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 경찰이 언론사 테러범 2명을 사살하는 등 인질극 2건을 모두 진압했습니다.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10년간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3선에 실패했습니다.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과의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프랑스 파리 언론사 테러 공격 속보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프랑스 경찰이 9일 언론사 테러범 2명을 사살하는 등 파리 안팎에서 벌어지는 2건의 인질극을 모두 진압했습니다. 총 3명의 테러와 인질 사건 용의자가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인질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이날 인질극은 2곳에서 벌어졌는데요. 파리 주간지에 테러 공격을 가한 범인들이 잡고 있던 인질 1명은 무사히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로 잡혀 있던 4명은 작전 과정에서 숨졌습니다.
진행자) 진압 작전과정에서 경찰도 다쳤다고요?
기자) AP 통신에 따르면 진압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진압과정을 좀더 자세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이날 진압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께 시작됐는데요. 앞서 프랑스 주간지에 테러를 가한 범인 2명은 파리 공항 근처의 한 인쇄공장 건물에서 인질 1명을 잡고 경찰과 대치해 왔는데요. 갑자기 폭발물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콩 볶는 듯한 총소리가 났습니다. 이어 대기하고 있던 프랑스 특수 부대가 건물에 진입해 범인들을 사살했습니다. 그리고 인질 1명은 무사히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인질극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파리 동부의 한 유대인 식료품점에는 또 다른 인질극이 벌어졌는데요. 비슷한 시간에 갑자기 총소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인질로 잡혀있던 여성 1명이 뛰어나왔습니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특수부대가 들이닥쳐 범인 1명을 사살했습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진압 작전이 끝났습니다.
진행자) 인질극이 동시에 2건이나 발생해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다시 사건 전말을 소개해 주시죠?
기자) 앞서 전해드렸습니다만, 프랑스에서는 두 건의 인질극이 벌어졌습니다. 우선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옥을 공격해서 기자와 경찰 등 12명을 살해한 테러 공격의 용의자 2명이 파리 공항 인근의 한 마을에서 인질 한 명을 잡고 경찰과 대치를 벌였습니다. 또 이와 별도로 파리의 한 식료품점에서도 또 다른 용의자가 인질극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서로 다른 장소에서 두 건의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파리 언론사 테러공격의 용의자 2명은 프랑스 국적인 34살의 사이드 쿠아치와 32살의 셰리프 쿠아치 형제인데요. 이들은 8일 파리 북부의 한 주유소에서 연료와 음식을 훔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추적을 받았고요. 9일 파리 북부에서 한 여성의 승용차를 훔쳐서 달아났지만, 결국 경찰에 포위됐고,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 인근 마을인 다마르탱의 한 인쇄공장에 인질 1 명을 붙잡고 숨어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파리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인질극은 뭡니까?
기자) 파리 시내 한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무장 괴한이 인질 여러 명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했는데요. 지난 7일 언론사 테러로 충격에 빠진 파리에서는 하루만에 또 다른 총격이 발생했었습니다. 검은 복면에 자동소총을 들고 언론사 테러범과 비슷한 복장을 한 괴한이 여성 경관 1명을 살해하고, 환경미화원 1명에게 부상을 입혔습니다.프랑스 경찰은 이 총격도 전날 언론사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난 7일 파리에서 벌어진 언론사 테러 사건에 대해서도 잠시 다시 살펴보죠.
기자) 7일 오전 프랑스 파리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옥에서는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요. 오전 11시30분 쯤 검은 복면을 쓰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2명이 들이닥쳐서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들은 안에서 편집 회의 중이던 편집장과 기자 등에 조준사격을 가해서 여러 명을 사살했고요, 건물을 빠져나온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도 총격을 가했는데요. 모두 12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번에 공격을 받은 언론사는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어서, 이슬람 교도들의 반발과 테러 위협을 받았던 곳입니다. 이런 언론사에서 실제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한 데 대해, 국제사회는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테러공격 직후부터 범인들이 테러 단체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는데요. 새로운 정보는 없습니까?
