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을 대표하는 큰 뉴스,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먼저, 한국이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는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지난 2009년 관련 첫 협상을 시작해 5년 9개월만에 협정을 체결한 것인데요. 한국을 방문한 존 키 뉴질랜드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정상회담 후에 이루어졌습니다. 뉴질랜드의 한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13번째 나라가 됐는데요. 양국 정상들은 이번 FTA정식 서명으로 경제분야는 물론이고, 다방면에서 한 차원 더 높은 협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뉴질랜드, 두 나라간의 교류협력이 한층 활발해지겠군요?
기자)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세탁기와 냉장고, 화물자동차, 건설 중장비 등은 3년 안으로 뉴질랜드 수출에 관세가 없어집니다. 또 7년 안으로 수출 전 품목에 대해 관세를 없앴다는 것이 뉴질랜드의 입장입니다. 또 한국은 협정 발효 후 15년 안에 개방대상에서 제외한 쌀과 과실류 등 199개 품목을 뺀 나머지 뉴질랜드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없애기로 했고, 소고기는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뉴질랜드 간의 자유무역 협정 속에 특별한 부분이 있는데요. 한국의 농어촌 인력에 선진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농수산협력이행 약정이 체결된 부분과, 한국의 청년들이 뉴질랜드에 머물면서 일과 공부 여행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워킹 홀리데이’ 가능 인원을 크게 늘리는 등 인력교류가 더 활발해진다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농어촌부분에 대한 뉴질랜드의 협력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기자) 한국 농어촌 청소년들이 해마다 150명씩 뉴질랜드로 영어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또 뉴질랜드 농림수산분야 대학원 장학금을 받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협력에 합의를 했구요. 농축수산훈련비자를 도입해 해마다 50명의 한국 훈련생이 뉴질랜드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워킹홀리데이’제도의 인원을 지금의 연간 1800명에서 300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수산과, 방산, 과학기술, 정보통신, 남극연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한국과 뉴질랜드 정상이 서명이 자유무역협정(FTA), 정식으로 발효가 되려면 어떤 절차가 남아있습니까?
기자) 양국의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는 절차가 남아있는데요. 한국의 경제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유무역협정(FTA)민간대책위원회는 오늘 정상간의 FTA서명을 환영한다며 양국 간 교역확대와 경제협력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뉴질랜드는 1인당 국민총생산(GDP)가 4만달러 이상인 나라로, 한국의 교역 확대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한국은 지난해 4월 호주, 9월 캐나다와 정식 서명한데 이어 이번에 뉴질랜드까지, 영국 연방 주요 3개국과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됐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유럽, 북미에 이어 오세아니아 시장까지 주요 경제권과 FTA네트워크를 갖추게 됐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어제 한국에서는 또 한 건의 안전사고가 났습니다. 경기도 강화군의 한 야외 캠핑장 텐트에서 불이나 자녀와 함께 잠을 자던 두 가정의 아버지와 자녀 등 5명이 숨졌고, 2명이 화상을 입은 큰 사고였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전남 담양군의 한 펜션 바비큐장 화재로 10여명의 사상사고가 났었는데,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언제쯤 그칠 수 있을까 하는 한국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안타까운 소식이군요. 어떻게 이런 사고 났습니까?
기자) 불이 난 시각이 일요일 새벽 2시경이었습니다. 중학교 동창 사이인 36살 이모씨와 천모씨가 아들들을 데리고 캠핑을 즐기고 잠을 자고 있던 시각이었는데, 텐트 안에 있던 한 전열기구에서 불꽃이 일어 3분만에 전체로 번진 것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희생자들의 사망원인은 유독가스로 인한 중독사로 추정됐는데요. 불이 나자 인근에 있던 사람이 급히 불을 끄려 했지만 소화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천막 입구에 있던 8살 아이 한 명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각종 시설을 갖춘 텐트를 대여해 쓸 수 있는 ‘글램핑’장이라는 것이 인기가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야외시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글램핑(Glamping)장’이라는 것이 어떤 곳입니까?
기자) 컴퓨터와 냉장고, 냉난방시설 등 전열기구가 갖춰져 있는 대형천막형 숙소를 여러 개 갖춘 야외 캠핑시설을 말합니다. ‘화려한ㆍ매력적인’이란 뜻의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원뿔모양의 대형 인디언텐트를 말합니다. 사고가 난 글램핑장은 등록되지 않은 야영시설로, 소방점검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만약을 위한 화재보험도 들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의 국민안전처는 어제 긴급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전국 1000여 곳에 이르는 캠핑시설에 대한 안전진단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전수조사와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는 7월말 전라북도 완주에서 ‘세계 캠핑, 캐러배닝’ 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오늘 비무장지대 북쪽, 북한측에서 시작된 불이 남쪽 도라산 전망대 앞에서 확산돼 한국 군 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불이 한국 초병에 관측된 것은 오전 11시 30분 경이었는데, 발화지점은 군사분계선 북방 600m 지점으로 북한군 숙영지 주변 텃밭 농장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이 나자 한국 산림ㆍ소방당국은 헬기와 소방차, 인력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는데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헬기가 투입됐습니다.
진행자) 아직까지 불이 진화됐다는 소식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다가 비무장지대라는 특성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은 꺼야 하지만 군사분계선 북쪽으로는 소방헬기가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인데요. 도라산전망대 인근에 있는 남북출입사무소(CIQ)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개성공단 출입경을 통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곳곳에서도 산불소식이 많이 들리는 군요?
기자)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사이 전국 30여 곳에서 산불이 나 ‘산불과의 전쟁’이 벌어졌다는 제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산불이 난 곳은
강원도 홍천군과 화천, 영월, 횡성 그리고 경기도 포천 등으로 지난 주밀 사이 13년 만에 가장 많은 산불피해가 났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봄철에는 날이 건조해서인지 불이 많이 나는 것 같군요?
기자) 물 가뭄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의 건조한 날씨인데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것도 산불을 키웠던 원인이었습니다. 화천과 포천에서 일어난 불은 쓰레기를 태우려 피운 불이 야산으로 번진 것이었는데요. 포천과 화천지역의 산불을 끄기 위해 초대형 산림 헬기콥터 등 21대의 헬기가 동원됐고 산불진화요원 119소방대와 군인 등 780명의 인력이 동원됐습니다만 산세가 험해 불길을 잡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다가 오늘 오전이 되어서야 진화됐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DMZ 북쪽에서 일어난 불도 비슷한 경우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산림청 관계자는 봄철 영농준비를 하면서 논두렁 밭두렁에서 부산물을 태우는 행위가 많은데, 산불로 번질 위험이 많다며 쓰레기 소각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화천지역의 산불로 소실된 산림만 무려 11ha, 23일 현재 한국의 산림당국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