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당적 박탈과 체포가 공식 발표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거란 전망입니다. 미국 의회가 타이완에 군함 4척을 판매하는 법안을 채택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예멘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인질 구출작전이 실패해 미국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질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국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중국의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부패 혐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을 모았었는데요. 주말 중국 당국이 당적 박탈과 체포, 기소 방침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난 6일 0시를 기해서 성명이 나온 점도 이례적입니다.
진행자)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지난 2012년 시진핑 체제 출범과 함께 정계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는데요. 중국에서 부패 혐의로 조사 받고 기소가 결정된 정치인 중에는 최고위급입니다. 저우융캉은 중국석유학원 출신으로 중국석유 사장을 거쳐 쓰촨성 서기를 지냈는데요. 후진타오 체제에서는공안과 사법, 정보 분야를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로서 막강한 권력을 유지했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성명에서 7가지 혐의를 언급했는데요. 기율 위반과 뇌물수수, 직위 남용, 국가기밀 유출, 청렴 자율규정 위반, 간통과 성매수와 함께 이례적으로 조사 중 발견된 기타 범죄 단서라는 혐의도 포함시켰습니다. 특히 기타 범죄가 어떤 것인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중국 외부의 중화권 매체들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등과 함께 시진핑 주석을 제거하려 했다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모두 심각한 혐의들인데, 유죄로 확정된다면 형량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혐의들이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면 최고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고위급 인사란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무기징역인 사형유예에 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부패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이 선고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하신대로 그동안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조사가 오랬동안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의 위기가 드러나기 시작한 건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직후 인 2년 전이었는데요. 측근들이 주요 보직에서 면직되거나 이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겁니다. 이어 1년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저우 전 상무위원 본인에 대한 조사가 결정됐고요, 올 7월에는 중국 관영매체들도 조사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지난 주말 당적 박탈과 사법기관 송치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진행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기자) '신화통신'은 해설 없이 당국의 발표 내용만을 전했고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강력한 반부패 노력으로 묘사하고 있는데요. 반부패 암 덩어리 제거가 당심과 민심을 얻고 있다면서, 각 지역의 충성 맹세 상황을 전했습니다. 한편 외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공산당 최상부 권력 투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처벌로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거라던가, 반대로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의회가 타이완에 군함 4척을 판매하는 법안을 채택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반발했다고요?
기자)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는 두 나라 간 공동성명에 위배되는 것으로, 중국은 내정간섭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훙 대변인은 또 이미 미국에 항의를 제기했다면서, 행정당국이 이 법안의 추진 상황을 막아 두 나라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법안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타이완에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중고 페리급 프리깃함 4척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하원에 이어 지난 4일 상원에서도 통과했기 때문에 행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타이완 외에 멕시코와 태국, 파키스탄에 군함을 판매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그동안 중국과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해오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침공 위협에 맞선 해군력 강화도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의 비난에 대해 미국 정부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미국 정부의 반응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내전 중인 시리아에 공습을 가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시리아 국영통신 '사나'가 그런 보도를 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어제(7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2개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는 건데요. 시리아 국영 TV는 지상에서 촬영한 항공기 화면도 내보내고 있지만, 멀리서 찍은 것이라서 이 화면 만으로는 이스라엘 전투기인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공습을 가한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떤 곳입니까?
기자) 모두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이고요. 그 중 한 곳은 국제공항 부근인 것으로만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공습 목표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게 보내지는 무기를 보관한 장소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명피해는 없었나요?
기자) 시리아 매체들은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며,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들을 상대로 중요한 승리를 거두자, 반군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습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공습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시리아 매체의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에 공습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앞서 여러 차례 공습을 가했었는데요. 역시 헤즈볼라에게 보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능 무기가 주된 공습 대상이었습니다.
진행자) 예멘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인질 구출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고요?
기자) 미 해군특전단 네이비실이 지난 6일 오전 1시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에 붙잡혀있던 미국인 인질 루크 소머스르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는데요.하지만 소머스와 다른 미국인 인질들이 무장대원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진행자) 숨진 미국인은 앞서 알카에다가 처형하겠다고 예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이달 초 공개한 동영상에서 지난 9월 납치한 미국인 사진기자 루크 소머스를 처형할 것이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이렇게 미국인 인질의 생명이 위태롭자, 미군 특수부대가 전격적으로 구출 작전에 돌입했던 겁니다. 하지만 결국인질들이 사망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달에는 예멘에서 다른 나라 출신 인질 8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구출 작전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미군은 지난 6일 새벽 1시 네이비실 특수부대원 40명을 수송기 2대에 나눠서 인질들이 붙잡혀있던 예멘 남부 샤브와주의 사막 지대에 투입했습니다. 이들은 후방 10km 지점부터 인질들이 잡혀 있던 건물 90m 전방까지 접근했는데요. 경비견이 짖으면서 발각돼 무장대원들과 교전을 벌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무장대원 한 명이 인질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이 총격으로 미국인 소머스와 함께 있던 남아공 출신 인질 피에르 코르키가 숨졌습니다. 당시 다른 인질 3명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의 생사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교전 과정에서 무장대원 10여명도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아공 인질은 석방 직전에 있었다는 주장도 있더군요?
기자) 그래서 무리한 인질 구출 작전이 아니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남아공 인질이 석방 직전에 있었다는 것은 석방 협상을 진행했던 관계자가 언론에 밝힌 내용인데요. 코르키는 예멘에서 교사로 일하다 지난해 5월 납치됐습니다. 코르키를 구출하기 위해 남아공의 한 민간구호단체가 1년 반에 걸쳐 협상을 벌였고, 20만 달러의 몸 값을 주고 석방하는 데 합의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6일 오전에 코르키를 실어오기 위한 호송차량이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불과 몇 시간을 앞두고 구출작전 중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코르키의 부인도 코르키와 함께 인질로 붙잡혔다가 이 단체의 노력으로 지난 1월 풀려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석방되기 직전의 남아공 인질에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미군 관계자는 코르키의 석방 교섭에 관한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석방 교섭을 벌였던 남아공 단체도 교섭 사실을 예멘이나 미국 측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무리한 인질 구출 작전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의 일부 민주, 공화당 의원들은 인질을 구출하지는 못했지만, 작전을 승인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작전 과정에서 미군 특수부대원 한 명이 무장단체에 붙잡혔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기자) 알카에다 아라비아지부가 그런 주장을 했는데요.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또 이들이 그런 주장을 하면서 공개한 이름이 새겨진 특수부대원 사진이, 이번에 찍은 것이 아니라 지난 2011년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거짓 선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군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무장대원 10여명을
진행자) 미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주말 동안에도 여러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계속됐죠?
기자) 네. 이 곳 워싱턴을 비롯해 뉴욕과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계속됐는데요. 흑인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퍼거슨에 이어 뉴욕에서도 흑인 용의자 사망에 연루된 백인 경관에 대해 잇따라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특히 뉴욕에서 벌어진 사건의 경우 흑인 용의자가 목졸려 숨지는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컸습니다.
진행자) 일부 시위는 폭력 양상을 띄기도 했다고요?
기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흑인 거주 지역에서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던 경찰과 출동했는데요.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고 순찰차에 방화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시애틀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여러 명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흑인들이 주로 보는 케이블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고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에 대한 불신, 또 흑백 인종간의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인종간의 갈등과 편견이 미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문제라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동안 인종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진전이 있었고,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