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 주석, 아시아 안보기구 제안...태국 계엄령, 시위 소강상태

세계 각국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 안보협력기구 창설을 제안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 기조연설에서 이런 제안을 했는데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중형 여객기를 곧 인도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먼저,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아시아 안보협력기구에 대해 알아보죠.

기자) 기존의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를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안보 기구로 개편하자는 겁니다.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는 줄여서 CICA라고 부르는데요. 중국이 현재 의장국을 맡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상하이에서 열린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CICA를 기반으로 새로운 아시아 지역 안보협력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의 기구를 제안한 건가요?

기자) CICA는 현재 지역안보 협의체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실질적인 안보협력기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고 안보 사안 협의와 관련 조치의 이행을 감독하는 하부기구도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회원국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사실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안보협력에 초점을 맞출 거란 예상은 이미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제안은 처음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다른 회원국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 주석의 제안을 지지하는 발언이 눈길을 끄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2016년까지 의장국을 맡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새 기구로의 재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21일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시 주석은 제 3국을 겨냥한 군사동맹 강화는 지역의 공통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아시아인들이 중심이 돼서 직접 자신들의 문제를 처리할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나라의 절대적인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시켜서는 안되며, 한 나라가 한 지역의 안보를 지배하려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CICA의 회원국이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CICA는 현재 26개 회원국과 옵서버라고 부르는 7개 참관국, 4개 참관기구가 있는데요. 미국은 참관국으로, 회원국은 아닙니다. 일본도 회원국이 아니고요. 하지만 중국과 인도, 한국, 태국, 베트남 등 여러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회원국이고요. 러시아도 회원국입니다. 또 이란과 이라크, 이스라엘 등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떤가요?

기자) 북한은 초기 논의 단계에는 참여했었지만, 제안국인 카자흐스탄이 북 핵 문제에서 한국을 지지하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의장국을 맡은 만큼 태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겠죠.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에 중국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열렸는데요. 두 나라가 대규모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이 계약서에 서명했는데요. 이로써 10년 넘게 끌어온 가스 공급 계약이 전격적으로 체결된 겁니다. 중국은 2018년부터 30년에 걸쳐 러시아로부터 380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중국 소비량의 23%, 러시아 국영 회사인 가스프롬 수출량의 16%에 달하는 막대한 양입니다. 계약 규모도 4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동안 가격 협상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결국 합의가 이뤄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모두 최근 가스협정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제재 위협을 받으면서 새로운 판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중국도 최근 가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공급원을 원하고 있었는데요. 두 나라의 이런 필요가 맞아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중형 여객기를 처음으로 인도한다는 보도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영 상용비행기공사를 줄여서 코맥이라고 부르는데요. 코맥은 21일 상하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청두항공이 주문한 중형 여객기 ARJ21-700 2 대를 인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형 여객기라면 승객을 얼마나 태울 수 있습니까?

기자) 80 명에서 90 명 정돕니다. 비행거리는 2천300에서 3천700 킬로미터고요. 코맥은 지난 2002년부터 중형 여객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원래는 2007년에 첫 여객기를 인도한다는 목표였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됐었습니다. 코맥은 이번에 인도할 ARJ21 여객기의 시험비행을 지난 3월과 4월 북미에서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총 비행거리는 1만3천 킬로미터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대형 여객기 시장은 서방 기업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미국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가 양분해 왔는데요. 이제 중국 업체의 도전히 시작된 겁니다. 하지만 당분간 코맥은 중국 시장에 집중할 계획인데요. 티안민 코맥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선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뒤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시장만 해도 꽤 큰 규모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데다, 최근 항공여행이 증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잉사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5천600여 대의 여객기 수요가 있고, 규모도 7천8백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들이 코맥의 여객기를 구입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요, 가격 경쟁력이 있어서 외국 저가항공사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코맥은 이미 16개 항공사로부터 400여 대의 주문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려면 대형 여객기도 개발해야 할텐데요?

기자) 이미 추진 중인데요. 코맥은 170 명을 태우고 5천 킬로미터까지 비행할 수 있는 C919 대형 여객기를 개발 중입니다. 티안민 회장에 따르면 현재 조립 작업이 진행 중이고 내년에 처녀비행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상업비행 시기는 2018년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 더 큰 차세대 초대형 여객기 개발을 위해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는데요. 이번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태국으로 가보겠습니다. 군부가 8년만에 계엄령을 선포했는데, 어제(21일)는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기자) 군부가 정부와 야당대표, 반정부 시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군부는 현 정부와 함께 8월 재총선을 추진 중인데요. 반정부 진영이 계속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진영의 주장은 뭡니까?

기자) 중립적인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구성해서 먼저 정치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또 잉락 전 총리는 해임됐지만, 현 정부도 여전히 탁신 전 총리의 잔재라며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정부 진영은 여전히 유권자들 사이에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재총선을 치르더라도 정권 교체가 어려울 거라는 계산입니다. 선거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원래 총선이 7월에 치러질 예정이었죠?

기자) 네. 태국은 지난 2월 이미 총선을 치렀지만 헌재가 무효 결정을 내렸고, 7월에 재총선 일정이 잡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군부는 야권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 혼란 사태를 해결한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총선 연기를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반정부 시위대가 완전히 해산한 것은 아니지만 소강상태고요, 계엄군과의 충돌도 없었습니다. 시위대는 군이 계엄령 발표를 발표한 첫 날에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과거 탁신 전 총리가 물러날 때처럼 정권교체의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군도 20일 계엄령 발표 직후에는 주요 건물과 도로, 교차로 등에 무장한 병력을 배치했었지만, 21일은 정부청사와 시위 장소, 방송국 등에만 남기고 나머지 병력은 철수했습니다.

진행자) 친정부 진영도 시위를 예고했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친정부 진영은 처음에는 계엄령이 민주주의 과정을 퇴보시킨다며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군이 어제(21일)현 정부와 협력하면서 재총선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유보적인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반정부 진영에서는 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정치 개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엄령과 상관 없이 주말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