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주는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신 씨는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전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탈북자 신동혁 씨를 올해 ‘앨리슨 데스 포지스’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신 씨가 유일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로서 북한의 끔찍한 실상을 폭로하고 그 같은 상황을 끝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신 씨는 자신의 경험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개인적 고통과 북한 정부의 보복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공포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다고, 휴먼 라이츠 워치는 평가했습니다.
신 씨가 지난해 증언을 통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출범하는데 기여했으며, 올해는 유엔 안보리 비공식회의에 참석하는 등 북한의 모든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고 북한 지도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신동혁 씨가 지난 5월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교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한 말입니다.
[녹취:신동혁] “여러분들의 눈 앞에 보이는 밝은 곳에서는 좋은 것만 보이고 좋은 환경만 있지만, 여러분들 뒤에 있는 컴컴한 어둠 속에서는 여러분들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정말 말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앨리슨 데스 포지스’상은 휴먼 라이츠 워치 선임고문으로 20여 년 간 활동하며 르완다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다 지난 2009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미국 인권운동가 앨리슨 데스 포지스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신 씨 외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버나드 킨비 로마 카톨릭 신부, 예멘의 여성 운동가 아르와 오스만, 인도의 의사 라자고팔 박사 등 다른 3 명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올해 11월과 내년 3월과 4월 사이 전세계 20개 도시에서 열리는 휴먼 라이츠 워치 연례 만찬행사 중에 각각 거행될 예정입니다.
신동혁 씨는 북한 관리소 완전통제구역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유일한 탈북자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 출신 언론인 블레인 하든이 펴낸 신 씨에 관한 책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 이 2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 6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인권단체인 ‘유엔 워치’가 수여하는 ‘도덕용기상’을 받았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