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반발했습니다. 사임을 앞둔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를 방문한 가운데, 미군 고위 장성은 ISIL이 이라크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최신예 전투기 F-35의 엔진 문제로 중동 등에서의 작전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 국무부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는데요. 국무부 산하 해양국제환경과학국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에 관해 중국 외교부가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을 좀 더 전해주시죠?
기자)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이 대부분 해역과 섬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의 근거로 9단선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직선입니다. 그런데 미 국무부 보고서는 이 9단선을 인정할만한 어떠한 역사적 근거도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1947년에 중국에서 제작한 지도에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가 없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9단선은 해양 경계로서 다른 나라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말씀드린대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이 오늘(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요. 훙 대변인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과 주장은 역사적으로 점진적으로 형성돼 온 것이라면서, 미국의 보고서는 기본적 사실과 국제 법리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훙 대변인은 또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관해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미국은 태평양국가로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항해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인 조치를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 영유권 문제도 국제법에 따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특히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다자 차원의 행동강령을 마련하는 방안을 지지해왔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사국 양자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최근에도 필리핀이 지난해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영유권 분쟁의 강재 중재를 요청한 데 대해, 중재안을 수용하지도 재판 절차에 참여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사임을 앞둔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임기 중 마지막으로 이라크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헤이글 장관이 오늘(9일) 이라크에 도착했는데요. 미국 국방장관이 이라크를 방문한 건 지난 2011년 리언 파네타 전 장관 방문 이후 처음입니다. 헤이글 장관은 장관으로서 처음이자 마지막 이라크 방문이 된거죠.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 정부 고위관계자들, 현지 미국 지휘관들과 만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 대응 작전에 관해 논의했는데요, 오늘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미국은 이라크가 ISIL이 점령한 지역을 되찾도록 돕고 있지만, 결국은 이라크 군의 역할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라크의 ISIL 대응 작전은 이라크 군이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이라크 총리는 미군에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헤이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 군의 공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미군의 공습과 중화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군 관계자들은 이라크 군에 현재 가장 필요한 건 능률적인 지도력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 미군 고위 지휘관도 ISIL이 이라크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동부대 사령관으로 미군의 ISIL 대응 작전을 지휘하는 제임스 테리 중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인데요. ISIL이 올해 상반기에 이라크의 광범위한 지역을 점령했을 때와는 달리, 지상 기동작전 능력이 떨어졌으며 지금은 점령한 지역을 지키는 데 급급한 수세에 몰려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ISIL과의 전투가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에 대해 테리 중장은 전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곳도 있지만, 이라크 군이 승기를 잡은 곳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테리 중장은 ISIL이 이라크 군으로부터 탈취한 미군 무기를 동원해서 제한적인 공세를 취할 능력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한편 테리 중장은 미군이 훈련 중인 이라크 병력 1500명이 곧 전투에 합류할 것이라면서, 미군을 추가로 파병할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에는 한때 미군이 최대 17만명까지 주둔했었지만, 2011년 철군 이후 지금은 1650명 정도가 ISIL 대응 작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군 최신예 전투기 F-35에 관한 소식인데요. 그동안 엔진에서 화재가 나는 사고로 여러 차례 비행이 중단됐었는데요. 엔진 문제 때문에 중동 등에서의 작전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군요?
기자) '데일리 콜러(Daily Caller)라는 미국 인터넷 매체가 미 공군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F-35 전투기를 시험운용하고 있는 미 공군은 최근 일부 비행장에서 F-35 전투기 급유 차량의 도색을 검정색에 가까운 짙은 녹색에서 흰색으로 바꿨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F-35 전투기는 말씀하신대로 최근 엔진에서 화재가 나는 사고가 여러 차례 있지 않았습니까? 특정 온도 이상인 고온의 연료를 공급했을 때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그런데 기온이 높고 햇볕이 강한 비행장에서 짙은색 급유차는 태양열을 흡수해서 탱크 속 연료의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태양열을 반사할 수 있도록 흰색 도장으로 바꿨다는 겁니다.
진행자) 전투기가 아니라 급유차의 도장을 바꾼 것인데, 작전 능력에 왜 문제가 되나요?
기자) 전장에서 짙은 검은색 차량은 잘 띄지 않지만, 흰색에 폭발성이 강한 항공유를 가득 실은 급유차는 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데일리 콜러'는 중동이나 남태평양 지역 등 햇볕이 강한 곳에서는 작전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F-35 전투기를 도입을 결정한 바 있는데요. 중동 처럼 더운 지역은 아니지만요. 미 공군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 공군은 급유차의 도장을 바꾼 것은 F-35의 비행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단기적인 해결책이라면서, 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급유차에 짙은 색이면서도 햇볕을 반사하는 특수 도장을 적용하고, F-35의 연료탱크에서 엔진으로 연료를 주입하기 전에 냉각시키는 장치를 추가하는 방법 등입니다.
진행자) F-35가 아직 시험운용 단계고 전력화 된 것은 아닌데요. 최근 엔진결함 등으로 전력화 시기가 늦어질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와 관련해서 최근 미군 관계자가 입장을 밝혔는데요. F-35 프로그램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보그단 미 공군 중장은, 엔진 화재로 개발 일정이 45일에서 50일 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실전배치 더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7월 미해병대 납품을 앞두고 현재 전력화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그단 중장은 또 F-35 전투기의 스텔스능력이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F-22 전투기 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는 언제 도입됩니까?
기자) 한국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인데요. F-35 전투기는 공군용인 A형과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B형, 대형 항공모함용인 C형 등 세 가지 형태로 개발돼 전군에서 운용이 가능한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미국 방문 소식인데요. 미국 언론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기자)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일요일(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데요. 왕세손 부부는 여장을 뉴욕에 풀었는데요. 어제(8일) 윌리엄 왕세손이 임신한 부인 케이트 미들턴 빈을 뉴욕에 두고 홀로 워싱턴을 방문하고,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기자) 지난해 태어난 조지 왕자와 내년 4월 태어날 새 아기에 대한 이야기 등 가벼운 환담을 나눴는데요.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9월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했을 때 영국 왕실의 환대를 받았다면서, 이에 대한 보답으로 윌리엄 왕세손을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윌리엄 왕세손은 야생 동물 보호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날 오후에는 세계은행에서 관련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설에서 중국의 무분별한 상아 수입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들이 왕세손 부부의 미국 일정을 매우 관심있게 보도하더군요?
기자) 네. 윌리엄 왕세손과 부인 케이트 미들턴 빈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심있게 다루고 있는데요. 여성들 사이에서는 케이트 미들턴 빈의 패션도 큰 관심이고요. 왕세손 부부도 여러 공식일정을 통해 뉴욕 시민들과 만나고 있는데요. 왕세손비는 어제 뉴욕 시장 부인과 함께 어린이 지원 센터를 방문했고요, 저녁에는 부부가 미국 프로농구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