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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정상회담, 민간 핵 협력 진전...ISIL, 일본인 인질 1명 참수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행인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의 일본인 인질 억류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행인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의 일본인 인질 억류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인도를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공화국의 날' 기념행렬과 열병식을 참관했습니다. ISIL이 일본인 인질 2명 중 1명을 참수한 영상을 공개하고, 요르단에 수감 중인 여성 테러범과의 인질 교환을 요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25일)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인도를 국빈 방문했는데요. 어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오늘은 '공화국의 날' 기념행진과 열병식을 참관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인도 '공화국의 날' 열병식을 참관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열병식은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나란히 주빈석에 앉아서 인도 군인들과 무기의 행렬을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어제 정상회담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과 인도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민간 핵 개발 협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점을 가장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인도는 지난 2008년 이미 민간 핵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미국의 민간 기업들이 인도에 핵 발전 기술과 연료를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핵 관련 사고에 관해 원전 건설업체는 물론이고 장비 제공 업체도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인도 국내법이 걸림돌이 되면서, 실제 미국 기업의 진출은 답보상태에 있었는데요. 두 정상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두 나라 민간 핵 협력의 진전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해법을 찾은건가요?

기자)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기금을 미리 마련하기로 했는데요. 만약 미국 기업이 연루된 사고가 발생하면, 이 기금에서 배상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기금의 구체적인 규모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모디 총리는 이에 관해 두 나라가 인도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상업적 협력을 이행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서 또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경제와 안보,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안보 분야에서는 10년간의 장기적인 군사 협력 확대 계획과 함께, 무인기 공동 개발과 인도가 미국 록히드마틴 사로부터 수입한 C-130 수송기 부품의 공동 제작 등의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인도의 재생 에너지 개발도 지원하기로 했고요, 특히 두 정상간의 직통 전화인 '핫라인'도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죠?

기자) 네.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서도 잠시 전해드렸는데요. 두 정상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함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우려한다면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등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등 비핵화 조치를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같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거란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의 입장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분석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후 가진 만찬에서, 인도와의 관계 강화는 미국 정부의 최우선 외교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가 추진해온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안보리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사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는데요. 정상회담과 '공화국의 날' 열병식 참관에 이어 미국과 인도 기업인 토론회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타지마할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지난주 타계한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전 국왕의 조문을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타지마할 방문 계획은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에 억류된 일본인 관련 소식인데요. 일본인 인질 2명 중에 1명이 살해됐다고요?

기자) 네. ISIL이 지난 주말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앞서 ISIL이 몸값을 요구하며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던 인질 중 1명인 고토 겐지가 다른 인질 유카나 하루가 참수된 사진을 들고 있는 영상이었습니다. ISIL은 또 고토 씨의 입을 빌어, 요르단에 수감 중인 이라크 여성 테러범과의 인질 교환을 새로운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25일) 일본 언론에서 ISIL의 동영상은 충격적이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또 일본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토 씨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늘도 각료회의에서 고토 씨 석방에 총력을 다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교환을 요구한 테러범이 누굽니까?

기자) 사지다 알리샤위라는 여성인데요. 지난 2005년 요르단에서 호텔 자폭 테러에 가담했다가 붙잡혔으며 사형이 선고된 인물입니다. 당시 테러로 36명이 숨졌고, 공격에 여러 명의 테러범이 가담했는데요. 알리샤위는 몸에 차고 있던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서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SIL이 서방에 붙잡힌 다른 테러범들을 놔두고 굳이 이 여성을 교환 대상으로 지목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여러가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우선 알리샤위는 테러 수감자 중에도 거물급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당시만해도 드물었던 여성 자폭 테러범이고, ISIL이 전신이 됐던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측근의 여자 형제라고 합니다. 이 여성이 요르단에 붙잡혀 있다는 점도 ISIL이 이 여성을 지목한 이유로 보이는데요. 요르단은 중동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협력국입니다. 또, 얼마전 미군 주도의 ISIL 공습에 참가한 요르단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요르단 공군 조종사 한 명이 ISIL에 인질로 붙잡혀있는데요. 요르단의 입장에서는 알리샤위가 자국 조종사를 석방시킬 수 있는 협상카드가 될 수 있는데, 이를 일본인 인질 석방에 양보하기도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ISIL이 이번 인질 사건으로 미국과 일본, 요르단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길 바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진행자) 그래도 ISIL이 2억 달러나 요구하던 비현실적인 몸값에서 인질 교환으로 석방 조건을 바꾸면서, 일본에서는 남아있는 고토 씨 만이라도 구출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요르단 정부의 협력을 얻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일본은 요르단 정부와 이 문제를 협력하면서, 고토 씨 석방을 위해 ISIL에 다른 역제안을 하는 방안 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일부 일본 언론은 ISIL이 지난해 말 이미 고토 씨 가족과 접촉해서 몸값을 요구했으며, 일본 정부도 이를 파악하고 협상에 나섰었다는 보도도 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가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

진행자)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 악화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친 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지난주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추가적인 공세를 예고했었는데요. 주말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무차별 포격이 가해져 민간인 등 30여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서 촬영된 동영상도 공개됐는데요. 민간인 지역에 포격에 가해져 파편과 불꽃이 튀고,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반군이 민간인 지역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는 겁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군의 지원을 받은 반군의 소행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이 가해지기 전에 러시아 군이 반군에 추가 병력과 무기를 지원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한편 반군은 정부군의 오폭이라고 맞섰습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휴전 협정을 어기고 공격을 가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한편 도네츠크 공항에서도 반군이 장악했던 공항을 정부군이 탈환하고, 다시 반군이 공세를 가하는 등 공항을 차지하기 위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난해 말 휴전협정과 평화교섭이 진행되면서 좀 수그러드는가 싶었는데, 다시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거군요?

기자) 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앞서 전해드린대로 인도를 방문 중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반군 공세와 관련해,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군사 대응을 제외한 모든 동원 가능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도 이번주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서방의 이런 추가 제재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군요?

기자) 드미트리 베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평화협상을 거부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하는 대신에, 관련도 없는 러시아를 협박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비건설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사건을 반 러시아 분위기를 조장하고 추가 제재를 가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집트에서 민주화 시민혁명 4주년을 맞았는데요.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어제(25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전국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시위대와 경찰이 출동하면서, 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3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시위 도중 사냥용 산탄에 맞아 숨진 장면과,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경관들을 조사하는 등 진화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가 뭡니까?

기자) 이집트에서는 혁명으로 들어섰던 민선 대통령이 시위로 물러나고 다시 엘시시 대통령 정권이 들어섰는데요. 시위대는 엘시시 정부가 과거 독재와 같은 권위주의적 정책을 펴고 있다며 항의했습니다. 실제 국제사회에서는 엘시시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 등이 후퇴됐다며 우려를 표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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