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파리의 주간지 사옥에서 테러 공격으로 기자와 경찰 등 12명이 사망한 가운데, 경찰이 범인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에 2백억 달러의 자금을 차관 형태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이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을 추진하는데 대해,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이 가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먼저 어제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사건 속보를 전해주시죠?
기자) 어제(7일) 오전 프랑스 파리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옥에서는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요. 오전 11시30분 쯤 검은 복면을 쓰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2명이 들이닥쳐서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들은 안에서 편집 회의 중이던 편집장과 기자 등에 조준사격을 가해서 여러 명을 사살했고요, 건물을 빠져나온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도 총격을 가했는데요. 모두 12명이 사망했습니다. 프랑스 경찰은 사건 직후 실제 공격에 가담한 2명과 공모자 1명 등 3 명을 수배했는데요. 공모자로 지목된 남성은 자수했고, 2명은 여전히 추적 중입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신원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프랑스 국적으로 34살의 사이드 쿠아치와 32살의 셰리프 쿠아치 형젭니다. 자수한 사람은 18살 하미드 무라드 인데요.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자수해 수감된 상태라고 합니다. 무라드가 이번 공격을 어떻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쿠아치 형제의 사진도 배포했는데요. 프랑스 언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쿠아치 형제가 프랑스 북부에서 목격됐다는 속보도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 주유소에서 음식과 연료를 강탈한 후 도주했다고 합니다. 당시 주유소 직원이 이들의 얼굴을 알아봤고, 무장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테러 단체에 소속됐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당시 공격을 목격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괴한들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데 대한 복수이며, 샤를리 엡도는 죽었다고 소리쳤습니다. 또, 자신들이 예멘의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언론에 전하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어제 이들이 테러 공격 직전 건물에 들어가고, 공격 직후 건물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치 훈련받은 군인들처럼 대담하고 침착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총기도 능숙하게 다루고 있고요. 그래서 이들이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와 연계돼 훈련을 받았거나, 실제로 이런 테러 공격에 가담했던 전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앞서 캐나다와 호주에서 이슬람 급진주의를 추종하는 개인이 벌인 총격이나 인질 사건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진행자) 이번 소행이 자신들의 주장이라는 테러 단체는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알카에다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이번 테러가 고무적인 공격이라며 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지만,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쿠아치 형제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습니까?
기자) 동생인 셰리프 쿠아치는 2008년 이라크 내 반군에 무장대원을 보내는 일을 돕다가 징역 18개월을 선고 받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쿠아치 형제의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한 프랑스 매체는 이들이 지난 여름 시리아을 방문했었다고 보도했는데요, 시리아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잠시 얘기를 나눴지만, 테러 공격이 매우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공격을 받은 샤를리 엡도는 지난 2011년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만평을 실어서, 이슬람 교도들의 반발과 테러 위협을 받았던 곳입니다. 실제로 테러로 보이는 방화 사건 등도 발생했었고요. 하지만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평을 실었는데요. 어제 테러범들은 정확하게 편집회의가 열리는 시간에 건물에 진입했고요, 안내를 맡은 직원을 사살한 후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서 편집 회의 중이던 편집장과 기자, 만평가 최소 8명에게 조준사격을 가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기를 난사한 것이 아니라 이름을 불러서 지목한 뒤 조준사격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스테판 샤르보니 편집장은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의 공격 대상 목록에 올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랑스가 파리 도심에서 한낮에 발생한 이번 테러 공격으로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오늘 추가 총격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에서는 어제 테러 공격으로 테러 경계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높였는데요. 그런데 오늘 파리 교외에서 또 다른 총격이 발생해서 여자 경관 1명이 숨지고 청소부 1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방탄조끼를 입은 괴한이 자동소총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총격이 어제 테러 공격과 연관이 있는지, 이슬람 급진주의와 관련이 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이슬람 사원과 식당을 겨냥한 폭발물 공격도 있었는데요,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부는 오늘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고요?
기자) 올랑드 대통령은 어제 사건 직후 현장을 방문해서 이번 총격은 명백한 테러 공격이자 극단적인 잔혹 행위라고 밝혔었는데요. 이후 저녁에 방송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프랑스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로 뭉쳐서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늘을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애도의 날로 선포했는데요. 엘리제궁 등 관공서에는 오늘부터 사흘간 조기를 게양합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파리 테러 공격으로 국제사회도 충격에 빠졌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파리 테러가 미국의 가장 오랜 동맹을 겨냥한 공포스러운 테러라며, 프랑스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테러분자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직접 불어로 모든 미국인은 파리 시민과 프랑스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서방국가들도 테러 공격을 비판하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고요. 여기에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 연맹도 이번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각 국 언론들은 테러범들이 언론사를 공격해 기자들을 살해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국으로 가보죠. 중국이 남미국가 베네수엘라에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고요?
기자) 현재 중국에서는 중남미-카리브 공동체 30여 회원국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회의에 맞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에서 중국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200억 달러의 자금을 차관 형태로 추가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많은 액수군요?
기자)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아주 가까운 친구라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은행과 중국개발은행 등으로부터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투자가 이뤄질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미 베네수엘라에 상당한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지난 10년간 대부분 미래에 원유를 공급받는 조건으로 총 5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는데요. 베네수엘라는 매일 60만 배럴의 석유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이중 절반은 차관을 갚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시 주석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구조조정 노력을 지지한다며, 에너지, 광산, 농업, 공업 분야 등에서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관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로 10년 넘게 통치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부터 베네수엘라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는데요.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에 가장 중요한 지원국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이 중국으로 부터 추가로 차관을 받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건, 그만큼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의미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려있는데요. 중국의 지원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외화 수입의 96%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데요. 베네수엘라산 원유 가격이 지난해 6월 대비 절반 이하로 줄면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서 3분기 동안 경제가 계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경기 후퇴에 돌입했고요, 지난해 물가인상률은 63%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급락했는데요. 현재 20%대 초반으로, 2년 가까운 재임 기간 동안 가장 낮은 수칩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앞서 자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에서 중남미-카리브 공동체 회원국과의 장관급 회의도 열리고 있는데요. 여기서도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중남미 국가들에 2천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견제하면서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시 진핑 주석은 회의에서 중국이 앞으로 중남미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앞서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 소식입니다. 팔레스타인이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앞서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미국이 반대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어제(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는데요. 사키 대변인은 팔레스타인은 주권국가가 아니며, 그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의회에는 공화당 의원 주도로 팔레스타인이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을 추진하는데 대한 대응으로 일부 지원을 중단하는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왜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을 추진하는 겁니까?
기자) 지난 여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벌인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팔레스타인은 당시 50일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 등으로 어린이 400명을 포함해 22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의 점령 종식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된 바 있는데요. 이어서 국제형사재판소 가입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팔레스타인이 기존의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노력을 흔들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엔에서는 팔레스타인의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그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팔레스타인의 가입 신청서를 수용하기로 했으며, 4월 초 가입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요. 한편 이스라엘은 앞서 팔레스타인의 국제형사재판소 가입 추진에 대한 보복 조치로 팔레스타인을 대신해 거둔 세금을 팔레스타인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경고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