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정착경험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낯선 한국 땅에서의 성공과 좌절, 열성, 노력 등 인생역전의 순간순간을 지탱해 준 것은 바로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고 탈북자들은 고백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Effect-발표하는 탈북자들] “한국에서의 정착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기회를 잡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힘들게 온 남한 땅에서 열심히 일하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삽시다.”
“지켜봐 주십시오. 식물이 요만한 싹에서 큰 나뭇가지로 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도 나름 열심히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1회 탈북민 정착경험 사례발표 대회가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15명의 탈북자가 자신들의 한국 정착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한국에 갓 들어온 하나원 소속 탈북자 88명도 참석해 한국에 먼저 온 선배들의 정착 경험담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간호사와 택배기사, 공무원,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직업의 탈북자 15명은 자신의 쉽지 않았던 정착 생활을 소개하며 한국은 노력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곳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지난 2001년 말 한국에 온 황경희 씨는 한국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황 씨는 피나는 노력 끝에 국가고시에 합격했고 현재 강원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간호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녹취: 황경희 / 간호공무원] “그래, 내가 이 땅에서 두 발로 확실히 서야 내 딸도, 내 부모님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어. 저는 졸업하는 날까지 맨 앞자리에서 교수님 입을 쳐다보고 들리는 대로 메모를 열심히 하고 저녁 시간에는 요약 정리를 일상화하고 매일 저녁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이 학교 생활을 했습니다.”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용군 씨, 2006년 만삭의 아내와 함께 탈북해 제3국을 거쳐 2007년 한국에 왔습니다.
초기에는 낯설고 고된 업무로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인정받는 택배기사가 됐습니다.
[녹취: 김용군 씨 / 택배기사] “하루하루 열심히 뛰어다니는 대한민국 국민 택배기사입니다. 반갑습니다! 시련의 고비는 늘 찾아오는 것이고 그것을 참고 이겨내는 것이 성공한 삶을 산다고 봅니다. 내리는 비, 떨어지는 눈을 고스란히 맞으며 하루하루 이어져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조금씩 노하우가 생겨 이제는 회사에 제가 없으면 누가 대신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정받고 일하는 택배기사가 되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은 한국에 온 탈북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탈북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하나재단 심용창 부장입니다.
[녹취: 심용창 남북하나재단 자립지원부장] “아직도 자립하기 위해 많이 고생하시는 다른 탈북자에게 어떤 희망과 용기 또 나는 저런 실수 하지 말아야겠다 그런 교훈도 될 수 있고”
심 부장은 이 같은 정착경험 발표대회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라며 미래 통일한국에 대비해서 한국 국민과 탈북자들의 이해와 소통의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