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고 6자회담 관련국들 간 교차방문이 이어지면서 회담 재개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한 군사훈련이 시작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실태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6자회담 교착상태가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조성된 대화 분위기와 각국의 움직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반도 정세, 대화 기류가 흐르는 것 만큼은 분명한 거 아닙니까?
기자)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어렵사리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남북대화 역시 급물살을 탔구요. 남북관계가 조금씩 진전되면서 당연히 북한 핵 문제를 풀려는 노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이 혹시 올해 안에 재개되는 게 아닌가, 그런 전망이 나올만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바로 그런 시점에 미국과 중국 외교 당국자들이 활발히 접촉하면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6자회담 동력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보였던 거구요.
기자) 6자회담 관련국들의 물밑접촉만 보면 회담 재개 논의가 본격화하는 듯 보인 게 사실입니다. 국무부 윌리엄 번스 부장관과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최근 일제히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방문했구요. 존 케리 국무장관도 2주 전 중국을 찾았습니다. 중국 측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달 중순 중국의 한반도 실무 책임자들이 방북했구요, 곧바로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주 평양, 서울을 잇따라 방문했으니까요.
진행자) 중국 고위 인사가 방북 뒤 곧바로 방한한 건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됐었죠. 자, 이런 분주한 움직임들, 성과가 좀 있었습니까?
기자) 6자회담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런 인상만 깊어진 만남이었습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태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반면 중국은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만 언급하고 있으니까요. 이럴 때 북한이 뭔가 행동을 보여주면 상황이 급진전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준비가 된 것 같진 않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호응한 건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6자회담 재개를 향해 북한이 내딛는 첫 걸음이다,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도 얼마 전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북한의 이런 노력이 오바마 행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기존 대북정책을 바꿀 충분한 유인책이 되느냐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선 회의적인 시각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북한이 원하는 것처럼 대화국면으로 쉽사리 전환되지 않을 거다, 그런 진단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 내 대북기류를 잘 아는 워싱턴 외교 소식통의 얘길 지난 25일 들어봤는데요. 미-북 관계가 회복되고 대화가 재개되기까지는 여전히 지뢰밭이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도 이제 시작 단계 아닙니까? 북한이 어떤 시비를 걸지 모를 일입니다. 여기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북한인권 최종 보고서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큰 변수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북한이 트집 잡을 일이 많을 거라는 전망으로 들리네요.
기자) 그래서 지뢰밭이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유엔이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걸로 상황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당장 다음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서가 제출됩니다. 북한 반인도 범죄가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또 이 보고서가 북한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가장 권위있는 기준이 된다는 것도 북한에겐 엄청난 부담입니다. 이런 압박이 계속되면 북한이 또 무슨 핑계로 어떤 도발에 나설지 모른다, 이런 설명입니다. 6자회담은 커녕 대화 분위기를 악화시킬 일만 남았다는 거죠.
진행자) 실제로 최근 미국 정부 내에서도 그런 기류가 읽히는 게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연일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중요한 대목입니다. 지난 26일과 27일 잇달아 북한을 언급했는데, 비난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지적하면서 북한을 악이자 사악한 곳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냥 비난만 한 게 아니라 북한 정권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모든 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게 떠오르네요.
기자) 그 때도 미-북 관계가 크게 냉각됐었습니다. 양국 간 대화도 상당히 오랫동안 끊겼었구요.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도 6개월간 단절됐었습니다. 따라서 케리 장관이 ‘악의 축’ 보다도 강도 높게 들릴 수 있는 표현을 쓴 의도가 뭐냐, 이 부분이 주목됩니다. 미국이 대북 접근에서 핵 문제 뿐아니라 인권 문제를 주요 이슈로 부각하겠다는 걸 시사한 게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이런 강한 압박에 북한이 돌연 태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6자회담 재개 방향과는 반대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당장 북한과 대화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미국 정부의 그런 강성기조를 보여주는 발언일 수 있겠군요?
기자) 워싱턴 외교 소식통을 다시 인용하자면, 누구보다도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초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씨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배 씨 석방을 거듭 촉구하면서 미국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거라고 했습니다. 때맞춰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일정이 잡혀 배 씨 석방이 기대됐는데, 북한이 또다시 초청을 취소해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오바마의 권위를 면전에서 무시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더더욱 대화에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워싱턴 소식통의 진단이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적어도 케네스 배 씨를 석방시키는 게 첫 단계가 될 것이다, 그런 지적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반도 정세, 대화 기류가 흐르는 것 만큼은 분명한 거 아닙니까?
