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의과대 설립 계획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습니다. 건물 착공과 기자재 확보가 지연돼 개교를 한 학기 미뤘다는 게 학교 측 설명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은 그동안 올 가을 개교를 목표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인들을 양성하기 위해 의과, 치과, 약학, 보건, 간호 대학 등 5개 의대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4년제 학부 과정인 간호대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대학은 모두 3년제 대학원 과정입니다.
이 가운데 우선 치과와 보건 대학이 오는 10월 첫 학생을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의학부 설립 부총장을 맡고 있는 강모세 박사는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개교가 내년 3월 봄학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강모세 박사] “지금 설계가 늦어지는 상황이고 의료기자재가 들어오는 것들이 좀 늦어지는 상황에서 조금 늦어지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의과대학 설립의 첫 삽을 뜨는 기공식은 이미 지난 5월 21일 열렸습니다. 평양과기대 졸업식과 동시에 학교 안에 의대 건물 한 동을 착공한다는 상징적 절차였습니다.
하지만 설계 공정이 아직도 끝나지 않는 바람에 건물 착공마저 늦춰지게 된 겁니다.
현재 평양에 거주하고 있는 강 박사는 수업이 병원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당장 의과대 건물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공사가 시작된 뒤 개교 수순을 밟자는 게 북한 당국의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1차로 개교 예정이던 보건, 치과 대학은 교과과정은 물론 미국, 유럽, 호주 출신 교수진도 모두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의대와 약대는 2016년 가을학기, 북한 최초의 4년제 간호대학은 2017년 가을학기에 예정대로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강모세 박사] “당국에서도 좋은 학생들을 보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좋은 교수님들이 지금 준비되고 있고, 그래서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평양의 김만유병원과 평양구강종합병원을 대학 측에 제공하는 등 의과대 신설에 매우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박사는 현재 외부의 지원을 받아 김만유병원의 시설 개선과 기자재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지체되더라도 좋은 환경을 갖춘 의과대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