육지에 건설되는 천연가스 공급기지보다 공사기간이 1년 정도 짧고 건설비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극심한 에너지 부족으로 단기간에 천연가스 공급기지 건설을 바라는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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