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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무부 부장관 "미·중 한반도 비상계획 논의해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자료사진)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자료사진)
북한의 급변 사태로 인한 한반도 위기를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가 제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데다 중국도 이를 꺼리고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과 민주당 안보 전략의 핵심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론 부르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이 최근 21세기 미-중 관계에 관한 새 책을 출간했습니다.

‘전략적 보증과 해법’이란 제목의 이 책에서 두 저자는 한반도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미국과 중국이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급변사태가 전쟁과 북한의 정권 붕괴 등 어떤 형태가 됐든 중국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론 연구원] “In our book, we talk about the fact if there…”

중국의 역할을 미-한 연합사령부의 비상계획(작계)에서 배제할 경우 훨씬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과 오핸론 연구원은 저서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상사태 때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북한 난민, 핵과 화학물질 등의 유출 같은 우려에 대해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미 간 작계 5027이나 5029에 따라 한국이 주도하는 남북통일을 중국이 수용할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이런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미-중 국방 당국자간 접촉은 거의 없고 양측 간 한반도에 관한 논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미-중 군 수뇌부 간의 긴급 직통 전화가 없고 실질적인 작전 수칙에 대한 논의도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과 미-한 간 사전 조율 없이 급변 사태를 맞게 된다면 서로의 의도와 움직임을 잘못 읽어 위기가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중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론 연구원] “On top of that, they might be in help…”

중국이 위협이 아니라 한반도 위기 안정에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 미-한 정부에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거나 한국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급변사태에 관한 미-중 간 협의에 대해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5일 ‘VOA’에 중국은 미국과의 한반도 급변 사태 논의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린 전 보좌관 ] “Because they worry about us leaking…

중국은 미-중 간 논의가 외부에 누출될 가능성과 북한을 너무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또 중국의 속내를 읽은 미-한-일이 실질적인 정권 교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도 중국의 우려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3일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해 북한의 체제붕괴를 가정해 난민수용소 설치 등 긴급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린 전 보좌관은 중국이 비상사태에 관한 논의를 꺼리고 있는 만큼 우선 미-한, 미-한-일부터 구체적인 협의를 하며 점진적으로 대화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린 전 보좌관] “So we have to have good US-ROK dialogue. I would include Japan…”

중국측에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한 미국과 한국 우방들의 입장, 중국 참여의 당위성을 계속 알리며 궁극적으로 중국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단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중국의 안보 우려를 안심시키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령 한반도 통일 뒤에도 미군이 38선 아래 주둔하고 병력 축소 가능성에 대해 협의하며 조용히 급변사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이날 ‘VOA’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 “I think I was personally very encouraged after the last…”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중국이 지난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고무됐다며, 미국과 우방이 북한의 도발 억지와 변화를 위해 중국과 더욱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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