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중간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연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에 오를지 주목됩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습니다. 시리아에서 서방의 지원을 받은 온건 반군이 ISIL 등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잇따라 패퇴하면서 지상군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 20대 여성의 죽음으로 존엄사를 허용하는 것이 옳은 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 선거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내일(4일) 미국 전역에서는 중간선거가 열리는데요. 민주당 보다는 공화당의 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왜 올해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부릅니까?
기자) 미국은 2년에 한 번씩 주요 선거를 치릅니다. 하원의원의 경우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매 2년마다 전체를 선출하고, 상원의원은 임기가 6년인데, 2년에 한 번씩 전체의 3분의 1을 선출합니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선거가 4년에 한 번 씩 열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올해처럼 대통령 선거가 열리지 않는 해에 치르는 의회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4년에 한번씩 치르고, 그 사이에 치러지는 의회 선거가 중간선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간선거는 정권에 대한 평가 의미가 있는데요. 현재 오바마 정부 지지율이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공화당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현재 미 의회 양원 중 상원은 민주당,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인데요. 만약 상원마저 공화당에 넘어간다면 민주당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국정 운영에 난관이 예상됩니다. 의회의 동의를 얻기가 더 어려워 질테니까요.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집권했던 2008년에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었는데요. 그래서 의회의 협조를 얻기가 쉬웠죠. 하지만 2010년 하원이 공화당에 넘어간 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 등 주요 국정에서 하원의 반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원마저 넘어간다면 어려움은 훨씬 커집니다.
진행자)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접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둬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 인사들도 여전히 상원 수성이 가능하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으로,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을 몇 석이나 더 가져와야 합니까?
기자)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민주당 53석, 공화당 45석, 무소속 2석 입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6석을 보태면 확실한 다수당이 됩니다. 민주당 의원이 은퇴하는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공화당 후보 당선이 매우 유력합니다. 따라서 일단 3석은 확실히 확보한 것으로 보이고요. 이제 양당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는 지역들이 있는데요. 아칸소와 알래스카, 콜로라도 주에서는 현역 민주당 의원에 공화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었습니다. 그리고 루이지애나 주는 현역 민주당 의원과 공화당 후보 사이에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고요. 따라서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진행자) 하원 선거는 어떤가요?
기자) 하원은 현재 공화당 233석, 민주당 199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인데요. 오히려 공화당 의석이 조금 더 늘어날 거란 전망입니다. 따라서 공화당 다수당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말에도 특히 접전지역에서는 치열한 막판 선거 운동이 계속됐죠?
기자) 네. 특히 각 당의 인기있는 인사들이 지원 유세로 바쁜 행보를 보냈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낮은 지지율 때문데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거리를 두는 분위기였는데요. 그래도 주말에 상대적으로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코네티컷과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유세에 합류했습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여성 후보들이 나온 지역들을 돌면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2년 뒤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잠재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의 행보를 관심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제프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마크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등 역시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뽑히는 인사들이 활발한 지원 유세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국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군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고 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하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중국 푸젠성 구톈에서 전군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고, 군대가 당의 절대적인 영도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FP 통신'은 중국에서 지난 몇년간 인민해방군이 과연 국가의 군대인지, 당의 군대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시 주석이 이번 회의에서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시 주석이 군권을 확실히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인데요. 시 주석이 이번에 회의 장소로 정한 구톈은, 중국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당이 군대를 지휘한다는 원칙을 확립하면서 군권을 장악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업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런 전통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들도 시 주석의 회의 발언에 이어 사설 등을 통해 군대가 당에 충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군대가 당이 아니라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매우 심각한 흑심을 품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군에 대한 당의 지도력을 흔드려는 음모가 있다면서, 서방 세력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군 부패 척결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강군 육성을 위해 반드시 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군 2인자였다가 최근 비리가 발각돼 당적과 군적을 박탈당한 쉬이허우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사건을 직접 언급하면서, 일벌백계로 삼아 철저히 처벌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군 고위 장교들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여전히 너무 느슨하다면서, 엄정한 군기 확립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중국 군이 신형 레이저 무기를 공개했다고요?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이 소형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초정밀 레이저 무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신화통신은 특히 무인기를 이용한 테러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신은 레이저 무기의 모습도 공개하고 있는데요. 커다란 금속 상자 모양에 레이저 발사 장치로 보이는 돌출 부위가 있고요, 상자 외부는 위장색으로 칠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격추된 무인기 표적의 사진도 공개했는데, 불이 붙어 있었씁니다.
