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를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화 개혁 후퇴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에 3국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했고요, 중국 리커창 총리는 아세안에 우호협력조약을 맺고 수백억 달러의 특별 차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멕시코만까지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초계비행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멕시코에서 대학생 수십명이 납치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격렬한 소요사태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미얀마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 네피도에서 개막한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회의와 별도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고, 잠시 후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도 회담이 계획돼있습니다. 또 내일은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특히 오늘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 후퇴 가능성을 경고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 인터넷 매체인 '이라와디'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자신이 이번 방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 중 하나는 미얀마 정부가 모든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고,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가 존중되도록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얀마가 정치와 경제에서는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개혁이 느려지거나 후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개혁이 후퇴했다는 건가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얀마에서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기본적인 인권이 계속 침해되고 있다면서, 특히 소수계 주민에 대해서는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과 강간, 강제 노동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주로 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군요?
기자) 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앞서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에게 미얀마 소수계 로힝야족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의 이슬람 교도들인데요. 지난 2년간 불교도들과의 충돌로 200여명이 숨지고 14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동아시아정상회의를 앞두고 로힝야 족 인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한 게 이번이 두번째죠?
기자) 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었는데요. 당시에도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아웅산 수치 여사와도 만났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많은 정치범들을 석방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다시 구속되거나 정부의 감시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방문에서도 아웅산 수치 여사와 별도로 만나서 지지를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웅산 수치 여사도 이번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이 정체됐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 테인 세인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여사가 만나서 민주화 개혁을 논의하기도 했었죠?
기자) 지난달 31일 정치 지도자 회담이 열렸었는데요. 내년 말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헌법 개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개헌으로 아웅산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이 열릴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했다고요?
기자) 역시 미얀마를 방문 중인 응웬 떤 중 총리와 별도의 회담을 가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인권 분야 등에서 베트남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법에 따른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요, 또 베트남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도 미얀마를 방문 중인데요. 중국, 일본과의 3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요?
기자) 네. 박 대통령은 오늘'아세안+3' 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했는데요. 아세안 회원국과 한, 중, 일 정상이 참석한 회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서울에서 한중일 3국 고위관리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머지 않은 장래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이를 토대로 한중일 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안에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는데요. 따라서 올해 말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내년 초에는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리커창 총리는 아세안과 우호협력조약을 제안했다고요?
기자) 네. 리커창 총리도 네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중국은 아세안과 우호협력조약을 맺을 준비가 돼있다면서, 동아시아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굳건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리 총리는 또 아세안 국가들의 기간 시설 확충을 위해 2백억 달러의 특별차관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세안 회원국 여러 나라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까? 리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을 했습니까?
기자)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었는데요. 리 총리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면서, 남중국해 분쟁은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아세안 회원국들이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일부 회원국 당국자들은 중국의 제안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도 밝히고 있는데요. 중국은 지난 2012년에도 아세안에 비슷한 제안을 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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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러시아군이 전략 폭격기의 장거리 초계비행을 실시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어제(12일) 밝힌 내용입니다. 쇼이구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략 폭격기를 동원해서 북극해에서 대서양 서부와 태평양 동부, 카리브해 지역을 거쳐 멕시코 만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초계비행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가 이들 지역에서도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정찰 임무를 통해서 외국군의 동향과 해상에서의 통신활동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그동안은 이런 폭격기 초계비행을 실시하지 않았나요?
기자) 냉전 시절에는 소련이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정기적인 초계비행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들어 재정난으로 중단했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를 강조하면서 2007년부터 초계비행을 재개했고, 이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만까지 초계비행을 하는 건 냉전 시절에도 없던 일입니다.
진행자) 초계비행에는 어떤 폭격기가 동원됩니까?
기자) 러시아의 주요 전략 폭격기는 투폴레프, Tu-95인데요. 나토에서는 '곰' 'Bear'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비행기입니다. 네 개의 터보프롭 엔진을 달고 있고, 최고속도는 시속 920 km로 느리지만 작전반경이 1만5천 km에 달합니다.
진행자) 멕시코만까지 오면 미국에도 가까이 접근하는 건데요. 미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국제공역에서의 초계비행 자체는 국제법상 문제가 없지만, 안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미 국방부는 러시아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 가지로 국제공역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작전들이 안전하고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최근 유럽에서도 초계비행을 늘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말이였는데요. 러시아 전략 폭격기를 비롯해 러시아 군용기 20여대가 유럽 북부와 중부, 남부에서 유럽 국가들의 영공 주변을 비행하면서, 각국이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서 대응했었습니다. 특히 전략폭격기 2대는 유럽 북부 노르웨이 영공 주변을 지나서 계속 남하한 후 영국을 거쳐 포르투갈 주변까지 비행한 후 돌아갔었는데요.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군용기 접근해서 전투기를 긴급발진한 횟수가 올해 들어 벌써 100회에 가깝고요, 이는 지난해에 비해 3배나 증가한 것이라고 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후, 대규모 군사훈련 등을 통해 군사력을 과시했고, 이번에 장거리 초계비행 계획도 밝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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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남미로 가보겠습니다. 멕시코에서 대학생 수십명이 집단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며칠째 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 7일 검찰이 대학생들이 폭력조직에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발표를 한 후 주민들의 시위가 격화됐고, 소요사태로 번졌는데요. 지난 10일 수천 명의 시위대가 사건 발생한 게레로주의 가까운 아카풀고 국제공항을 점거했다 물러난 데 이어, 어제(12일)는 시위대가 게레로주 주의회 건물에 난입해서 불을 지르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시위대가 대통령궁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다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소요사태의 발단이 된 게 어떤 사건입니까?
기자) 대학생들이 실종된 건 지난 9월 26일 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방 교육대생들이었는데요. 게레로주 이괄라시에서 지방대생들에 대한 교사 임용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발포하면서, 6명이 숨지고 43명은 실종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된 건가요?
기자)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니고요. 멕시코 검찰이 그런 진술을 확보했는데요. 폭력조직인 갱단이 이괄라시 시장 부인의 사주를 받아서 대학생들을 납치했고, 이들을 집단 살해했다는 진술입니다. 또 갱단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희생자들의 시신을 모두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괄라시 시장 부부는 멕시코 시티에서 체포됐는데요. 이후에도 진상 규명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도, 아직 멕시코 정부가 공식적으로 학생들의 사망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멕시코 실종 학생들은 분명히 피살된 것이라며 학생들을 애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