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은 아동인권 운동가 두 사람이 공동수상하게 됐습니다. 홍콩 시위대와 정부의 대화가 무산되면서, 시위대가 정부청사를 다시 봉쇄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아에서 ISIL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터키의 지원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노벨평화상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오늘(10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는데요.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인도에서 아동 불법 노동 근절에 앞장서온 카일라시 사티아르티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모두 어린이들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이웃한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해 투쟁했다면서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수상자들이 어떤 인물들인지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도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유사프자이는 이번 수상으로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의 영예도 안았는데요. 유사프자이가 처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건 끔찍한 총격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었죠?
기자) 열다섯 살이던 지난 2012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탈레반의 총에 맞은 것인데요. 유사프자이는 이미 10대 초반부터 가족들과 함께 파키스탄에서 여성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한 활동에 앞장섰는데요. 유사프자이가 살던 스와트 발리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했던 지역인데요. 여성 교육을 금하는 탈레반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여성 교육권 확보를 위한 운동에 앞장선 겁니다. 또 서방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탈레반의 표적이 됐던 겁니다.
진행자) 당시 총격 사건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기자) 유사프자이는 머리에 총을 맞았는데요. 치명적인 총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남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끔찍한 경험을 했는데도 여성 교육을 위한 투쟁에 더욱 앞장섰다는 건데요. 유사프자이의 이런 용기있는 행동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진행자) 유사프 자이가 유엔에서도 연설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자) 네. 유사프자이는 지난해 생일인 7월 12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유엔에서 연설했는데요. 자신을 죽일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의지를 죽일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나약함과 공포가 사라지고 힘과 용기를 얻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말라라는 또 교육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여성 교육권 확보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유엔은 이 날을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날'로 정하고 모두가 교육 받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유사프자이가 지난해에도 노벨평화상 후보였죠?
기자) 네.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의 기록을 세웠지만, 수상은 놓쳐었는데요. 올해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수상자인 카일라시 사티아르티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사티아르티는 1954년 인도에서 태어난 올해 예순 살의 아동인권운동가입니다. 전기 분야를 공부해서 이십대의 나이에 대학교수가 됐는데요. 하지만, 부패한 기업과 지주들에게 아이들이 노예처럼 착취되는 모습을 보고 아동인권 운동에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사티아르티는 인도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도 아동인권 운동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 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기자) 사티아르티는 아주 다양한 활동을 펼쳤는데요. 그 중에서도 그가 만든 '러그마크' 재단이 유명한데요. 인도 등 서아시아의 카페트 공장에서 자행되는 불법 아동노동 착취를 종식시키기 위해, 아동노동을 착취하지 않는 게 확인된 업체의 제품에는 '러그마크'를 찍어주고, 이 마크가 있는 제품만을 구매하자는 운동을 벌인겁니다. 불매운동이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자 사이아르티는 다른 제품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아동노동을 착취한 기업가와 지주들을 법정에 세우고,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도 전개했는데요. 그가 주도한 활동을 통해 불법 노동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진행자) 8만 명이나 구출해냈다니...한 사람의 노력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큰 성과를 거뒀군요?
기자) 네. 또 사티아르티는 자신의 아동인권 운동을 국제사회로 확대시켰는데요. 그가 설립한 아동 노동 반대 단체에는 전세계 140여개국의 교사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평화상은 아시아 출신의 인권운동가 두 사람에게 돌아갔는데요. 그동안 아시아에서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여러 명 나왔었죠?
기자) 가장 최근에는 중국의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가 지난 2010년 수상자로 선정됐었고요.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난 2000년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업적과, 남북 화해를 위한 노력이 인정 받아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1991년에는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었죠.
진행자) 계속해서 홍콩 시위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당초 시위대와 홍콩 정부가 오늘부터 대화하기로 합의했었는데,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나보죠?