기자) 테러 용의자 중 형인 사이드 쿠아치가 지난 2011년 예멘으로 건너가 몇 달 동안 예멘 알카에다 지부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사실이, 유럽과 미국 정보 당국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동생인 셰리프 쿠아치는 2008년 이라크 내 반군에 무장대원을 보내는 일을 돕다가 징역 18개월을 선고 받았었다고 합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지기 전에는 랩퍼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자동차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은 예멘 알카에다 지부 소속이라고 말했는데요. 알카에다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이번 테러가 고무적인 공격이라며 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지만,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언론사 테러 공격 당시 상황을 보면 테러 단체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범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범인들이 테러 공격 직전 언론사 건물에 들어가고, 공격 직후 건물에서 빠져 나오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치 훈련 받은 군인들처럼 대담하고 침착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총기도 능숙하게 다루고 있고요. 그래서 이들이 테러단체와 연계돼 훈련을 받았거나, 실제로 이런 테러 공격에 가담했던 전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스리랑카에서 어제(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라자팍사 현 대통령이 3선에 실패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05년 11월 대통령에 취임해서 10년간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3선에 실패했습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어제 전국적으로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같은 당 소속이었다가 탈당해서 범야권 후보로 출마한 미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보건장관에게 패했는데요. 개표결과 시리세나 후보가 51.3%를 득표했고, 라자팍사 대통령은 47.6% 득표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선거 전에는 라자팍사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할 거란 예상도 많았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거군요?
기자) 원래 라자팍사 대통령은 임기가 2년 더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내전 기간 민간인 학살 의혹과 정부 부패 등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지난해 11월 조기 대선을 결정하고 3선 출마를 발표했었는데요. 라자팍사 대통령이 이런 승부수를 띄운 건 야권에서 자신을 대적할 뚜렷한 후보가 없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집권당 소속인 시리세나 전 장관이 전격 탈당해서 야권 후보로 나오면서, 라자팍사 대통령이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진행자) 결국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가 많았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라자팍사 대통령은 내전 중 민간인 학살에 대한 비난과 함께, 정부의 부패와 족벌주의 인사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습니다. 또 라자팍사 대통령의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독재화하는데 대한 우려도 있었고요. 여기에 국제사회에서 스리랑카의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이 거세자, 외교적으로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지나치게 중국에 기댄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특히 시리세나 전 장관이 범야권 후보로 출마하자, 집권당 의원과 장관 20여명도 함께 탈당해서 힘을 실어줬고요, 소수계인 타밀족과 이슬람계 정당들도 시리세나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라자팍사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했습니까?
기자) 네. 라자팍사 대통령은 오늘 오전에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시리세나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패배를 인정하고 대통령직에서도 곧바로 사퇴하기로 했습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또 시리세나 후보와 통화하고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세나 당선인도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시리세나 당선인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동시에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강조했는데요. 스리랑카에서는 이번 대선 중 야권 지지자 1명이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등 폭력사태도 발생했었습니다. 시리세나 당선인은 증오로는 증오를 극복할 수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리적인 피해나 정신적인 고통을 줘서는 안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시리세나 당선인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퇴를 결정함에 따라, 곧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스리랑카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권자들은 시리세나 당선인이 소수계를 포용하는 통합 정책을 펴기로 한 데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개선도 기대되고 있는데요. 오늘 시리세나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스리랑카 증권 시장은 큰 오름세를 보이면서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입장을 냈죠?
기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가 성공적이고 평화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 축하를 보냈습니다. 또 라자팍사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의 전통을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앞서 스리랑카 정부가 평화적인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베이징에서 중국과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 장관 회의가 오늘 폐막했는데요.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은 정치와 경제적 협력 수준을 크게 강화하기로 합의하고, 앞으로 5년간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5년 협력 계획과, 전면적 동반자 관계를 추진하는 베이징 선언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군요?
기자) 이번 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브라질 방문 당시 중남미-카리브 국가 공동체 회원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제안하면서 이뤄진 건데요. 시 주석은 이번 회의 개막 연설에서도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10년 간 2천50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오늘 폐막일 연설에서,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이 함께 노력해서 공동 발전의 새로운 모범을 마련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은 앞으로 연간 무역 규모도 5천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렇게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과 협력 확대에 집중하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견제하기 위해 중남미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습니다. 또 영향력 확대와 함께 성장을 위한 차원에서도 중남미의 대형 인프라 건설 사업에 많은 투자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남미 국가들도 국제적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을 원하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에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2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