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72시간의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가자지구 평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일본과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 운동에 앞장섰던 전 백악관 대변인이 타계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현지 시각 오늘(5일) 오전 8시를 기해 양측이 이집트가 제안한 사흘간의 휴전에 돌입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에 앞서 가자지구 내 접경지역에 투입했던 지상병력을 철수했고요, 현재 가자지구에서는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포성이 멈춘 상탭니다. 거리에는 행인들과 차량의 통행이 늘었고, 일부 상점들은 그동안 닫았던 문을 열고, 손님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휴전에 돌입한 지 아직 몇 시간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양측이 휴전을 이행하는 것 같군요?
기자)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휴전 돌입 후 하마스의 로켓이 발사됐다거나, 이스라엘의 공습이나 포격이 있었다는 소식은 아직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휴전이 한 쪽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파기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사흘간의 휴전이 지켜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휴전의 다음 단계는 뭡니까?
기자) 이집트의 중재로 카이로에서 양측이 가자지구 평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평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진행자) 양측의 입장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하마스는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 인접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가 지난 2007년 선거에서 기존 파타에 압승을 거두고 가자지구를 차지하자, 국경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봉쇄를 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현실적으로 평화 방안이 없다는 겁니까?
기자)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시작되기 전에 팔레스타인 양대정파인 파타와 하마스가 통합정부 구성에 합의한 바 있는데요. 따라서 파타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에 복귀하는 방안, 혹은 가자지구가 유엔을 통치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걸림돌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실패하면,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이스라엘은 계속 하마스에 무력으로 대응하는 지금의 상태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이 하마스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했다고 이란 고위관리가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모흐센 레자이 이란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입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이란이 팔레스타인에 '파자르-5' 미사일 기술을 전수했다고 말했습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또, 팔레스타인이 적의 공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방공시스템도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의 승인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의 무기 생산 시설이 건재하다는 주장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자이 총장은 이스라엘 공습의 목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미사일 파괴였지만 실패했다면서, 가자지구의 무기 생산 시설은 파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오랜 동맹 관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들어 이스라엘과의 반목이 특히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대니얼 커처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인용해서 그런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커처 전 대사는 과거에도 두 나라가 대립했던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번에는 대립이 가장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도 전직 관리의 말을 빌어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최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최근에도 이례적으로 강한 어휘를 사용하면서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이 난민시설로 쓰이던 유엔 학교를 공습하자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매우 강한 어조로 비난했었는데요. 난민시설이 공격 받은 것은 수치스럽고 경악스럽다면서, 이스라엘에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었습니다. 미국은 앞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가 출범하자,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협력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은 두 나라 관계에 대한 질문에, 여전히 강하고 변화는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러시아 관련 소식입니다. 일본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군요?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오늘(5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 날 일본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조치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자와 우크라이나의 친 러시아파 관계자 40명에 대해 일본 내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추가 제재의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습니까?
기자) 스가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정세가 불안해졌다며 제재 이유를 밝혔습니다. 스가 장관은 또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대상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면서,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한다는 기본 자세에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제재 대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은 빠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과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총리들이 들어있지만, 푸틴 대통령 측근은 빠졌는데요.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그동안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음에도 이번에 추가 제재 조치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요?
기자) 독일은 1억6천만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와의 국방 계약을 취소했는데요. 독일은 러시아에 3년 동안 전투 시뮬레이션 센터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1억6천만 달러를 받기로 한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내려진 조치군요?
기자) 네. 시그마 가브리엘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반군 세력 지원과 말레이시아 항공기 추락을 둘러싼 러시아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독일의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에 함정 두척의 판매를 추진 중인 프랑스도 압박을 받게 됐다고 언론들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러시아 여행사가 파산해서 해외 여행 중이던 러시아 여행객 수만 명의 발이 묶였다는 보도도 있군요. 러시아 여행업계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 제재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러시아 여행사인 '라비린트'사가 영업을 중단했는데요. 이 여행사를 통해 해외여행 중이던 러시아 여행객 2만7천 명이 귀국 항공표를 구하지 못해 발이 묶였다는 겁니다. 이 중 1만1천 명은 러시아 당국이 마련한 항공편으로 귀국했는데요, 1만6천명은 아직 귀국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호텔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머물 곳이 없는 딱한 여행객들도 있습니다. 라비린트를 포함해서 지난 3주간 파산을 선언한 러시아 여행사는 4 곳이나 됩니다.
진행자) 서방제재 때문이라는 여행업계의 주장이 맞는건가요?
기자) 사실 지금까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상징적인 수준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11%나 급락했고, 러시아를 방문하거나 러시아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객이 모두 급감하면서 여행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들 여행사들의 사기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일본 정부가 발표한 방위백서의 한반도 부분에 관해서는 전해드렸는데요.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경고하고 있군요?
기자) 네. 일본 방위성이 오늘(5일) 내각회의에 제출한 방위백서가 중국 관련 내용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요.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한 행동이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동중국해에서는 최근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군사적 긴장도 고조돼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중국의 어떤 조치를 위험한 행동으로 지목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동중국해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고, 자국 전투기를 일본 자위대 항공기에 근접시킨 행동 등을 지적했는데요. 이런 중국의 행동은 공해상에서 비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부를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동중국해에서는 지난 2012년 일본 정부가 영유권 분쟁섬인 센카쿠 열도 일부를 매입한 후, 해상에서도 두 나라 선박이 대치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위백서 내용에 대해 중국 정부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오히려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자국 전투기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건 일본 뿐만이 아닌데요.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이 중국인 어부 12명에게 중형을 선고했다고요?
기자) 필리핀 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 필리핀 영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배가 좌초되면서 붙잡혔는데요. 배에는 조업이 금지된 보호 동물들이 실려있었습니다. 법원은 어부들에게 6년에서 12년의 징역을 선고하고, 각각 10만 달러의 벌금도 부과했습니다. 한편 중국인 측 변호인은 이들이 고의로 필리핀 영해를 침범한 것은 아니며, 해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결국 상당히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군요?
기자) 네. 그래서 중국과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과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최근 서로 군비를 확충하는 등 긴장고 고조되어 왔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 미얀마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벌일거라고요?
기자)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어제(4일) 밝힌 내용인데요. 러셀 차관보는 케리 장관이 버마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중재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중국과 동남아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자발적으로 행동을 자제하는 방안에 합의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전망은 어둡습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오늘(5일) 남중국해 활동을 자제하라는 미국과 필리핀의 제안은 비현실적이며, 특히 미국은 그런 제안을 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레이건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제임스 브래디 전 대변인이 타계한 소식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군요?
기자) 네. 제임스 브래디 전 대변인은 어제(4일) 향년 73세로 타계했는데요. 브래디 전 대변인은 지난 1981년 3월 워싱턴에서 레이건 암살 시도 당시 머리에 총을 맞아 심하게 다쳤고요. 이후 총기 규제 운동에 앞장서서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원래 공화당은 총기 자유화 입장이 강한데, 브래디 전 대변인은 총기 규제 쪽에 섰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욱 주목 받았었는데요. 클린턴 정부에서는 브래디 전 대변인의 이름을 딴 '브래디 총기 규제법'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 성명에서 총기의 위험성을 알린 브래디 전 대변인의 노력으로 이후 많은 미국인들이 총기의 피해를 입지 않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 백악관 대변인으로 재임했던 시기는 길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대변인 취임 후 두 달여만에 암살 미수 사건을 겪었고, 이후 하반신 불구가 돼어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자신이 퇴임할 때까지 브래디 전 대변인의 대변인 직을 유지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