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탈레반 반군이 군 부설 학교를 공격해 학생 130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어제 벌어진 인질극 도중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군요?
기자) 탈레반 반군이 오늘(16일)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에서 군 부설 사립학교를 공격했는데요. 현재까지 학생 100여명을 비롯해 13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상자도 120여명에 달합니다. 이는 파키스탄에서 지난 몇 년간 발생한 테러 사건의 사상자 규모러는 가장 큽니다. 파키스탄 군은 테러 공격을 벌인 탈레반 반군 대원 6명이 모두 사망했지만,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에 대비해 학교 건물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테러 공격이 어떻게 벌어진 겁니까?
기자) 파키스탄 군 관계자에 따르면 오늘 정오에 파키스탄 군복으로 위장한 반군 6명이 학교로 들어가서 공격을 시작했는데요. 이들은 학생과 교직원들을 인질로 삼고 출동한 군인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6명의 자살폭탄공격 대원들이 학교를 공격한다고 밝혔데요. 당시 학교에는 700명의 학생과 교직원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치열한 총성이 계속됐고, 세 차례 큰 폭발음도 들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학교 내부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벌어진 겁니까?
기자) 아직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자살폭탄공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탈레반의 총에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 진압 작전 중에 총격을 입고 사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 주변에는 군인들이 진압 작전을 진행하는 중에도 구급차들이 긴급하게 오가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또, 학교 상공에서는 헬리콥터들이 계속 비행했습니다. 숨지거나 부상당한 학생들은 주변 병원 2 곳으로 옮겨졌는데요, 학부모들이 자녀의 생사를 알기 위해 시신을 확인하는 가슴 아픈 광경이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그동안 군 기지나 검문소, 경찰 시설 등을 주로 공격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왜 어린 학생들을 공격한 겁니까?
기자) 탈레반은 파키스탄 군이 자신들의 가족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군 부설 학교를 노렸다고 주장했는데요. 무함마드 우마르 코라사니 파키스탄 탈레반 대변인은 오늘 공격이 발생하자마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는데요. 정부군이 탈레반의 가족과 여성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군 부설 학교에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파키스탄 군인들도 고통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지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망자는 대부분 12살에서 16살 사이의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의 주장대로 파키스탄 군이 탈레반 가족들을 공격했나요?
기자) 파키스탄 군은 지난 6월 이후 탈레반 소탕 작전을 벌여왔는데요. 지금까지 1천100명 이상의 파키스탄 탈레반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가족들이 작전 중에 희생됐다는 발표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에서 심각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 파키스탄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사건 현장인 페샤와르로 향했는데요. 샤리프 총리는 오늘 희생된 아이들은 자신의 아이들이자 국가의 아이들이었다며, 야만적인 무리들의 공격으로 국가적인 비극이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제(15일) 호주 시드니 도심의 한 카페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결국 경찰이 인질범을 살해하면서 상황이 종료됐군요?
기자) 네. 오늘 호주 경찰이 진압 작전 중 벌어진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는데요.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전 9시 45분에 시작된 인질극은 16일 오전 2시를 넘긴 시간까지 17시간 가까이 계속됐는데요. 경찰의 진압 작전으로 인질범은 사망했고요, 안에 있던 인질 2명도 사망했습니다. 인질극이 벌어진 곳은 호주 시드니의 '린츠 초콜렛 카페'라는 초콜렛 상점으로, 금융과 쇼핑의 중심지인 마틴플레이스란 곳에 있습니다. 손님들이 차와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곳인데요. 인질범은 49살의 이란 출신 남성 맨 하론 모니스였습니다.
진행자) 진압 상황도 좀 전해주시죠?
기자) 경찰은 최대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시간을 끌면서 인질범을 설득한다는 작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카페 밖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상황은 안에서 시작됐습니다. 인질범이 잠이 든 것으로 보이자 30대 남성 지배인이 인질범이 가지고 있던 산탄총을 빼앗으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인질범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혼란 중에 인질 여러 명이 카페 밖으로 뛰어나오게 됐고요. 카페 안에서 총성이 울리고 긴박한 상황이 벌어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곧바로 연막탄을 투입하면서 카페에 들어가서 진압 작전을 폈고, 인질범을 사살하면서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인질 중 2명이 사망했다고 했는데, 나머지 한 명도 인질범의 총에 맞았습니까?
