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가 하락과 서방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추락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새 국왕과 만납니다. 미국 북동부에서 눈폭풍으로 수 천 편의 항공기 운항의 취소됐습니다.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 연합이 승리하면서, 유로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은 먼저 러시아 경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가 어제(26일)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다시 하향 조정했는데요. 'BBB-'에서 'BB+'로 한단계 내렸습니다. 이는 최저 투자 적격 등급에서 투자 부적격, 투기 등급으로 추락한 것을 의미하는데요. 러시아의 경제 전망을 매우 어둡게 본 것입니다.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내려간 건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외부에서 봤을 때 러시아 경제는 투자가 적합하지 않을 정도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신용평가회사는 S&P외에 무디스와 피치도 있는데요. 두 곳은 아직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최저 투자 적격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S&P 처럼 추가로 강등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자본 유출이 매우 컸는데요. 지난 2009년에서 2013년까지는 자본 유출이 연간 570억 달러 정도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는 1천520억 달러로 3 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으로 바뀌면 자본 유출은 더욱 심해지겠죠.
진행자) S&P는 구체적으로 러시아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S&P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고, 유가 하락으로 석유 수출을 통한 수입이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제한되고,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둡다고 분석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 반 년 동안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요, 국제유가도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현재 4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천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행히 우려했던 심각한 동요는 일어나지 않았는데요. 러시아 주요 주가지수는 1% 정도 떨어졌고요, 환율도 큰 폭으로 뛰지는 않았습니다. 러시아에서 이미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됐기 때문에, 당장 충격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 전망은 매우 어두운데요. 러시아 경제는 지난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올해 4~5 퍼센트 정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S&P가 러시아의 국부펀드나 외환보유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비관적인 평가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오늘(27일) 위기 대응 대책을 내놨는데요. 정부의 지출을 동결해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정부 구조 개혁을 통해 2017년까지는 흑자로 돌아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오늘(27일)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서 사흘째이자 마지막 일정을 보냈는데요. 첫 날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고, 둘째날에는 인도 '공화국의 날' 열병식을 참관하고요, 미국-인도 경제인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오늘은 학생과 청년 등 1천50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과 인도의 협력 관계 발전 등에 관해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 40억 달러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고요?
기자) 경제인 회의 기조연설에서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차관 형태로 40억 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중 20억 달러는 앞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인도 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에 쓰이고요, 농촌지역 중소기업 지원에 10억 달러, 미국과 인도의 무역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10억 달러가 쓰일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직 두 나라 사이에 무역 장벽이 높다는 점도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인도 의 양자 무역 규모가 연간 1천억 달러 정도라며, 이는 미-중 무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인도에 여전히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면서, 양국에서 더 쉽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미국과 중국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5천600억 달러였고, 미국의 입장에서 수출 1천200억 달러, 수입 4천400억 달러로 3천2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인도인들과의 만남에서는 무슨 얘기를 했나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인도의 최고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두 민주주의 국가가 협력함으로써,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고, 국제사회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두 나라 사이의 무역과 기간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림으로써 두 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빈곤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인도가 기후변화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미국과 인도는 중국에 이어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는 겁니다. 환경 문제는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 방문 일정을 마쳤는데, 정상회담 성과도 다시 정리해볼까요?
기자) 미국과 인도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민간 핵 개발 협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점을 가장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기업들이 인도에 핵 발전 기술과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 용이하도록, 사고에 대비한 보험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기업들은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전 건설업체와 함께 장비 제공 업체도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인도 국내법 때문에 진출이 어려웠습니다. 또 안보 분야에서는 10년간의 장기적인 군사 협력 확대 계획과 함께, 무인기 공동 개발과 인도가 미국 록히드마틴 사로부터 수입한 C-130 수송기 부품의 공동 제작 등의 내용도 담았고요. 앞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미국은 인도의 재생 에너지 개발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죠?
기자) 네. 압둘라 전 국왕이 타계에 따른 조문 방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인도의 대표적 건축물인 타지마할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사우디 방문 일정이 생기면서 취소했는데요. 사우디에서는 살만 신임 국왕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 북동부에서 최악 수준의 눈폭풍이 예보되면서 잔뜩 긴장했었는데요. 눈이 많이 오기는 했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만큼은 아닌가보군요?
기자) 네. 현재 이곳 미국 동부는 오전 9시 30분을 지난 시간인데요. 밤 사이 최대 30센티미터 이상 눈이 온 곳도 있지만, 당초 최고 1미터 가까이 눈이 올 수 있다는 예보 보다는 적게 왔습니다. 그래서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고요. 뉴욕 등 눈이 상대적으로 적게 온 곳에서는 전면 중단했던 대중교통을 정상화하는 등 정상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뉴욕도 오늘 아침까지는 상당히 긴장했던 모습이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젯밤에는 전면적인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모두 중단됐었는데요. 주민들은 식료품점에서 식품과 물, 음료수 등을 사재기하는 등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적설량은 예보만큼 많지 않았습니다. 뉴욕증권거래서도 오늘 정상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고요. 한편 이번 눈폭풍으로 인명피해가 나왔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눈이 많이 온 롱아일랜드에서 눈썰매를 타던 십대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전신주에 부딪혀서 숨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뉴욕 외에 다른 지역들은 어떤가요?
기자) 커네티컷과 매사추세츠 주 북동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눈이 더 왔고, 지역에 따라 이번에 최고 적설량을 기록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교통이 마비되고 정전이 발생하면서 불편을 겪는 주민들도 많고요. 하지만 미리 대비한 덕분에 심각한 상황은 없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 곳 워싱턴에서도 밤 사이 눈이 내리고, 낮은 기온으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문을 닫은 학교가 많습니다. 한편 이번에 폭설이 예고되면서 뉴욕과 뉴저지, 보스턴 등 북동부 공항에서는 모두 4천500 편이나 되는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혼란을 겪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유럽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그리스에서 열린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이 승리했는데요. 유로존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리스의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하면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취임했는데요. 치프라스 총리는 예고했던 대로 긴축 경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한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과도 재협상 방침을 천명했는데요. 그리스의 정권 교체가 유로존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유럽 시장을 보면 일단은 우려가 큰 것 같은데요?
기자) 그리스의 새 급진좌파정권과 채권단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면, 그리스의 부채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데요. 이런 불확실성이 반영되서인지, 어제 유로화 가치는 장중에 11년 만에 최저치인 1.11 달러 정도까지 떨어졌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 증시도 5% 이상 폭락했고요.
진행자) 그리스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통해 외채 상환을 연기해서 재정을 확보하고요, 이렇게 확보한 재정을 내수 진적과 기업투자 활성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현재 총 부채가 국내 총생산의 175%에 이르는 위험한 상황인데요. 기존 정부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또 그리스에서 반 긴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반 긴축 움직임, 반 유럽연합 움직임이 유럽 다른 나라로 확대될 거란 예상도 있습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기 앞선 정부에서 채무 이행 약속을 맺고 구제 자금을 지원받은 만큼, 새 정부에서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