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과격세력 '이슬람국가'를 반드시 응징해, 정의가 실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기한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부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150년 전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북군 장교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동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과격세력 '이슬람 국가'를 강력히 비판했다는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연차총회에 참석했는데요. 여기서 관련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국가'를 암덩어리로 묘사하면서, 이런 암덩어리의 뿌리를 뽑는 것은 쉽지도 않고 단기간에 끝날일도 아니지만,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응징해서 정의가 실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슬람국가'는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채 무고한 주민을 학살하는 등 끔찍한 인권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에 대한 공습에 나설 거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기자) 미군이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시리아에서도 정찰비행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연설에서 시리아 내 정찰비행과 공습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는데요. 미국 전문가들은 미군이 시리아에서 목표물과 타격지점에 대한 더욱 정밀한 정보 파악에 나섰고, 따라서 공습이 임박했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어제 백악관 대변인은 '이슬람국가'가 중동 지역을 넘어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션 터너 부대변인은 이슬람국가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중동 지역을 넘어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이슬람국가'의 위협을 거듭 경고하고 있는데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도 '이슬람국가'의 위협과 관련해 중동 지역과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이슬람국가'에 대응하기 위한 시리아 정부와의 협력 가능성은 없다며 일축했는데요. 앞서 시리아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협력 의사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백악관이 이에 대한 분명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온건파 반군을 지원해왔습니다.
진행자) '이슬람국가'를 위해 싸우던 미국인 사망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백악관은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 출신 미국 시민 더글러스 맥아더 맥케인이라는 30대 남성이 지난주말 시리아에서 벌어진 전투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은 사망 당시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서 쉽게 신분이 확인됐습니다. 이 남성의 가족들도 국무부로부터 사망 사실과 모든 영사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미국인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를 위해 싸운 건가요?
기자) 가족들에 따르면 이 남성은 원래 기독교도였고 가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10년전 이슬람으로 개종했고, 극단주의 이념을 추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걱정을 했는데요. 결국 몇년 전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글러스는 최근까지도 '이슬람국가'를 옹호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미국인들이 '이슬람국가' 같은 과격세력을 위해 활동하다가 적발된 적이 있었죠?
기자) 지난 5월에는 미국 국적의 20대 초반 남성이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고 사망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덴버의 한 여성이 시리아 과격세력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가려다가 체포됐고요, 텍사스에서도 비슷한 혐의로 남성 2명이 체포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 중에 이렇게 과격세력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지난 7월 관련 내용을 밝혔었는데요. 홀더 장관은 100명이 안되는 미국인이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과격세력을 위해 싸우는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2만3천명의 과격세력 대원 중 7천명 정도는 외국인이라고 밝혔었습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정부 등 유럽에서도 '이슬람국가'에 합류한 자국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살해하는 동영상에 등장한 '이슬람국가' 대원도, 검은 복면을 하고 있었지만 억양 등으로 볼 때 영국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에서는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시리아 정부군을 처형하는 사진을 공개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이슬람국가'가 그런 내용을 담은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는데요.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이슬람국가'는 이 지역의 마지막 정부군 기지인 타브카 공군기지를 지난 주말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150여명의 정부군을 생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 중 일부를 처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시리아 관영매체들은 당시 이슬람국가에 타브카 기지를 내줬지만, 군 병력은 무사히 빠져나와서 반격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이었군요?
기자) 그런 것 같습니다. '이슬람국가'는 오늘 수십명의 정부군 포로와 정부군 시신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이 중에는 앞서 시리아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타브카 공군기지 방어를 자신하는 인터뷰를 했던 공군 장교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타브카 공군기지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죠?
기자) 네. 타브카 공군기지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거점인 락까에서 수십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슬람국가'는 지난 몇 주간 타브카 공군기지를 공격했고, 시리아 정부군도 육군 병력을 확충하고 폭격까지 동원하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내주고 말았습니다. '시리아인권단체'는 당시 정부군 170명과 '이슬람국가' 대원 34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북동부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기지를 빼앗기면서, 전략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슬람국가'는 타브카 공군기지를 장악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가자지구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어제(2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기한 임시휴전에 전격 합의했는데요. 휴전이 지속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어제 휴전 발표 이후 양측의 교전은 없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곳곳은 지난 50일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크게 파괴됐는데요. 하지만 휴전 발표 이후 오늘은 고요한 가운데 피난갔던 주민들이 속속 마을로 돌아오고 있고요. 상점과 은행 등도 문을 여는 등, 폐허 속에서도 정상적인 삶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없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전에도 양측이 휴전 합의와 파기를 반복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이번에는 좀 다른데요. 이전에는 여러 차례 임시휴전에 합의했지만 사흘이나 닷새처럼 정해진 날짜 동안만 유효했는데요. 이번에는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진행자) 그래도 완전한 휴전은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양측은 임시휴전 기간 동안 공격을 멈추고, 이집트의 중재로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협상은 다음달 열릴 예정인데요. 하지만 양측이 그동안 휴전을 파기했던 적이 여러번 있기 때문에, 이번 임시휴전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휴전 합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고요?