기자)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어렵사리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남북대화 역시 급물살을 탔구요. 남북관계가 조금씩 진전되면서 당연히 북한 핵 문제를 풀려는 노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이 혹시 올해 안에 재개되는 게 아닌가, 그런 전망이 나올만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바로 그런 시점에 미국과 중국 외교 당국자들이 활발히 접촉하면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6자회담 동력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보였던 거구요.
기자) 6자회담 관련국들의 물밑접촉만 보면 회담 재개 논의가 본격화하는 듯 보인 게 사실입니다. 국무부 윌리엄 번스 부장관과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최근 일제히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방문했구요. 존 케리 국무장관도 2주 전 중국을 찾았습니다. 중국 측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달 중순 중국의 한반도 실무 책임자들이 방북했구요, 곧바로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주 평양, 서울을 잇따라 방문했으니까요.
진행자) 중국 고위 인사가 방북 뒤 곧바로 방한한 건 처음이어서 더욱 주목됐었죠. 자, 이런 분주한 움직임들, 성과가 좀 있었습니까?
기자) 6자회담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런 인상만 깊어진 만남이었습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태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반면 중국은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만 언급하고 있으니까요. 이럴 때 북한이 뭔가 행동을 보여주면 상황이 급진전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준비가 된 것 같진 않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호응한 건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6자회담 재개를 향해 북한이 내딛는 첫 걸음이다,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도 얼마 전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북한의 이런 노력이 오바마 행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기존 대북정책을 바꿀 충분한 유인책이 되느냐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선 회의적인 시각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북한이 원하는 것처럼 대화국면으로 쉽사리 전환되지 않을 거다, 그런 진단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 내 대북기류를 잘 아는 워싱턴 외교 소식통의 얘길 지난 25일 들어봤는데요. 미-북 관계가 회복되고 대화가 재개되기까지는 여전히 지뢰밭이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도 이제 시작 단계 아닙니까? 북한이 어떤 시비를 걸지 모를 일입니다. 여기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북한인권 최종 보고서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큰 변수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북한이 트집 잡을 일이 많을 거라는 전망으로 들리네요.
기자) 그래서 지뢰밭이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유엔이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걸로 상황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당장 다음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서가 제출됩니다. 북한 반인도 범죄가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또 이 보고서가 북한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가장 권위있는 기준이 된다는 것도 북한에겐 엄청난 부담입니다. 이런 압박이 계속되면 북한이 또 무슨 핑계로 어떤 도발에 나설지 모른다, 이런 설명입니다. 6자회담은 커녕 대화 분위기를 악화시킬 일만 남았다는 거죠.
진행자) 실제로 최근 미국 정부 내에서도 그런 기류가 읽히는 게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연일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중요한 대목입니다. 지난 26일과 27일 잇달아 북한을 언급했는데, 비난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지적하면서 북한을 악이자 사악한 곳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냥 비난만 한 게 아니라 북한 정권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모든 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게 떠오르네요.
기자) 그 때도 미-북 관계가 크게 냉각됐었습니다. 양국 간 대화도 상당히 오랫동안 끊겼었구요.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도 6개월간 단절됐었습니다. 따라서 케리 장관이 ‘악의 축’ 보다도 강도 높게 들릴 수 있는 표현을 쓴 의도가 뭐냐, 이 부분이 주목됩니다. 미국이 대북 접근에서 핵 문제 뿐아니라 인권 문제를 주요 이슈로 부각하겠다는 걸 시사한 게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이런 강한 압박에 북한이 돌연 태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6자회담 재개 방향과는 반대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당장 북한과 대화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미국 정부의 그런 강성기조를 보여주는 발언일 수 있겠군요?
기자) 워싱턴 외교 소식통을 다시 인용하자면, 누구보다도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초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 씨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배 씨 석방을 거듭 촉구하면서 미국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거라고 했습니다. 때맞춰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일정이 잡혀 배 씨 석방이 기대됐는데, 북한이 또다시 초청을 취소해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오바마의 권위를 면전에서 무시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더더욱 대화에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워싱턴 소식통의 진단이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적어도 케네스 배 씨를 석방시키는 게 첫 단계가 될 것이다, 그런 지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