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동안 한국에서 큰 사고들이 많이 일어났더군요?
기자) 지난 토요일(10일) 오전에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 불이나 큰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울산항에 머물고 있던 화학물 운반선에서 불이나 4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오늘 오후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질소가 누출돼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경기도 의정부에서 일어난 아파트 화재사고 소식 자세히 들어보지요. 보도 사진으로만 봐도 끔찍했던 화재의 순간을 연상케 되는데요. 4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부상당한 대형재난사고인데,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까요?
기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이 한지역을 화마로 뒤덮어버린 화재사고였습니다. 경기도 의정부는 서울도심에서 북쪽으로 20km, 북한 강원도 철원군에서 남쪽으로 60km 아래에 있는 지역인데요. 불이 난 시각은 토요일(10일) 아침입니다.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4륜 오토바이에서 일어난 불꽃이 아파트 전체와 인접해 있는 다른 2개 아파트와 인근 주택가, 상가를 덮쳤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는 지하출입구부터 연기에 막혀 사람들은 옥상으로, 창문으로 대피를 해야 하는 상황이 삽시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불은 2시간여 만에 진화 됐지만 10층 높이 아파트의 일부는 뼈대만 남은 잿더미가 됐고, 인근 2개 아파트와 상가까지 옮겨 붙어 큰 피해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입주민 4명이 숨지고, 124명이 부상당했고,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재민이 됐습니다.
진행자)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나라 만들기가 한국사회의화두였는데, 참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의 조직 확대나 장치 만으로는 도처에 산재하고 있는 재난과 재해의 요인들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교훈과 어딘가에서 또 터질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긴장을 하게 했습니다. 오토바이의 주인이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떠난지 1분 30여 초 만에 불꽃이 일어난 오토바이가 화재의 발화지점으로 파악이 됐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어서 화재신고가 늦었던 것이 대형참사로 이어지게 된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또 건물의 이름은 아파트이지만 한국의 건축법상으로는 도시형생활주택이어서 아파트 허가의 필수 요건인 진입로 폭 확보나, 화재가 났을 때 천정에서 물을 뿜어내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의무대상이 아니었다는 점 등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인데요. 오늘 한국의 국토교통부가 관련 법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어놓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뒤늦은 대응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상당할 텐데, 특히 한겨울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 분들에 대한 지원이 있습니까?
기자) 인근 초등학교 체육관에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화재 당일부터 이재민들을 위한 각지의 구호품이 모이고 있고, 작지만 가정마다 임시로 지낼 수 있는 텐트도 설치가 됐습니다. 가정마다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었는지 기초조사가 진행됐고, 의료서비스도 지원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살집이 없어진 사람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해당 지역자치단체인 의정부시에서는 부상자의 치료비를 지급 보장하고, 피해 가구에 대한 생계비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한국의 원양어선의 피해자, 6명의 한국선원들의 시신이 어제 오후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사고가 난지 42일만에,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한국 해군경비함정에 실려 돌아온 안타까운 귀환이었습니다.
진행자)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했던 곳이었을 텐데,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오게 됐군요.
기자) 유가족들의 비통함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을 겁니다. 다른 외국인 선원들의 시신을 먼저 한국으로 송환하면서도 찾지 못한 5명의 한국인 실종 선원들을 다 찾을 때 시신 인도를 이루겠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입장이었고, 추가 인양 소식없이 수색을 철수한 한국정부와 선사인 사조산업에 대한 항의표시로 부산 감천항에서의 시신 인수 대신 사조산업 서울 본사에서 항의 시위를 했습니다. 지난달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한국 원양어선 오룡호의 승원원은 60명, 구조된 사람은 사망한 1명을 포함해 7명이고, 27명 선원은 사고해역에서 시신으로 수습됐습니다. 아직 찾지못한 실종선원은 외국인 선원 21명을 포함해 모두 26명. 하지만 한국과 러시아 미국이 합동으로 벌이던 수색은 러시아해역에서의 한국어선 입어 기간 종료로, 지난달 31일자로 마무리 되고 말았고, 선원들의 유가족들은 이에 대한 항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마지막 소식은요?
기자) 어업협상 결렬로 조업이 중단 됐던 한국과 일본의 어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나왔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한ㆍ일 어업공동위원회가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여섯달 넘게 중단됐던 상대국 수역에서의 조업을 오는 20일부터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어선들이 상대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지난 1999년 1월부터 어업협정을 통해 양국의 어선이 서로의 배타적경제수역 안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업시기와 어획물의 종류, 조업량을 미리 약속하고 관리하는 것인데요. 올해 7월까지의 조업조건을 합의하는 지난해 6월말 협상의 요구조건이 맞이 않아 여섯 달 넘게 조업이 중단돼 왔는데, 양국의 어업협정이 시작된 이후 15년만의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한ㆍ일 양국의 어업협정이 결렬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갈치와 고등어 때문입니다. 한국은 일본 수역쪽에서 갈치를 더 많이 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고, 일본은 한국어민들의 고등어잡이 어선보다 더 큰 선박이 한국수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 협상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양국 어민들의 피해가 컸고, 이번 협상에는 그러한 이해관계가 많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어민들의 피해라면, 일단 조업을 하지 못한다는 자체가 큰 불편이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을 보자면 30마일 정도만 나가면 되는 일본 대마도 인근에서 잡을 수 있는 갈치를 3배~9배가 넘는 먼바다까지 나가야 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선박을 움직여야 하는 기름과 인력, 시간적인 불편이 많았 그렇게 되면서 갈치 값이 금값이 되어 버려 소비자의 입맛을 외국산 갈치에 빼앗겨 버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던 겁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합의를 본 협상 내용,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요?
기자) 한국은 한국 어민들의 어선보다 큰 일본의 199톤 고등어잡이 어선을 앞으로 5년간 시험 조업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일본은 한국측의 갈치 어획 할당량 50톤 늘인 2150톤을 할당 받았는데요. 이로써 양국은 지난해 조업기간과 올해 협상기간을 포함해 내년 6월 말일까지 양국 어선이 상대국 수역안에서 안정적으로 조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