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식량 문제 해결 등 인민생활 향상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지지부진한 경제개발구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특히 올해 인민생활 향상에서 전변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농산과 축산, 수산을 축으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농업 부문에서는 과학농법을 적극 받아들이고 축산기지와 양어기지, 온실과 버섯생산 기지들의 생산 정상화도 촉구했습니다.
또 물고기 대풍을 마련해 인민들의 식탁 위에 바다향기가 풍기게 해야 한다면서 수산 분야를 독려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한 내용입니다.
[녹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신년사] “전당의 인민을 존중하고 인민을 사랑하며 인민에게 의거하는 기품이 차 넘치게 하고 당 사업이 주되는 힘이 인민생활 향상에 돌려지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인민생활 향상의 강조는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식량 문제부터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입니다.
[녹취: 북한의 식량 상황 / 안찬일 박사] “식량 사정이 이미 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장마당으로 다 흘러가고 거기서 가격이 결정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당국의 힘과 권력으로는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황은 벗어났다, 이렇게 보지만 그래도 협동농장이나 식량생산 기구들은 다 국가기관에 속해 있으니까 김정은이 마치 인민의 어버이로서 먹는 문제를 잘 챙겨주겠다 그래야 자기 충성심을 유도해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아주 절절하게 강조한 것 같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학생들을 위한 질 좋은 학용품과 식료품 생산을 독려하고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학생들의 학용품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심각한 전력난 해결과 주요 공업 부문들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석탄과 전력 생산을 늘이고 전기절약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대외경제 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들을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국방 분야를 언급하며 이른바 `병진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당의 병진노선을 관철해 군수생산의 주체화와 현대화 등으로 최첨단 무장장비들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이번 신년사는 핵과 병진노선 보다는 경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핵 무력-경제 병진노선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경제에 중심을 맞추면서 핵이 있다는 것을 인민들한테 사실 안심시켜 주는 레토릭적인 차원이 훨씬 강해요. 이럴 때 자꾸 핵 이야기 해버리면 경제 살리자고 하고 외국한테 돈 달라고 하는 입장인데 핵 이야기는 약간 접고 가는 거지요. 사실은요.”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총 28분 분량으로, 3년 연속 육성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같은 육성 신년사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백두혈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정치적 리더십과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