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숨진 중국 군 유해가 송환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유해가 송환됐는데요. 가까워지는 한-중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전 10시 한국 인천공항.
한국과 중국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중국 군 유해 인도식이 열렸습니다.
중국 군 군용기가 대기하는 가운데 한국 군 의장대가 68 구의 유해가 담긴 봉안함을 중국 군 의장대에 인도했습니다.
이어 추궈홍 한국주재 중국대사가 봉안함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덮었습니다.
이들 유해는 지난 1년 간 경기도 파주 구읍리 중성산과 인천 갈곡리 등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에서 발굴된 것입니다.
인도식에 참석한 중국 국무원 산하 민정부의 더우위페이 부부장은 한국 측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녹취: 더우위페이 부부장] Mandarin
더우위페이 부부장은 “두 차례의 중국 군 유해 송환을 통해 중국과 한국 간 협력이 강화됐다”며 “한국 국방부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백승주 차관도 한-중 두 나라 간 긴밀한 국방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백승주 차관] “양국 국방관계는 군사 부문에서 신뢰를 구축해 한반도와 지역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금년도 중국 군 유해 송환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 하에 진행됐으며 이는 양국관계 발전은 물론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안정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될 것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유해 송환과 관련해 “올해는 분단 70년을 맞는 해로서 이번 유해 송환이 과거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양국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한국은 중국 군 유해 437 구를 처음으로 중국 측에 송환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6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 군 유해 송환을 제안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후에도 유해 송환과 관련된 양측 간 논의는 이어졌습니다.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올해 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하고, 매년 발굴되는 중국 군 유해를 청명절 이전에 인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4월 5일인 청명절은 중국의 주요 절기 중 하나로, 중국의 큰 휴일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 송환된 중국 군 유해도 랴오닝성 선양시의 ‘항미원조 열사능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선양의 유명 관광지인 베이링공원 동쪽에 위치한 항미원조 열사능원은 24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전쟁기념관과 기념비, 전사자 묘역 등이 조성돼 있습니다.
광장의 지하에는 1천여 개의 유골함을 안장할 수 있는 시설이 건설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 중 전사, 실종했거나 정전협정 이후 북한 재건을 지원하면서 숨진 중국 군 장병과 노무자가 19만 7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