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러시아 극동 추코트가주 인근 서배링해에서 침몰한 한국의 명태잡이 원양어선 사고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현재 사고 수습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사고 직후 구조된 8명의 선원외에 추가 생존자 소식은없습니다. 사고가 난 선박은 ‘501오룡호’로 승선인원은 모두 60명. 구명선을 타고 있어 구조된 사람은 8명이었고, 이 가운데 한국인 1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 나머지 52명은 아직 실종상태입니다. 오후 5시 넘어 한국에 전해진 러시아구조당국의 발표로는 어제 2척의 구명보트에 이어 오늘 2척의 구명보트를 발견했지만 선원들은 타고 있지 않았고, 바닷물 속에 구명동의를 입은 선원 시신 1구를 발견했지만, 파도가 높아 인양하지는 못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사고 선박인 ‘오룡호’의 선사인 사조산업 부산지사에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되어 있구요.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의 합동 대책회의가 어제 밤에 열려 러시아주재 한국대사관 직원 2명 현지에 파견했고, 외교부 인력을 현지 대응팀으로 파견한다는 것이 오늘 한국 외교부의 설명이었습니다. .
진행자) 사고해역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쉽지 않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기상상황이 받혀주지 않고 있지 않아 수색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고 해역 인근에 있던 러시아 선박 등 10여척이 수색작업에 투입됐고, 러시아구조본부의 항공기와 구조선과 미국 해양경비대 항공기도 수색작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만 파도가 5~6m로 높고, 초속 25m 강풍에 눈이 내려 수색팀도 사물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룡호 선원들에 대한 수색은 내일 오전에야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좋지 않는 기상상태에서 고기 처리실에 어획물을 넣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오면서 배수구가 막혔고, 그 때문에 배가 기울었다는 것이 오룡호의 선사 사조산업의 설명이었는데요. 선원들이 배를 세우려고 노력했고, 펌프로 배수 작업을 했지만,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어져 퇴선명령과 함께 선원들이 탈출했다는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입니다. 하지만 사고 해역의 수온이 영하권 아래이고, 강한 바람과 함께 파도가 높아 실종선원을 구조하는 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사고원인 중 하나로 36년 연령의 낡은 오룡호의 복원력이 문제가 됐던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침몰된 오룡호가 명태잡이 원양어선이지요. 한국 배들이 베링해까지 올라가 조업을 하고 있었군요?
기자) 베링해는 기상변화가 심해 조업이 위험한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400여종의 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황금어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한국 동해안에서는 씨가 말라버린 명태를 잡기 위해서는 사고 선박인 오룡호처럼 원양조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4월 맺은 어업협정을 통해 명태 4만톤을 비롯해 꽁치, 오징어, 대구 등의 어획할당량을 배정받아 100여척의 어선이 베링해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한 척이 명태트롤어선인 오룡호였습니다.
진행자) 실종자들 가운에는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선원들도 많군요.
기자) 한국에서는 힘들어 기피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원양어선 선원입니다. 전체 승선인원 60명 가운데 한국인 1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9명이 외국인 선원인 이유인데요. 구조돼 의식을 차린 러시아감독관 1명 외에 필리핀인이 13명, 인도네시아인이 35명이고, 구조돼 생존한 선원 6명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선원이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오늘은 한국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해마다 법정 시한을 넘겨 진통을 겪고 나서야 처리가 됐던 것이 새해 예산안이었는데요.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회선진화법’ 에 따라 시한을 넘기면 정부예산안이 자동으로 상정되는 자동부의제도가 발효되도록 돼 있었습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했고, 비교적 순조롭게 심사를 진행해 어제 수정안이 만들어졌고, 오늘 오후 최종통과를 위한 본회의가 진행됐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내년도 나라살림 규모, 얼마나 됩니까?
기자) 375조8천억원입니다. 미화로는 3285억달러 정도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안에서 줄어든 부분도 있고, 늘어난 부분도 있는데, 당초보다 2천억원 (1억8천만달러)가 줄어든 금액이고 지난해보다는 19조 7천억원(177억4천만달러)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한국 국회는 어제 사실상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를 했었고, 오늘 수정안에 대한 합의와 몇 개 부문의 세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서 막판진통도 예상했습니다만 여야 합의대로 오후 5시 넘어 법정 시한 내 수정안에 합의한 것인데요. 지난 10여년동안 새해 예산안 처리를 하는 한국 국회의 모습은 본회의장의 문을 걸어 잠그고, 의원들간의 몸싸움이 이어지기도 했던, 그래서 외신을 타고 한국 국회의 추태로 알려지기도 했었는데, 이런 모습이 12년만에 사라진 것도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만큼이나 큰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12월에 들면서 한국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밑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 안 백화점과 호텔 주요건물들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색의 전구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구요. 지난달 3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20만개의 전구로 치장한 높이 18m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날이 무척 차가워진 요즘인데, 환하고 반짝이는 불을 보면 마음이 훈훈해지기 마련이지요?
기자) 종교를 떠나서 환하게 불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에는 어려운 형편의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전하자는 성탄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17개 지역에 세워진 이웃사랑의 마음을 담은 기부 모금액을 온도계 눈금으로 표시하는 대형 ‘사랑의 온도탑’도 훈훈한 인정으로 추운 겨울을 녹여가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연말연시 즈음에 대대적으로 이웃 돕기 성금을 모으는 것이 꽤 오래된 일 아닙니까?
기자)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십시일반의 정신을 배웠던 것이 이웃 돕기 성금입니다. 직장인들도 월급의 일부를 떼어내 성금을 내면 회사와 직원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 연말을 맞이하는 한 과정 중의 하나였습니다.
진행자) 요즘은 직접 성금을 내는 것 말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한다고 하던데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기자) 가장 간편한 방법은 전화 통화로 문자메시지 한 통으로 2달러 정도씩 기부하는 겁니다. ‘사랑의 온도탑’과 함께 어제(1일)부터 거리에 등장한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는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다니는 교통카드를 냄비표면에 스치것으로 자동 기부를 할 수도 있는데요. 한국사람들의 이웃사랑 온정을 말해주는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물이 펄펄 끓는 100℃를 기준으로 하는 올해 모금 목표액은 3268억원(2억9천450만달러 상당)으로 잡았다는데요. 12일째인 오늘 사랑의 온도는 480억원(4325만달러상당) 모금을 가리키는 14℃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