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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무기한 휴전 합의...미군 정찰기, 시리아 상공 비행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기한 임시휴전에 합의했습니다. 미군 정찰기가 시리아 비행을 시작하면서,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를 겨냥한 미군의 공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만났습니다. 미국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10대 마이클 브라운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팔레스타인 관련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기한 임시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임시휴전에 합의했지만 사흘이나 닷새처럼 정해진 날짜 동안만 유효했는데요. 이번에는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진행자) 하지만 완전한 휴전은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양측은 임시휴전 기간 동안 공격을 멈추고, 이집트의 중재로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그동안 휴전 합의와 파기를 반복해왔기 때문에, 이번 임시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진행자) 하마스는 이번 휴전을 승리로 묘사하고 있다지요?

기자) 네, 하마스 관계자가 그렇게 선언했고요.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 지지자들이 하늘로 총을 쏘며 축하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양보를 일부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떤 양보입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 완화하기로 했고요, 의약품과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건축자재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가자지구 주민들이 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해상구역도 확대됐습니다.

진행자) 하마스가 잃은 것은 없나요?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지난 50일 간 계속됐는데요. 하마스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하마스가 보유했던 1만 기의 로켓 중 3분의 1만 남았고요, 외부에서 무기를 들여오던 밀수 터널도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대부분 파괴됐습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는 훨씬 큰데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천140 명이 숨지고 1만1천 명이 다쳤습니다. 또 1만7천 개의 건물이 파괴되고 1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69 명에 불과하고 그 중 민간인은 4 명 뿐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시리아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시리아 내 정찰비행 임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26일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서, 이미 미군 정찰기의 비행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찰비행이 공습을 염두에 뒀다는 건가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승인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공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의 목표물과 방공망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요. 미군의 정찰비행은 공습을 위한 사전 조치이며, 공습이 필요하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미군이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서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습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시리아의 내전이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사태 개입에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공습의 수순을 밟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의 위협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이라크 북부 넓은 지역을 장악한 후 남쪽으로는 수도 바그다드, 북쪽으로는 쿠르드 자치정부 수도 아르빌을 위협했는데요. 아르빌에는 미국 공관과 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라크에 대한 제한적 공습을 결정했고, ‘이슬람국가’의 공세도 주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시리아 북동부에서는 세력을 계속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마지막 공군기지까지 장악했고요.

진행자)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까?

기자) 미국에서 그 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이슬람국가'가 곧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경우 시리아에서의 공습을 추진할 것이라고 뎀프시 의장은 밝혔고요.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앞서 ‘이슬람국가’ 가 기존의 테러조직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훨씬 전략적이고, 막강한 조직과 자금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만났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만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두 정상이 지난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짧게 만나긴 했지만, 공식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이번 회담이 두 정상 간의 단독회담으로 마련된 건 아닙니다. 러시아 관세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이뤄지는 것인데요. 그래서 러시아 관세동맹 참여국인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스 정상도 참석했습니다. 두 정상이 다자회담에 이어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아직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요 의제가 됐겠군요?

기자) 네. 이번 회담의 목적이 지역 분쟁과 교역 문제를 논의하는 것인 만큼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도 거론됐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 간 갈등을 해소할 돌파구는 마련되기 힘들 것이고,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단된 양국 교역과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 정상화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은 러시아 병사들을 체포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우크라이나 보안당국이 26일 밝힌 내용인데요. 친러 분리주의 반군세력 거점 중 한 곳인 도네츠크에서 러시아 공수부대 소속 군인 10 명을 생포했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보안당국은 또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언론 등에 따르면 이들은 반군으로 변장한 후 러시아에서 탱크와 장갑차 등에 나눠타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으며, 우크라이나 군과의 교전 중에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들의 생포 사실을 인정했나요?

기자)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인정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처음에는 자국 군인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서 순찰하다가 실수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다시 반박했는데요. 러시아 군인들은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으며, 교전 중에 러시아 군 장갑차 12대를 파괴했고 우크라이나 군인 12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헬리콥터가 국경 넘어 우크라이나 수비대를 공격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어제 루한스크에 주둔 중인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러시아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아 4 명이 숨지고 3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의 만남을 앞두고, 국경지대에서는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우크라이나 의회 해산을 승인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연정이 붕괴된 후 한 달 안에 새 연정이 구성되지 않자 헌법에 따라 내린 결정입니다. 이번 조치는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축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 선거를 치러서 의회를 구성합니까?

기자) 네. 포로셴코 대통령은 오는 10월26일 새 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를 치른다고 밝혔습니다. 또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새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현 상황에서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는 의문입니다.

진행자) 다음은 미국 소식입니다.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10대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의 장례식이 얼렸군요?

기자) 네. 브라운이 살았던 퍼거슨 시의 한 침례교회에서 25일 장례식이 엄수됐는데요. 가족과 지지자들, 흑인 인권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미국 텔레비전들의 장례식 중계방송 화면에는 제시 잭슨 목사, 알 샤프턴 목사, 스파이크 리 감독 등의 모습이 자주 비쳤고, 백악관 관계자들도 조문객 중에 있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교회 안에만 2천5백 명이 있었고, 교회에 들어가지 못한 1천여 명도 인근 강당에서 TV로 장례식을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장례식이지만 분위기가 어둡지만은 않았다지요?

기자) 미국 교회의 장례식은 한국의 장례식과는 다른 분위기인데요. 망자의 죽음을 슬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망자가 살았던 삶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이번 장례식도 성가대와 관악기들이 때로는 장중하게, 때로는 흥겨운 분위기까지 드는 밝은 성가로 행사를 이끌었고요. 조문객들은 흥겨운 노래가 나올 때는 박수를 치고 춤을 추며 마이클 브라운의 삶을 추모했습니다. 하지만 관이 땅에 묻히고 가족들이 오열할 때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진행자) 마이클 브라운이 숨진 게 지난 9일이었고, 이후 분노한 주민들의 폭력 시위로 번졌었는데요. 장례식 날에는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장례식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시위도 없었습니다. 앞서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는 장례식이 평화롭게 진행돼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었습니다. 하지만 퍼거슨 시 경찰은 26일 저녁에 다시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동안에도 시위가 있었지만, 20일 이후에는 폭력 양상은 띠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례식에 참석한 흑인 지도자들도 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하더군요?

기자) 네. 알샤프턴 목사도 그런 취지의 연설을 했는데요. 마이클 브라운의 죽음이 폭동과 소요로 기억돼선 안되며,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더 나은 사회로 변하는 계기로 기억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로 진상이 밝혀지고, 잘못이 있다면 응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건 조사는 어떻게 돼 갑니까?

기자) 퍼거슨 시가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에서 사건을 조사 중인데요, 조사 결과에 따라 총을 쏜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당시 상황을 말씀드리면요. 지난 9일 대학 입학을 며칠 앞둔 마이클 브라운은 친구와 함께 할머니의 집에 가다가 윌슨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윌슨 경찰관은 주변 상점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브라운의 총에 맞은 상황에 대해 경찰의 발표와 일부 목격자들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경찰의 초기 발표는 브라운이 윌슨 경찰관을 위협했기 때문에 총을 발사했다는 것이었고요, 일부 목격자들은 브라운이 손을 들고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총에 맞았다며 완전히 다른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26일 당시 사건을 우연히 녹음한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10 발의 총이 간격을 두고 발사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윌슨 경찰관의 과잉대응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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