기자) 앞서 홍콩의 총리격인 캐리 람 정부사장은 시위대가 정부의 대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대화 취소를 선언했는데요. 홍콩 정부는 대화가 중국 전인대가 결정한 내용 안에서 이뤄질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는 시위대의 근본적인 요구와 배치되는 것이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죠. 그리고 결국 오늘 예정됐던 대화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바로 그 전인대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시위는 2017년으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앞서 중국 전인대에서 직접 선거는 실시하지만, 입후보자를 친 중국 인사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자, 홍콩 학생과 시민들이 반발한 겁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정부의 대화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시위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었는데요. 그럼 다시 시위가 재개되는 겁니까?
기자) 홍콩 학생들이 중심이 된 시위 지도부는 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또 정부청사 점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말씀하신대로 시위 현장인 홍콩 중심가는 시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주에 비해 상당히 한산해진 모습입니다. 부분적으로 점거 농성은 이어지고 있지만, 10만 명 이상 달했던 시위 규모가 최대 수천명 정도로 줄었고요. 또 시위가 장기화되고 시위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시위가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과연 주말을 맞아 다시 대규모 시위로 확대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렁춘잉 행정장관이 호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는데요?
기자) 홍콩 야당의원들이 정식 조사를 촉구하면서 렁 장관을 고소했는데요. 렁 장관이 홍콩과 호주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을 거란 홍콩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렁 장관 측은 취임 전에 받은 돈이라 신고할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이지만, 행정장관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 받은 돈이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 등과 관련한 미국 의회의 인권 지적에 반발했다고요?
기자) 미국 의회는 최근 중국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고 밝혔는데요.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반응을 내놨습니다. 훙 대변인은 의회 보고서는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강력히 반발한다면서, 의회에서 두 나라 관계를 방해하고 훼손하는 잘못된 행동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훙 대변인이 최근 시위 사태에 대해 새로 밝힌 입장도 있었나요
기자) 홍콩 시위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면서 즉각 해산하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또 홍콩 정부의 법에 따른 처리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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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ISIL이 시리아 북부 터키 접경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미국이 터키의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어제(9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시리아에서 ISIL에 대응하기 위해 터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구체적으로 미군이 ISIL을 겨냥한 공습을 위해 터키의 인시를리크 공군기지를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시리아 온건파 반군에 대한 장비 제공과 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시리아 북부에서는 미군 주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ISIL이 세력을 계속 넓히고 있고, 거점 도시 코바니 일부를 장악하면서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도 공습만으로는 ISIL의 코바니 함락을 막을 수 없다고 시인했고요.
진행자) 미국은 공습을 시작하기 전에도 헤이글 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잇따라 터키를 방문하고 ISIL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참여하도록 촉구했었는데요. 터키가 주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터키의 입장에서는 쿠르드족을 지원하는 것이 어려운 결정입니다. 시리아 북부에서 ISIL에 맞서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 남부의 쿠르드노동자당 PKK와도 연계돼 있는데요. PKK는 오랫동안 독립을 요구하면서 무장 투쟁을 벌였고, 터키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있습니다. 또 터키는 ISIL 대응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해선 안된다며, 국제연합군이 아사드 정권 퇴진을 목표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터키 의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이 가능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나요?
기자) 네. 그후 터키가 국경 지역에 탱크 부대와 병력을 배치했지만 아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터키는 지상군 투입 전제조건으로 시리아 북부에 비행금지구역 선포와 완충지대 설정을 요구했는데요. 미국은 이를 통해 현재 시리아 내 공습을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를 자극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 국내에서도 터키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쿠르드계 주민들이 터키가 코바니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며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세력과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1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폭력사태가 격화된 동부 도시들에 통행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코바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ISIL이 도시 일부를 장악한 채 쿠르드 민병대와의 격렬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군은 ISIL의 세력 확대를 막기 위해 코바니와 주변에서 ISIL 탱크와 중화기들에 대한 공습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