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2015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한국의 흡연가들이 담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군요? 담배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고요?
기 자) 지난해 새해 첫날보다 60%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가게마다 담배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하루에 몇 명이 되지 않는다는 상인들의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구요. 이 참에 담배를 끊어버리겠다며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행자) 담뱃값 얼마나 올랐습니까?
기 자)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를 기준으로 2000원 올랐습니다. 2500원에서 4500원이 된 것인데요. 미화로는 4.13달러입니다. 이 되면서 담배를 사는 사람들이 뚝 떨어졌다는 겁니다. 하루 한 갑만 핀다고 해도 1년 이면 한국 돈으로 164만원입니다. 미화로는 1480달러가 담뱃값으로 나가게 된다는 계산인데, 연기로 피워버릴 담배에 투자하기는 적지 않은 돈입니다.
기자) 아무래도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겠지요?
진행자) 부담이 돼서 담배를 못 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담배를 사놓은 사람들도 많아 일시적으로 담배 판매량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난해 새해 첫날보다 60%나 떨어진 판매량에 한국 보건복지부는 42.5%인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률이 내년 2016년에는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할 정도인데요. 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줄이 상인들이 울상이 된 반면에, 각 지역 보건소마다 담배를 끊어보겠다고 금연침을 맞고 교육받고 금연관리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습니다. 어떤 보건소는 금연클리닉 상담을 위해 대기표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정도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진행자) 새해에는 이래저래 담배를 끊어보겠다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겠군요?
기 자) 그렇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담배를 편하게 필 수 없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새해부터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웠다가는 몹쓸 사람이라는 눈총을 받기가 더 쉬워졌는데요.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도 흡연이 이웃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도 보통이 됐고, 어제부터는 법으로 정해진 피우지 말아야 할 곳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진행자)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곳, 어떤 곳입니까?
기 자) 예전에는 작은 규모의 식당에서는 흡연을 제한하지 않는데 어제부터는 크기와 관계없이 전국의 모든 식당에 답배피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커피숍은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두고 있었는데, 흡연구역도 없어졌습니다. 만약 담배를 피다가 적발되면 한국 돈으로 10만원, 미화로 92달러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하구요. 흡연을 방치한 영업주는 1차 위반에 170만원(1560달러) 3차례 이상 위반 때에는 500만원(4600달러 상당)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 자) 새해가 되면서 각 나라의 수장들도 올 한해 나라를 이끌어갈 각오와 계획을 제시하는 신년사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가들도 2015년 한 해의 사업구상과 나아갈 방향을 발표하는데요. 한국의 주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 한국 산업ㆍ경제계가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올 한해 한국 경제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 무엇입니까?
기 자) ‘시장 선도’ ‘질적 성장’ ‘세계적 품질 경쟁력 확보’로 압축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내어놓은 새해 신년사는 세계적 불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진국과의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 신흥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갤럭시스마트폰과 PC, 각종 생활가전을 대표상품으로 하는 삼성전자는 ‘새롭게 도전하고 변화하는 한 해’를 강조했고, 전기자동차와 휴대기기의 배터리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SDI에서는 ‘2015년을 초일류 소재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현대자동차는 올 한해 8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 시장에 내어놓겠다고 계획을 밝히며, 을미년 새해 비장한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은 무엇입니까?
기자) 요즘 한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개봉된 ‘국제시장’이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상영 15일만인 어제 관객 600만명을 넘어 609만7483명을 기록했구요. 새해 첫날인 어제 하루에만 75만1700명이 이 영화를 봤습니다.
진행자) ‘국제시장’이라면 부산에 있는 큰 시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시장이구요. 8.15 해방과6.25 한국전쟁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으로 북쪽에서 내려온 수많은 피난민들이 생활을 영위했던 터전이기도 했던 곳이 바로 ‘국제시장’입니다.
진행자) 보름 만에 600만 명이 이 영화를 본 특별한 매력이 있겠지요?
기 자) 기성세대에게는 공감을, 젊은 세대에게는 지나온 한국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1950년 12월 24일, 14000명의 피난민들 싣고 남쪽으로 떠난 미 함정 메러디스빅토리호의 기적의 항해로 시작됩니다. 이 배에 실려 부산에 정착한 주인공 덕수 가족이 살아온 이야기가 큰 흐름인데요. 1950년대 한국전쟁부터 지금까지, 어쩌면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왔던 이 시대 아버지의 삶의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생 단 한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던 아버지, ‘괜찮아’. ‘다행이다’ 웃어 보이느라 눈물을 흘릴 수 없었던 시절, 가족을 위해 국세게 살아온 아버지의 이야기가 한국사람들이 함께 웃고 울며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 보시죠.
[녹취: 영화 ‘국제시장’ 중에서] “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서 태어나 힘든 세상의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것이 참 다행이라고..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요.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요”
진행자) 요즘 한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의 한 부분을 들어보셨습니다.
묵묵히 가족을 위해 살아온 지금의 70대 아버지,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네요.
진 행자) 특정세대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입니다. 어른들은 영화 속 장면 장면 마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고, 젊은이들과 어린학생들은 알지 못했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온 풍파의 세월이 바로 저 모습이었구나를 깨닫게 되는데요. 주인공이 거쳐 온 파독광부, 월남전 그리고 흥남부두에서 잃어버렸던 여동생을 찾기 위해 이산가족찾기 TV방송에 출연했던 장면에서는 관객들도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