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들어 9개월째 통계상 북한에 원유 수출을 전혀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정제유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중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실적은 전혀 없습니다. 지난 해 중국의 대북 수출 품목 가운데 원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2만 t 정도의 원유를 수출하다 지난 해에는 57만 t으로 수출 규모를 늘렸습니다. 매달 평균4만 t이상 수출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갑자기 북한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기 보다는 단순히 공식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원유와는 달리 정제유의 대북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모두 6천만 달러 가까이 수출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원유 수입 자체는 줄였을지 몰라도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석유제품은 수입 확대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대북 수출은 원유 수출 실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25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습니다.
반면 대북 수입은 2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4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본 겁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주요 수입 품목은 콩기름이 7천9백만 달러, 20t 이상 화물차가 5천 5백만 달러, 휴대전화가 4천7백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휴대전화 수입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늘었습니다. 지난 9월 한 달 수입규모는 8백만 달러로 전체 수입품목 가운데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8월 1천만 달러를 기록했던 쌀 수입은 9월들어 660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 반면, 밀가루는 한 달 사이 120% 늘어 42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대중국 수출 품목은 광물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1위를 차지하는 무연탄은 8억6천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습니다.
2위를 차지한 철광석도 13% 감소해 1억8천 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9월 한 달만 보면 전달에 비해 22%나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3위를 차지한 남성용 외투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2천7백만 달러를 기록해 63%의 급증세를 보였고, 여성용 외투도 1천3백만 달러로 82% 늘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