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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미국에 관타나모 반환 요구...중-미얀마 송유관 개통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 기지. (자료사진)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 기지. (자료사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서, 미군 관타나모 기지 반환과 금수 조치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어제 이임식을 가졌습니다. 중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송유관이 개통됐습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상징하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을 맞아, 폴란드와 미국 유엔 본부 등에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어제(28일)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 공동체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여기서 미국과 추진 중인 국교 정상화에 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두 나라 국교 정상화를 위해, 미국의 관타나모 군 기지 반환과, 금수 조치 해제, 또 금수 조치로 인해 쿠바인들이 입은 피해에 관한 보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교 관계 회복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카스트로 의장이 국교 정상화에 관해 이렇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달 17일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는데요. 이후 국교 정상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관타나모 기지 반환은 국교 정상화 선언 이후 처음 언급된 것 같은데요?

기자) 미국은 지난 1903년 쿠바 남동부 관타나모 만에 해군 기지를 설립했는데요. 이 곳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테러 용의자들을 수용한 곳으로 자주 언급됐었죠. 쿠바는 1950년대 공산 정권이 들어선 직후부터 미국이 관타나모 만을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반환을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관타나모 기지 반환이나 금수 조치 해제는 미국이 쿠바에 대해 양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양보하라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그러니까 카스트로 의장이 그런 조치들이 선행돼야만 국교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건가요?

기자) 물론 두 나라 사이에 외교 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지난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첫 고위급 실무협상에서 상호 대사관 개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했고요. 하지만 두 나라 사이의 실질적으로 관계가 정상화 되려면, 미국의 이런 양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카스트로 의장의 입장으로 보입니다. 금수 조치는 해제는 미국 의회의 동의도 이뤄져야 하는 문제인데요.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앞서 금수조치 해제를 위해 직권을 더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행정명령으로 금수조치와 미국인의 쿠바 여행 제한을 일부 완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실무 협상에서도 양측의 견해 차이가 있었죠?

기자) 쿠바가 대사관 개설 전에 미국의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돼야 한다고 요구했고요. 미국의 대 쿠바 이민 정책이나 쿠바 인권 상황 등에 관해서도 견해 차이를 드러냈는데요. 하지만 첫 협상부터 극적인 합의나 타결이 예상됐던 것은 아니고, 미국과 쿠바 모두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카스트로 의장의 이런 요구에 대해 미국 정부의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아직 미국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지난해까지 아바나 미국 이익대표부를 이끈 존 컬필드 전 대표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이번 발언으로 미국과 쿠바 사이의 대사관 개설 등 단기적인 외교 관계 회복 노력이 더욱 어려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퇴임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헤이글 장관은 지난해 11월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히고 퇴임이 예정돼있었는데요. 어제(28일) 이곳 워싱턴 인근 메이어-헨더슨 기지에서 이임식이 열렸습니다. 어제 이임식에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도 참석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이 1960년대 군에 입대해서,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연방 의원과 국방장관 등을 거치면서 수십년 간 국가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면서, 헤이글 장관은 진정한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헤이글 장관은 이임사에서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헤이글 장관은 자신을 국방장관의 중책을 맡기고 지원해 준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고요. 이어 자신과 함께 해준 국방부 직원, 군 장병들에게 특히 깊은 감사를 보냈는데요. 군장병들의 용기와 헌신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들과 함께 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또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은, 오늘날 미국의 근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후임은 이미 지명됐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을 후임으로 지명했는데요. 당초 이번달 상원 인준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카터 지명자의 허리 수술 때문에 다음달로 연기됐습니다. 카터 지명자의 인준이 늦어지면서, 헤이글 장관도 어제 이임식은 가졌지만, 당분간 장관 업무를 좀 더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카터 지명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미국의 대표적 명문인 하버드 대학 교수를 거쳐,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과 부장관을 지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카터 지명자를 지명하면서, 전략적 관점과 기술적 전문 지식을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었습니다. 과거 북한을 두 차례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 문제에도 정통하고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해 단호하고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이 커지자, 당시 부시 정부가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타격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중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송유관이 어제(28일) 정식 개통됐다고요?

기자) 인도양과 접한 미얀마 서부 항구에서 미얀마를 관통해서 중국까지 연결하는 771 킬로미터 길이의 송유관인데요.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오늘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양곤에서 열린 개통식에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새 송유관을 건설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중국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석유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인데요. 석유 수입 경로를 다각화화고, 운송 비용과 시간도 절감하기 위해섭니다. 그동안 중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대부분 유조선으로 인도양을 거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반도 사이의 해협인 말라카 해협을 통과한 후 중국 남부로 들어왔는데요. 이제 미얀마 송유관이 개통됐기 때문에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에서 미얀마를 관통해서 중국 쿤밍까지 석유를 들여올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열린겁니다. 미얀마 송유관을 거치면 원유 수송시간도 30% 절감됩니다. 중국으로서는 경제적인 효과와 함께, 에너지 안보를 강화했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중국이 중동에서 들여오는 석유는 모두 미얀마를 통해서 들여오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여전히 상당량은 유조선으로 말라카 해협을 거쳐 운반해야 하는데요. 미얀마 송유관의 연간 원유 수송량은 2천200만 t으로 중국의 연간 원유수입량의 8% 정도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그럼 미얀마는 어떤 이득이 있나요?

기자) 미얀마는 송유관이 자국 영토를 지나도록 허용한 대가로 중국에서 연간 원유 200만 t을 받기로 했습니다. 송유관 최대 수송량의 9%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죠. 또 중국은 지난 3년간 미얀마 송유관 건설에 24억 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미얀마와의 에너지 협력도 계속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지난해 말에는 미얀마의 천연가스 발전 시설 등에 78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 27일은 독일 나치 유대인 학살의 상징이었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된 지 70주년 된 날이었는데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 등에서 기념식이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에서 지난 27일 열린 기념식에는 유럽 각국 정상들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폴란드 남부 오시비엥침에 있는데요. 지난 1940년 당시 나치에 의해 건설됐는데요. 1942년부터 유대인과 폴란드인, 집시, 소련 전쟁 포로 등이 최소 110만 명이 몰살됐습니다. 그리고 70년 전인 지난 1945년 1월 27일 소련의 붉은 군대에 의해 해방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가해국인 독일 대통령도 기념식에 참석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다른 유럽 정상들과 나란히 기념식에 참석했는데요. 한편 아우슈비츠를 해방시킨 과거 소련 지역에서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참석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지 않았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인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의 가해자이자 공모자였다면서,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것이 독일인들의 영원한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 인류가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홀로코스트 생존자들도 수용소 해방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끔찍한 기억이 있는 아우슈비츠에 다시 모였는데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생존자들은 대부분 90살을 넘긴 고령이지만, 여전히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아직도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이었다며, 국제사회가 교훈을 되새겨 평화 속에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도 궁금하군요?

기자) 어제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레우벤 이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연설했는데요. 유대인 대량학살은 인간이 인간에 대해 저지르는 야만적인 학살 행위의 끝이 아니었다며, 세계 각지에서 여전히 벌어지는 살륙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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