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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정상회담, 러시아 제제 공조 확인...중국 시진핑 주석, 프랑스 국빈 방문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제재 공조 의지를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와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파리를 국빈방문한 가운데, 25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필리핀 정부와 최대 이슬람 조직이 40여년에 걸친 내전을 마감하는 평화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유럽과 미국의 정상회담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어제(26일)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유럽을 순방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만나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제들이 있었나요?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연합과 미국의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이 주요 의제였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양측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비난하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도발을 막기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공조 의지를 거듭 밝혔씁니다.

진행자) 하지만 앞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해 실질적인 경제 제재를 추진할 수 없을 거란 관측이 많았잖습니까? 실제로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이 언급했던 강력한 제재는 나오지 않았고요.

기자) 어제 정상들도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그 부분을 언급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며,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있어서 미국과 유럽 사이에 완벽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넘어서 추가적인 도발 조치를 취할 경우 에너지 제재를 포함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적하신대로 유럽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야 하는데요. 어제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도, 유럽의 에너지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방안을 고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앞서 미국에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편 어제 정상회담에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도 논의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상이 조기 타결되면 미국의 대 유럽 천연가스 수출이 훨씬 수월해질 것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와 가까운 국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러시아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에도 계속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주말 2만명의 병력이 집결했다는 소식이 나온데 이어, 이번 주 다시 1만 명 이상이 추가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 러시아 지역에 까지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러시아 당국자들은 크림반도 외 다른 지역에 병력을 보낼 계획은 없으며, 이번 병력 증강은 훈련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데요.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방문 중인데요, 어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죠?

기자) 두 정상은 올해 양국 수교 50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협력 관계를 한 층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964년 서방 국가로는 처음으로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이 중국 마오쩌둥 정권을 인정하고 수교한 사연이 있습니다. 시 주석과 올랑드 대통령도 어제 회담에서 두 나라의 오랜 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의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로 다짐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시 주석을 크게 환대했는데요, 올랑드 대통령은 어제 시 주석을 위해 의장대를 함께 사열하고 저녁에 엘리제궁에서 국빈만찬을 연 데 이어, 오늘도 베르사유궁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를 함께 관람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이번 국빈방문에 맞춰 경제 협력 분야에서 큰 선물을 프랑스에 안길 거란 예상도 있었는데요?

기자) 예상대로 50여건의 투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미화 25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몹니다.

진행자) 어마어마하군요?

기자) 눈에 띄는 항목들을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요. 제일 큰 건은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70대를 구매하기로 한 건데요. 100억 달러 규몹니다. 에어버스는 이와 별도로 중국항공공업그룹과 공동으로 향후 20년에 걸쳐서 1천대의 민간 헬리콥터를 생산하기로 했는데요. 이 건도 규모가 8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밖에 중국 둥펑자동차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프랑스 PSA 푸조·시트로엥 지분 14%를 15억 달러에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는 프랑스와 중국의 무역 불균형이 심각하죠?

기자) 프랑스의 대 중국 무역 적자는 지난해만 35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프랑스는 중국이 자국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프랑스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대 중국 투자는 중국의 프랑스 투자의 5배에 달하는데요. 특히 프랑스는 최근 실업난이 악화되기 때문에, 중국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실업율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제 외에 다른 분야의 협력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 외에도 인적 교류와 문화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프랑스는 모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서 중동 평화,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등에 있어서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중국에 이어 다른 유럽 국가들도 방문하죠?

기자) 시진핑 주석은 네덜란드를 거쳐 프랑스에 도착했는데요. 프랑스에서 사흘을 보낸 뒤 독일과 벨기에도 잇따라 방문할 예정입니다. 벨기에에서는 유럽연합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돼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아시아 소식입니다. 필리핀 정부와 최대 이슬람 반군 조직이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고요?

기자) 오늘(27일)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의 무라드 에브라힘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식이 열렸습니다. 서명식에는 그동안 협상 중재역을 맡아온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내전을 완전히 끝내는 겁니까?

기자) 사실 아직 다른 소수 반군단체들도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완전히 끝났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1만명이 넘는 규모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무장 투쟁을 끝내기로 했고요, 대신에 필리핀 남부에 방사모르 자치지역을 설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슬람 반군들은 지난 1970년대 이후 분리독립이나 자치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무장 투쟁을 벌여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최소 12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들은 13세기 아라비아 상인들이 처음 거주했던 필리핀 남부지역을 고향으로 여겨왔습니다.

진행자) 방사모르 자치지역의 크기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필리핀 남부 5개 주와 2개 도시, 36개 마을을 포함하는데요, 필리핀 전체 영토의 10% 정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앞으로 점진적으로 무장을 해제하면서 해당 지역의 치안권을 넘겨 받기로 했고요. 자치의회를 구성하고, 과세권도 갖게 됩니다.

진행자)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이 오랬동안 진행됐었죠?

기자) 양측은 지난 2003년 처음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폭력사태가 발생했고요, 특히 지난 2008년에는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의 일부 세력이 기독교 마을을 공격해서 400여명이 죽고 75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사태도 벌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된 협상이 결실을 맺어서, 오늘 서명으로 이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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