기자) 또 다른 한 명은 30대의 여성 변호사였는데요. 임신한 친구를 보호하려다 총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인질범의 총에 맞았는지, 아니면 교전 중에 경찰의 총에 맞았는 지 아직 호주 경찰이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호주에서는 이번 인질극 도중 희생된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섰던 영웅들이라며,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질범에 대해서는 더 밝혀진 게 없습니까? 왜 호주 도심에서 이런 인질극을 벌였는 지 궁금한데요?
기자) 인질범 맨 하론 모니스는 올해 49살로 이란에서 태어났고 20년 전 호주로 망명했습니다. 스스로를 이슬람 종교지도자라고 지칭하면서 여러 범죄 사건에도 연루돼, 경찰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모니스의 전처가 살해된 채 발견됐는데요. 모니스의 여자친구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모니스도 공모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모니스는 아프가니스탄에 전사한 호주 군인 가족에게 2년 간이나 공격적인 편지를 보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고요. 과거 재판 도중 교도소에서 고문을 당했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력 때문에, 이번 인질극도 테러 조직과 직접 연계됐다기 보다는 이슬람 무장단체를 추종하면서 사회적인 불만도 작용해서 벌어진 독자적인 행동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 범죄 동기는 앞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겁니다. 모니스는 인질극을 벌이면서 경찰에 토니 에벗 총리와의 직접 대화와 함께 이슬람 무장단체 ISIL 깃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SIL도 그동안 호주 등에서 테러를 벌일 것을 부추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앞서 ISIL은 인터넷을 통해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L 공습 작전을 지원하는 서방국에서 테러 공격을 저지르도록 부추겼었는데요. 호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앞서 캐나다 오타와에서도 ISIL을 추종하는 한 남성이 의회 주변에서 총격을 벌여 군인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었죠. 호주 정부도 지난 9월부터 테러 대비 태세를 강화했고요, 호주 시민을 무차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테러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한편 캐나다와 호주에서 ISIL 추종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이 발생하면서, 미국에서도 비슷한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미국 공중위생을 담당하는 최고 의사 자리에, 30대 젊은 의사가 올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미국에서는 '서전 제너럴(Surgeon Genera)' 이라고 부르는데요. '공중위생국장'으로 번역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공중위생국장에 비벡 머시라는 30대 인도계 내과의사를 지명했는데요. 상원이 1년여만인 어제 인준을 했습니다. 17개월간 공석이었던 공중위생국장 자리가 채워졌고요, 머시는 올해 37살로 최연소 공중위생국장의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진행자) 공중위생국장이 공석이었는데도 상원 인준이 오래 걸린 건, 의회에서 반대가 있었나보죠?
기자) 네. 특히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머시 지명자가 과거 총기 규제 운동에 참가했던 전력을 들어서 반대했었는데요. 머시 지명자는 '미국의 의사들'이라는 공동 설립해서 활동하면서, 총기로 인한 인명 피해를 공중보건 문제와 연계시켜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습니다. 그러자 총기 제조회사와 옹호자들의 로비단체인 '미국총기협회' 등은 머시 지명자가 공중위생국장으로 적합치 않다는 목소리를 냈고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인준이 지연된 겁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원했던 정치 활동도 문제가 됐었다고요?
기자) 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 의원은 머시 지명자가 과거 총기 규제 외에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보험개혁도 지지했었다면서, 머시의 지명은 의료 경험보다는 정치적인 고려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머시 지명자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영국에서 인도계 가정의 자녀로 태어났고요, 세 살 때 미국 플로리다로 이민 왔습니다. 미국에서도 최고 명문이라는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학위를 받았는데요. 예일대에서 의학박사와 MBA, 경영학 석사 학위를 모두 받았다고 합니다. 내과의사 겸 하버드대 교수로 활동하면서,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의 의사들'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의료 체계 개혁 등을 지지하기도 했는데요. 이 단체에는 1만5천 명의 의사와 의학도들이 가입했다고 합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머시 지명자가 공중보건 개선에 헌신해왔다면서, 공중위생국장으로서 미국인들이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에볼라를 퇴치하는 데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