진행자) 레이저를 이용한 무기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데, 파괴력이나 사거리가 어느 정돕니까?
기자) 신화통신은 신형 레이저 무기의 출력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요. 다만 사거리는 2 킬로미터고, 최고 500 미터 고도에서 초속 50 미터로 비행하는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요격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중국 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저격수나 헬리콥터가 무인기 요격을 담당하지만 성공률은 높지 않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레이저 무기는 30회 이상의 요격실험에서 100 퍼센트의 완벽한 명중률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무기는 자동차에도 탑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거리 2킬로미터에 최대 요격 고도가 500미터라니까, 일반 군용기보다는 소형 무인기 등에 대응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화통신은 소형 무인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사용이 쉽기 때문에 테러범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이번 무기로 도심 주요 행사의 보안이나 불법적인 지도제작 우려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신화통신은 중국 군이 더 높은 출력과 사거리의 레이저 무기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시리아에서 서방의 지원을 받는 온건 반군들이 ISIL을 비롯한 극단주의 무장세력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에 대응한 미국의 전략이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미군 주도의 국제연합군은 직접 지상군 병력을 파견하지 않고, 현지 온건 반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지난 8월 개입 후에도 직접적인 공격은 공습에만 의존하고 있죠. 하지만 미군 등의 지원을 받은 온건 반군이 잇따라 패하면서, 현재의 전략으로 과연 ISIL을 소탕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갖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온건 반군들이 서방의 지원을 받은 후에도, 극단주의 세력들에게 밀리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알사불에서 미군의 지원을 받는 하라카트하즘 반군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세력인 알누스라 전선에 패했습니다. 특히 알누스라는 하라카트하즘의 본부를 장악했는데요. 미군이 지원한 무기도 이들의 손에 넘어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온건 반군인 시리아혁명전선도 지난 1일 이들리브주 알자위야 지역에서 알누스라전선에 패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ISIL이 시리아에서 유전지대를 추가로 장악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ISIL은 오늘(3일) 시리아 중부 홈스 주 자하르 마을의 유전지대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유전에 자신들의 깃발을 내건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ISIL은 지난주에도 홈스 주 샤에르 마을의 유전을 일부를 장악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주로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상군 파병 없이는 ISIL을 소탕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었는데, 이런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오바마 정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최근 내부적으로 백악관에 시리아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메모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사드 정권을 어떻게 할 지 좀 더 명확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ISIL 소탕 작전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시리아 온건 반군들은 국제연합군의 목표가 아사드 정권 축출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소식 하나만 더 알아보죠. 병으로 인한 고통 대신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한 20대 여성의 이야기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죠?
기자) 브리트니 메이너드라는 29살 여성인데요. 이 여성은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요. 투병으로 인한 고통이 극심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하고, 가족의 동의도 받게 됩니다. 가족들도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결정에 동의했겠죠. 이 여성은 지난 1일을 죽는 날로 정하고 가족과 함께 마지막 추억을 만들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인터넷과 언론에 공개됐고요, 또 이 여성이 직접 언론과도 인터뷰에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예고대로 죽음을 선택하면서, 과연 이런 '존엄사' 즉 품위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자살을 허용하는 것이 옳은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그런 죽음이 합법적인가요?
기자) 5개 주에서만 그런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나 죽을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메이너드 처럼 불치병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의사로부터 치명적인 약물을 처방받아서 복용함으로써 죽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메이너드도 캘리포니아주에 살았었는데, 존엄사를 허용하는 오리건주로 가족과 이사했었습니다. 오리건 주에서는 1997년 존엄사가 합법화된 모두 1173명이 자살에 필요한 약을 처방 받았고요, 이 중 750명이 실제 약을 복용하고 자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