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수니파 무장단체 ISIL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군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ISIL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도시에서 이슬람교도 일가족이 피살된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어제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는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캠벨 대장이 출석한 가운데, 아프간 상황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캠벨 사령관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미군의 철군 시기와 관련해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으며, 미군도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군 철군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내년 말까지는 완전 철군하고 이후에는 현지 미국 대사관 보안 지원 등 소수 병력만을 남겨둔다는 계획인데요. 지난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 종료를 발표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9.11 테러 직후 시작됐던 아프간 전쟁이 13년만에 끝났음을 선언했는데요. 현재는 아프간 안정화 지원을 위해 1만 명 정도의 병력이 남아있습니다. 현재 미군 계획은 올해말까지 이를 5천500명으로 줄인 뒤 내년 말까지 완전 철수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철군 시기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캠벨 사령관은 어제 청문회에서 2016년 말로 정한 완전 철수 시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 때까지 단계별 철군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는 것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상부에 제시했다고 말했는데요. 따라서 내년 말 완전 철군 때까지, 현재 계획보다는 더 많은 병력을 더 많은 지역에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가 미군에 철군 시기와 관련해 유연성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요?
기자)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그런 요청을 했다고 캠벨 사령관이 밝혔는데요. 아프간에서는 미군 철수로 생긴 공백을 틈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나 기존의 탈레반,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단체들이 세력을 확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제 청문회를 주재한 존 맥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가니 대통령이 최근 아프간을 방문한 의회 대표단에게도, 미국의 현 철군 계획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아프간 안보 상황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맥케인 위원장은 이 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도 미군의 철수 계획이 아프간의 지상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맥케인 위원장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안보 공백을 틈타 ISIL이 득세한 상황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아프간에서도 테러세력이 다시 득세하는 재앙적인 상황이 재현되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의 전직 관리들도 비슷한 우려를 밝혔었죠?
기자) 네. 라이언 크록커 전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군이 철수한다고 해서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면서,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고, 또 극단주의 세력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미군이 적정 수준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 중부군 사령관은 좀 더 구체적으로 아프간에 2만 명 정도의 미군 병력이 잔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매티스 전 사령관의 말대로라면 오히려 현재 1만 명인 주둔 병력을 두 배로 늘려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어제 캠벨 사령관은 상원의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아프간으로 세력을 확대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미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아프간에서 IS 세력이 막 생겨나는 단계고 아직은 소규모지만, 아프간과 주변 지역에서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아프간이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가 미국과 동맹국을 노리는 극단주의자들의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완전 철군 시기는 유지하면서 그 때까지 철군 규모와 지역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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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ISIL 관련 속보 인데요. 이라크 서부에서 ISIL이 미군이 주둔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는 보도가 있군요?
기자) ISIL 대원들이 어제(12일) 부터 이라크 서부 알바그다디로 진입해서 상당 지역을 장악한 데 이어, 주변에 있는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도 공격을 가했다고 현지 여러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는 이라크군 지원을 위해 미 해병대 병력 300명 정도가 주둔 중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이라크군의 훈련을 돕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군 피해가 있었습니까?
기자) 아직 피해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미군의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ISIL이 이 기지에 박격포와 로켓 포탄 공격을 가했고요, 기지 내로 침투해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려던 ISIL 대원들이 이라크 군에 사살됐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한편 ISIL은 알바그다디의 경찰서와 정부 청사 등 주요 건물들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들어오는대로 계속 전해드리기로 하고요. ISIL 관련 소식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유엔 안보리에서 ISIL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고요?
기자) 네. 어제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관련 표결이 있었는데요. 러시아가 제출한 관련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유엔 회원국들이 ISIL이나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과 원유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이를 어긴 개인과 기업은 안보리 차원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또 ISIL 활동 지역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고대 유물을 불법적으로 사는 것도 금지했고요. 또 테러단체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인질 석방을 위한 몸값 지불과 정치적 타협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불법 원유 판매로 막대한 테러 자금을 확보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해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ISIL은 원유 판매를 통해 하루에 1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데요. 이라크와 시리아의 유전 지대를 점령하고, 여기서 생산된 원유를 암시장을 통해 터키 등으로 불법 거래하고 있습니다. 또 ISIL은 서방 인질을 납치하고 풀어주는 대가로 받은 몸값 수입도 지난해 4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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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얼마전 이슬람 교도 일가족이 피살된 사건이 있었는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이슬람 단체들은 이슬람을 겨냥한 증오 범죄일 수 있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구요, 이슬람 국가인 터키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발단이 된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기자) 사건은 지난 10일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이라는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곳은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있는 대학도시인데요. 아파트 단지가 있는 주택가에서 스티븐 힉스라는 40대 백인 남성이 이슬람교도 일가를 권총으로 쏴서 살해했습니다. 숨진 사람은 이 대학 치대에 다니던 20대 남성 데아흐 샤디 바라카트와 한 달 전 결혼한 아내 유소르 아부 살하, 처제인 라잔 모훔마드 아부 살하 였는데요. 아내인 유소르 아부 살하도 남편을 따라 이 대학 치대에 진학할 예정이었고, 처제도 이 대학 다른 캠퍼스에 다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범인 힉스는 사건 직후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단체들은 이슬람을 겨냥한 증오 범죄라는 주장이라고 했는데,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경찰은 처음에는 이웃에 살던 이들이 주차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고, 이것이 살인의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힉스의 아내도 종교 문제와는 관련 없는 주차 갈등 때문에 남편이 총을 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증오범죄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커지자, 사건 동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희생자의 가족은 경찰의 발표에 대해 즉각 반발했죠?
기자) 두 딸을 잃은 아버지 모함마드 아부 살하 씨가 이번 이번 사건은 절대로 주차 갈등으로 인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딸들의 이슬람교 복장을 두고 힉스와 논쟁이 있었다는 겁니다. 또 힉스가 딸들과 사위를 여러 번 불편하게 만들었고, 허리에 총을 차고 있던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은 몰랐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힉스가 살인 사건을 벌이기 전에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계정에 다른 종교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오 범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채플힐에서는 이슬람 단체는 물론이고 일반 학생들이 참여한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고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슬람 단체들은 미 연방수사국 FBI의 조사를 요구했는데요. FBI도 오늘 조사에 착수했다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슬람 단체들의 지적은 이번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충분치 못하다는 건가요?
기자) 당국의 대응과 함께 이번 사건을 다루는 미국 언론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슬람 교도들을 겨냥한 증오 범죄라면 앞으로도 미국의 선량한 이슬람교도들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심각한 사건 아닙니까? 그렇다면 미국 언론사들이 그런 심각성을 반영해서 이번 사건을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터키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멕시코를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를 직접 비난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에서 이슬람 교도 3명이 살해됐지만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에 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는데요. 미국과 국제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부당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백악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백악관은 해당 경찰의 사건 조사 결과를 본 후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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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으로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일본인이 해외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끔찍히 살해된 후, 일본에서는 자위대 해외파병 임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일본 '지지 통신'이 조사한 내용인데요. 여론조사 결과 여전히 자위대의 해외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집단적자위권에 따라 자위대를 파병하는 데 대해, 반대가 53%, 찬성은 33%에 그쳤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본 의회 연립여당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한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내각 회의에서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번에 이에 따른 법제 정비를 위한 연립여당 차원의 협의가 시작되는 겁니다. 이번 협의의 핵심은 자위대의 상시 해외 파견이 가능하도록 하는 항구법 제정 여부라고 하는데요. 아베 정부와 자민당은 자위대를 수시로 해외에 파견할 수 있도록 항구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지만, 공명당은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비약적으로 넓힐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