기자) 연립정부 내에서도 우익 세력들은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하고 있는데요.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수십명이 사망하고, 여전히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있음에도 휴전에 합의한 것은 잘못이라는 겁니다. 하마스가 항복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했어야 한다는 거죠. 일부 우익 정치인사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50일간의 교전으로 하마스가 큰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며 하마스가 보유했던 1만 기의 로켓 중 3분의 1만 남았고요, 외부에서 무기를 들여오던 밀수 터널도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대부분 파괴됐습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는 훨씬 큰데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천140명이 숨졌고 이중 490명은 어린입니다. 또 1만7천 개의 건물이 파괴되고 1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69명이고 그 중 민간인은 4명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하마스는 이번 휴전을 승리로 묘사하고 있다지요?
기자) 네. 하마스 관계자가 그렇게 선언했고요, 가자지구 곳곳에서도 하마스 지지자들이 이번 휴전 합의로 승리를 거뒀다면서 축하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일부 양보를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떤 양보입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 완화하기로 했고요, 의약품과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건축자재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가자지구 주민들이 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해상구역도 확대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평화협상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대표들은 이집트의 중재로 협상을 벌이는데요. 양측은 우선 가자지구 재건과 포로 교환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요. 궁극적으로는 양측의 교전을 영구히 중단하고,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정상화하는 항구적인 평화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차대전 전범관련 메시지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 4월 일본의 한 절에서는 2차대전 A급 전범들을 포함한 전몰자 추모식이 열렸는데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 행사에 보낸 애도 메시지가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범들을 추모하는 법요식에 보낸 메시지에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국의 주춧돌이 된 순직자의 영혼을 추도한다는 내용을 적었다는 겁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메시지로, 2차대전 전범들을 조국의 주춧돌로 묘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메시지를 보낸 행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기자) 일본 와카야마현 고야초의 한 절에서 매년 봄에 열리는 행사라고 합니다. 일본 사관학교 출신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법요식인데요. 이 절에서는 지난 1994년 추도비를 세웠고, 여기에는 2차대전 A급 전범 14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현직 총리이면서 이 법요식에 애도 메시지를 보낸 것은 아베 총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일본 아베 정부가 안그래도 과거사 문제로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주변국들의 반발은 없나요?
기자) 아직 주변국들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명의로 메시지를 보냈고, 개인으로서의 행위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북전쟁 중에 전사한 장교에게 150년만에 명예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요?
기자)알론조 커싱이라는 북군 중위인데요. 백악관은 커싱에게 미군 최고 영예의 명예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고, 다음달 15일 월남전 참전용사 두 명과 함께 수여식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오래전에 전사한 군인에게 명예훈장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명예훈장을 받으려면 해당 전공을 세운지 2년 안에 추천이 이뤄지고 3년 안에 훈장이 수여돼야 합니다. 물론 종종 의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켜서 이전에 세운 전공에 대해 훈장을 주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번처럼 150년 전에 전사한 군인에게 훈장이 수요되는 것은 매우 드뭅니다. 이는 커싱 중위의 후손들이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합니다.
진행자) 커싱 중위가 어떤 전공을 세웠습니까?
기자) 커싱 중위는 1863년 7월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22살의 나이로 전사했는데요. 게티스버그 전투는 북군이 남북전쟁에서 남군에게 승리하는 발판이 된 중요한 전투입니다. 커싱 중위는 당시 대포 6대와 병력 110명의 포병부대를 이끌고 북군의 요충지 방어 임무를 맡았는데요. 100배가 넘는 1만3천명의 남군이 밀려들어서 수세에 몰리고 총상을 입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진지를 지켰다는 겁니다. 남군은 당시 사흘간 벌어진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처음에는 우세를 보였지만 결국 대패하고 물러나는데요. 당시 북군과 남군을 통틀어 5만1천명의 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치열한 전투였습니다. 백악관은 어제 성명에서, 커싱 중위가 전장에서 보여준 영웅적인 행동은 북군이 남군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남북전쟁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남북전쟁은 1861년부터 4년간 벌어진 전쟁인데요, 노예제를 지지하던 남부주들이 남부연합을 결성하고 미합중국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 뒤 남북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전쟁결과 남군이 패했고, 미국 전역에서 노예제가 폐지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고요, 연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또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